[뉴스핌=홍승훈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분 매각으로 급락세가 예상됐던 SK C&C가 소폭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장중 5% 이상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오후장들어 상당부분 회복해 낙폭을 줄였다.
지난 9월 최 회장이 지분 4%(200만주)를 하나은행에 매각했을 때와 비교하면 상대적 선방이다. 당시 SK C&C는 7% 이상 급락세를 기록했다.
2일 SK C&C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개장전 시간외거래를 통해 지분 125만주(2.5%)를 외국계와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블록딜로 넘겼다. 주당 매각가는 12만 8000원으로 전일 종가(13만 7500원)의 7% 할인 가격으로 확인됐다. 총 매각대금은 16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SK C&C 지분율도 30%대로 낮아졌다. 지난 9월말 하나은행에 200만주(4%)를 넘기면서 애초 44.5%에서 40.5%로 줄어든 지분율은 이번 매각으로 38%까지 떨어졌다.
일단 증권가에선 최 회장의 지분매각 대금 용처가 차입금 상환일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측이 주담보대출을 받은 증권사들에 공식적으로 상환 계획을 아직 밝히진 않았지만 지난번 매각대금 쓰임새를 감안할 때 대출 상환용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귀띔했다.
최 회장은 지난 9월 하나은행으로의 지분매각 대금(약 2800억원) 역시 우리투자증권 주식담보대출 일부 상환 등 차입금 상환으로 쓴 바 있다.
앞서 최 회장은 SK C&C 지분을 담보로 지난해 9월 우리투자증권과 올 6월과 8월 한국투자증권에서 주담보 대출을 받았고,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일부를 상환한 상태다.
SK그룹측은 내주 초에 최 회장의 지분매각 공시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블록딜로 넘긴 125만주는 외국계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소식통은 "지난 9월 하나은행에 블록딜로 지분 일부를 넘긴 후에도 주가가 상당히 올랐던데다, 이번에 할인율이 높아 기관들의 참여율이 높았다"며 "이 정도 가격이면 달려들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해왔다.
전용기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SK그룹 비자금 사건조사와 미국 기업과의 모바일 결제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조정을 겪었다"며 "하지만 비자금 사건이 기업의 본질 가치와는 무관하고 내년 상반기 모바일 결제가 하나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아가는 것을 감안하면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이에 그는 SK C&C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5만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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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