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일본 GPIF가 26일 317조엔 자산 한계에 직면했다
- 대규모 리밸런싱이 시장 충격을 키우고 있다
- 일부 자산 분리한 베이비펀드 해법이 거론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의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이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기존 투자 방식의 한계에 직면했다고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운용자산이 317조엔(약 2760조원)까지 불어나면서 시장에서 조금만 움직여도 거래 자체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GPIF는 국내외 주식과 채권에 각각 25%씩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운용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비중이 달라지면 다시 원래 비율로 돌려놓는 '리밸런싱'을 취한다. 하지만 300조엔이 넘는 자산을 기계적으로 사고팔기에는 몸집이 너무 커졌다.
GPIF의 운용 방식은 단순하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 비중이 높아진다. 그러면 목표 비중인 25%에 맞추기 위해 주식을 팔고 채권을 사야 한다. 실제로 GPIF는 2025년도에 일본 국내 채권을 14조엔 순매수, 주식을 10조엔 순매도했다. 최근 10년래 가장 큰 규모다.
문제는 이런 대규모 거래가 시장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GPIF가 주식이나 채권을 대량으로 사거나 팔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다른 투자자들이 먼저 움직일 수 있다. 그만큼 GPIF가 원하는 가격에 거래하기도 어려워진다.
GPIF가 지난해 5월부터 일본 국채 입찰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런 문제와 관련이 있다. 시장 참가자들에게 매매 움직임을 미리 노출하지 않고 원하는 가격과 물량으로 국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지난 18일 재무성이 실시한 약 2조5000억엔 규모의 5년물 국채 입찰에서는 낙찰자가 확인되지 않는 물량이 1조8000억엔을 넘었다. 시장에서는 GPIF가 대규모 매수에 나선 것으로 추정했다.

◆ '큰 몸집'이 오히려 운용의 제약
GPIF의 문제는 단순히 거래를 잘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큰 몸집, 즉 자산 규모 자체가 운용의 제약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GPIF가 거대한 자금을 움직이면 시장에 흔적이 남는다. 그렇다고 거래를 미루면 목표 자산 비중에서 벗어난 상태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GPIF는 리밸런싱 방식을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주식과 해외채권을 조정할 때는 선물까지 직접 활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시장에 거래가 노출되는 것을 피하려는 과정에서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2023년도 국채 거래에서 특정 증권사 2곳에 주문이 집중됐다는 내부 신고가 접수됐고, 외부 법률사무소의 조사 결과 불법적인 유착은 없었지만 규정에 없는 예외적 거래가 6개월 이상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국채 직접입찰이라는 새로운 방법이 도입됐다. 거대한 자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 투명성도 확보하려는 운용 개혁의 일환이다.
◆ 300조엔 가운데 일부만 따로 '베이비펀드' 구상
GPIF가 고민하는 보다 근본적인 해법은 아예 일부 자산을 기존 운용 틀에서 떼어내는 것이다. 이른바 '베이비펀드' 구상이다. 전체 자산 가운데 일정 부분을 별도 펀드로 만들어 기본 포트폴리오의 고정 비율에 얽매이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운용하자는 아이디어다.
예를 들어 300조엔의 10%인 30조엔을 별도로 떼어낸다면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시장 상황에 맞춰 적극적으로 바꿀 수 있다. 엔화 강세가 예상될 경우 해외자산을 줄이는 식의 대응도 가능해진다.
전체 GPIF는 장기적인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일부 자산은 보다 기동적으로 운용하는 방식이다.
흥미로운 점은 GPIF의 운용 성과가 최근 매우 좋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주가 상승에 힘입어 GPIF는 2025년도 약 41조엔의 운용수익을 올렸다. 2026년도 들어서도 4~6월 수익이 24조엔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덕분에 운용자산은 317조엔까지 늘었다.
그런데도 GPIF는 운용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수익이 나빠서가 아니다. 돈을 너무 많이 벌고 자산이 너무 커진 결과, 기존 방식만으로는 거대한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GPIF가 목표로 하는 것도 단순히 자산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시장 평균을 웃도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

◆ '공룡'에 맞는 투자법 필요해져
2006년 출범한 GPIF는 이제 300조엔을 훌쩍 넘는 세계 최대 연기금으로 성장했다. 거대한 자산은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이지만, 동시에 투자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제약이기도 하다.
여기에 일본 정부와의 관계도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상은 지난 7월 GPIF의 국채 투자를 촉진할 필요성을 시사했다. 금리 상승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정책적 요구와 연금 가입자의 장기 수익을 높여야 하는 GPIF의 운용 목적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GPIF의 과제는 317조엔을 더 크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다. 이 거대한 자산을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더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공룡으로 성장한 GPIF가 공룡의 덩치에 맞는 새로운 투자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