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 장기전세주택이 내년 첫 20년 만기를 맞았다
- 입주민은 연장·분양전환을 요구했고 서울시는 어렵다고 했다
- 전문가들은 원칙 유지하되 취약계층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5년간 9361가구 만기
갈 곳 없다는 입주민에
서울시 "신규 무주택자 기회 줄어"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최장 20년간 시세보다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는 서울 장기전세주택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만기를 맞는다. 오랜 기간 한곳에서 살아온 입주민의 주거 안정과 입주를 기다려온 무주택자의 기회가 맞부딪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내년 장기전세주택의 첫 20년 만기를 앞두고 일부 입주민이 계약 연장과 분양전환을 요구하면서 서울시의 퇴거 원칙과 충돌하고 있다. 서울시는 기존 입주자의 주거 안정 필요성에도 신규 무주택자의 입주 기회와 형평성을 고려하면 일괄적인 거주기간 연장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장기전세주택은 2007년 '시프트(Shift)'라는 이름으로 도입된 공공임대주택이다. 주변 전세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으로 입주해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면서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최초 입주자 모집공고와 임대차계약서에는 최대 거주기간이 20년이며 분양전환되지 않는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다. 영구적인 거주권이나 향후 소유권 이전을 전제로 공급된 주택은 아니라는 의미다.
지난 6월 말 기준 서울의 장기전세주택은 장기전세Ⅱ '미리내집'을 포함해 총 3만7712가구다. 이 가운데 순수 장기전세주택은 2만746가구이며 국민임대 전환분 1만661가구, 공공임대 전환분 6305가구다.
내년부터는 2007년 입주를 시작한 가구 가운데 최장 거주기간을 모두 채우는 사례가 처음 나온다. 만기 물량은 내년 310가구에서 ▲2028년 682가구 ▲2029년 1747가구 ▲2030년 2452가구 ▲2031년 4170가구로 늘어난다. 5년간 총 9361가구가 순차적으로 20년 거주기간을 채우게 된다.
계약 만료가 가까워지면서 일부 단지에서는 기존 입주민들이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강동구 강일리버파크와 고덕리엔파크, 송파구 송파파인타운 등에서는 만기 이후 계약 연장이나 단계적인 분양전환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입주민들은 20년 가까이 거주하는 동안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올라 현재 보증금만으로 인근에서 비슷한 수준의 주거지를 구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입주 당시 중년층이었던 주민 중 상당수가 고령층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일리버파크·강일리엔파크 장기전세 입주민들은 "2027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면 현재 시세 10억원 집에 사는 전세 세대는 보증금 3억원만 받고 나가야 한다"며 "공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세 80% 수준으로 보증금을 올려 재계약하거나 감정가로 분양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장기전세 입주자의 평균 보증금은 3억4900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6억4800만원의 약 54% 수준이다. 만기와 동시에 기존 생활권을 벗어나야 할 경우 고령자나 저소득층 등 자력으로 새 거처를 마련하기 어려운 가구의 주거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일괄적인 계약 연장이나 분양전환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최장 20년간 주거 안정을 지원한 뒤, 해당 주택을 다시 다른 무주택자에게 공급하는 것이 장기전세의 기본 취지"라고 말했다.
일부 입주자에게 예외적으로 추가 거주를 허용하면 장기전세 입주를 기다리는 다른 무주택자의 기회가 줄어드는 문제도 있다. 같은 계약조건을 받아들이고 이미 퇴거했거나 별도의 주거지를 마련한 기존 입주자들과의 형평성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장기전세에 대한 신규 수요 역시 적지 않다. 지난 5월 제50차 장기전세주택은 1154가구 모집에 평균 1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제47차 모집에서는 527가구 모집에 2만 693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39.3대 1에 달했다.
전문가들도 기존 계약의 원칙은 유지하되 취약계층에는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장기전세의 20년 만기 연장 논란은 기존 입주자의 주거 안정과 신규 무주택자의 기회가 충돌하는 문제"라며 "당초 20년이라는 조건이 명확했던 만큼 일괄 연장은 형평성 측면에서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고령자 등 취약계층에는 별도의 주거 이전 지원을 마련해 급격한 퇴거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장기전세는 장기간 주거 안정을 지원받는 동안 향후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한 제도"라며 "20년 전과 지금의 임대료 차이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만기가 된 뒤 갈 곳이 없다는 이유로 정부가 계속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정당한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