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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사모펀드 ‘노림수’에 걸렸다(종합)

기사입력 : 2011년06월29일 18:10

최종수정 : 2011년06월30일 06:57

흥행실패는 면했지만 매각까진 산넘어 산

- 연기금 컨소시엄 인수 후 금융당국 승인 얻겠다는 전략
- 금융지주사 파트너로 삼을 경우, 인수는 부담 합병 추진
- 금융당국, 흥행 실패 비판 피해… 경영능력 문제 들어 불허할 수도


[뉴스핌=한기진 기자] 우리금융그룹 매각이 묘하게 됐다. 사모펀드(PEF)들만 인수 입찰에 나서면서 흥행 실패는 간신히 면했다.  ‘사실상 실패’라는 여론의 주된 분위기 속에서도 “매각 무산없다”며 자신했던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체면치레는 한 셈이다. 그러나 실제로 매각성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다. 관련 법규상 사모펀드의 금융지주회사 인수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사모펀드 단독으로 인수 어려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9일 마감된 우리금융 지분 입찰참가의향서(LOI) 접수 결과 “사모펀드 3곳만 의향서를 냈고, 국내 금융지주회사는 없다”고 밝혔다. 사모펀드는 MBK파트너스, 보고인베스트, 티스톤 등이다. 이들 모두 우리금융 지분 30% 이상 인수를 희망했기 때문에 본입찰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금융 매각이 실현될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입찰참가의향서 제출은 운동경기 시합에 참가신청서만 낸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사모펀드가 금융지주사를 인수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5조의 5항은 사모펀드가 금융지주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려면 해당펀드에 대한 금융기관의 출자액이 3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융회사가 사모펀드를 통해 우회적으로 다른 금융지주회사를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이다.

즉 연기금이나 산업자본의 자금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산업자본의 경우 은행 인수는 불가능하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출자하는 게 유력한데 여론의 비판이 신경 쓰인다. “공적자금을 국민의 세금으로 다시 회수하는 셈”이라는 비판 때문이다.  아랫돌 빼서 웃돌 괴는 꼴이다.

금융위가 금융지주사 대주주 승인 심사에서 사모펀드를 인정해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공자위는 우리금융 민영화의 3대 원칙 중 ‘금융산업 발전’을 내세웠는데 구조조정으로 단기간 투자수익 극대화를 꾀하는 사모펀드와는 지향점이 다르다.

◆ 사모펀드, 금융지주사 찾아다니며 컨소시엄 구성할 듯

결국 사모펀드가 택할 길은 재무적투자자(FI)나 전략적투자자(SI) 찾기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이 LOI를 제출한 것은 다른 금융지주사와 컨소시엄 구성 등 다양한 방법을 찾아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컨소시엄이 구성되면 사모펀드는 우리금융 지분 57%를 인수하는 데 부담이 줄어든다. 또 경영권 인수의 진정성을 보이게 됨으로써 금융당국이 “유효경쟁 실패”를 이유로 “매각 중단”을 선언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사모펀드의 파트너로는 금융지주사를 끌어들일 것이 유력하다. 금융지주사는 경영권에 관심 있기 때문에 나중에 투자수익을 실현했을 때 지분을 유리한 조건으로 넘길 수 있다.

장애물도 있다. 금융지주사가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나중에 시장에서 38%의 지분을 더 사야 한다.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5조5항은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지주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95%를 인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피할 길도 있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KB금융 등을 파트너로 끌어들여 합병을 추진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주사간 합병은 인력 구조조정 등 내부 반발이 커, 실현에 여러 어려움이 있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는 입찰 결과다. 자신들이 짜낸 아이디어대로 입찰을 밀어붙여 유효경쟁을 성립시켰기 때문이다. 나중에 사모펀드의 우리금융 인수 반대 여론의 화살이 향할 경우 경영능력을 이유로 불허할 카드도 손에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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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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