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드미트리예프가 8월23일 AfD 승리를 예고했다
- 작센안할트주 선거서 AfD가 43.8%로 압승했다
- 메르츠 총리는 CDU 참패에 충격을 표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를 책임지는 수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對)서방 밀사이자, 러시아 외교의 막후 실세이기도 하다.
지난 8월23일, 그가 X(옛 트위터)에 올린 "9월6일 독일이 깨어난다(Germany Awakens on September sixth)"는 글은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기드온 라흐만이 보기에, 국제 외교 무대의 '인생유전' 신작이다.
드미트리예프가 글을 올린 8월23일은 역사적으로 '족보가 있는' 날이다. 1939년 나치 독일과 소련이 폴란드 분할을 공모하며 '독소 불가침 조약', 즉 모로토프-리벤트로프 협정을 맺은 날이다. 드미트리예프가 언급한 9월 6일은 독일 작센안할트주의 주(州)의회 선거일이었다.
그리고 드미트리예프가 잔뜩 기대감에 차서 올린 "독일이 깨어난다"는 글귀는 2차 세계대전 이전 나치 독일의 슬로건, "독일이여 깨어나라(Deutschland erwache)"와 수미상관을 이룬다.
여기서 드미트리예프가 지칭한 깨어나는 독일은 '독일대안당(AfD)'을 의미한다. 독일 극우의 중추인 AfD는 당내 적지 않은 인사들이 나치 시절의 강력했던 독일을 희구한다. 일부 인사는 나치 이미지와 슬로건 사용도 서슴지 않는다.
라흐만은 7일자 칼럼에서 두 나라 현대사에 큰 분수령이었던 날(8월23일)에, 그리고 독일 작센안할트주(州) 의회 선거를 불과 2주 앞둔 날에, 푸틴의 복심이 올린 글은 가히 88년의 세월을 관통해 격세지감을 자아낸다고 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러시아의 전신)은 미국과 손잡고 나치를 유럽에서 축출했던 연합군의 일원이었다. 그랬던 러시아와 미국은 이제 나치의 유산을 물려받은 AfD의 부상을 함께 반기고 있다.
드미트리예프의 예언(?)대로 지난 6일 선거에서 AfD는 43.8%의 득표율로 압승했다.

푸틴으로선 AfD가 기특하다. AfD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독일 정부의 원조를 중단하고 러시아와 경제관계를 복원하는 한편, 러시아어 교육을 확대하자고 주장해왔다.
유럽연합(EU)을 미국의 발목을 잡는 존재로 여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반(反)EU 노선과 유로 단일 통화권 탈퇴를 표방하는' AfD는 글로벌 마가(MAGA) 운동의 유럽 지부에 가깝다.
지난해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했던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AfD의 앨리스 바에델 대표를 만났지만 당시 독일 총리였던 올라프 숄츠와 만남은 의도적으로 피했다 - 일명 숄츠 패싱.
독일의 주류 정당은 나치 시절의 기억 때문에 AfD와 연정을 거부해왔지만, 작센안할트 주에서는 그 방화벽이 무너질 판이다. 방화벽이 유지된다 해도 44%에 달하는 득표율을 기록한 AfD를 배제하고 연정을 구성하는 것은 현실적 문제와 정치적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AfD의 전국 지지율은 작센안할트주에서의 지지율에는 못미치지만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다. AfD의 세몰이는 유럽의 안보전략에도 걸림돌이다.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내각은 러시아의 서진(西進)을 막기 위해 '독일의 재무장'을 주요 정책으로 내걸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친(親)러시아 정당 AfD의 부상은 유럽 전체의 안보 전략을 헝클어 놓을 수 있다.

유럽 극우진영의 득세는 이민자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감에 기반한다. AfD가 내걸고 있는 '재이민remigration)' 정책의 경우 이민자 추가 수용 반대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존 이민자 출신의 독일 시민에 대한 추방까지 아우르는 모호한 개념이다.
이는 트럼프의 마가주의가 미국내 뿌리를 내린 과정과도 통한다. 이 정서(反이민 정서)를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확산시키는 중인데, 작년말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에 대해 "대규모 이민을 수용하면서 문명 말살 위기에 직면했다"고 꾸짖었다.
유럽과 미국 안에서는 '꾸역꾸역 밀려든 난민과 이민자가 지역사회의 스트레스 지수를 한계치까지 끌어올린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지만, 사실 그들 사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민·난민 문제의 상당 부분은 그들이 아프리카와 중동 등 제 3세계에서 자행한 대리전(戰)의 파생물이다.
누군가의 삶의 터전을 파괴한 결과, 자신의 터전이 위협받는 업보다.

라흐만 칼럼니스트는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 정당의 부상과 그에 따른 EU의 분열은 푸틴과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환영받겠지만, 캐나다와 일본처럼 유럽 바깥의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게는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미국에서 '민족주의(자국 제일주의)'와 '힘의 정치'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EU의 해체 혹은 분열은 국제무대에서 이를 견제하는 균형추의 실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는 "AfD가 독일에서 전국적 권력을 장악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면서도 "유럽 정치에서 최대 이슈는 독일보다 내년 프랑스 대선의 향배"고 했다. 프랑스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린 르펜과 그가 이끄는 국민연합은 독일 AfD와 마찬가지로 트럼프의 마가주의 및 러시아의 푸틴 정권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라흐만은 이번 독일 지방선거에서 확인한 AfD의 부상은 놀라운 이야기지만, 푸틴과 트럼프가 유럽을 개종시키기 위해 거는 희망의 무게는 "독일보다 프랑스에서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메르츠 독일 총리는 작센안할트주(州) 의회 선거에서 AfD가 압승한 것에 대해 "기독민주당(CDU) 전체가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기존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사퇴는 나의 선택지가 아니다"라며 수십 년 만에 겪은 "최악의 패배"에서 교훈을 얻을 것이라고 말해,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선거에서 CDU는 17.2%를 득표해 작센안할트주 의회 83석 중 15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5년 전 선거 때보다 의석이 25석이나 줄었다.
osy7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