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8·3 세제 개편안 이후 강남 초고가 아파트 손바뀜이 나타났다.
- 장기 거주한 고령층은 늘어난 보유세 부담에 매도를 고민했다.
- 매수는 고소득 전문직이 맡으며 강남 집값은 약세를 보였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고소득자 진입 확산, 강남 아파트 '지위재' 성향 더 강화될 것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35년째 살고 있는 집인데 내년부터 세금이 두 배로 오른다고 하네요. 종합부동산세만 1000만원 수준이라는데, 그나마 장기 거주했다고 세금을 덜 내는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70대 노부부가 그 돈을 어디서 마련하겠습니까.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자식들이 주는 용돈을 모두 합쳐도 한 달에 300만원이나 될까 말까 합니다. 지금까지는 그 돈으로 충분히 생활했지만 이제는 버티기 어려울 것 같네요. 결국 집을 팔려고 합니다."
"8·3 세제 개편안 이후 초고가 주택의 손바뀜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매도자는 주로 오랫동안 집을 보유하고 거주해온 고령층입니다. 매수 문의가 아직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가격이 낮은 매물에는 꾸준히 연락이 옵니다. 매수 의향자는 맞벌이 의사나 대형 로펌 법조계 인사, 대기업 임원 등 고소득층이 주를 이룹니다. 연간 1000만원이 넘는 보유세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만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입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35년째 살고 있다는 한 70대 소유주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이야기다.

◆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 8·3 세제 개편안 이후 매물 늘고 가격 약세…손바뀜 현상 나타나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8·3 세제 개편안 이후 서울 강남·서초구 일대 고가 아파트들의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정부가 지정한 초고가 주택에 거주하는 장기 거주자들이 집을 떠나고 대신 소득수준이 높은 새로운 수요로 바뀔 태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강남권의 고가 아파트는 부(富)를 상징하는 '지위재'(地位財) 위상이 지금보다 강화될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강남 아파트 손바뀜의 원인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을 보유세 때문이다. '타깃'은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비롯한 재건축 예정 노후 고가 아파트에 장기 거주하고 있는 고령자들이다. 젊은 시절 입주해 지금까지 살고 있는 이들 고령자들은 앞으로 크게 오를 세금을 감당할 수 있는 소득이 없는 탓에 결국 집을 팔아야할 상황에 놓였다.
정부는 8·3 세제 개편안에서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를 대폭 인상했다. 정부측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내년부터 적용될 10년 거주 고가주택 1채를 소유한 60세 이상 고령자가 내야할 종합부동산세는 실거래가 30억원(공시가격 20억원)의 경우 91만원에서 76만원으로 줄어들지만 실거래가 50억원(공시가격 35억원) 이상 주택 소유자는 현행 453만원 수준에서 978만원으로 오른다. 또 70억원(공시가격 50억원)의 경우 현행 937만원에서 3295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압구정동이나 반포동을 비롯한 초고가 노후 아파트를 보유한 고령자들은 집을 팔아야하는 고민에 놓이게 된 상태다. 압구정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도 노후 저층주거지 재개발처럼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주로 장기 거주한 고령자들이 팔거나 자식에게 물려주고 떠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재건축을 기대하는 초고가 노후 아파트단지에는 오래 전 입주한 고령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재개발처럼 분담금을 감당할 수 없어서가 아닌 세금 때문에 내몰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고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는 아파트 매물이 늘고 있으며 가격도 약세로 돌아선 상태다. 부동산 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5252건으로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지난 3일의 6만 409건에 비해 8% 증가했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강남 3구에서만 매물이 2322건 늘며 서울 전체 증가분의 47.9%를 차지했다. 강남구 한 곳에서만 1041건이 증가했다.
가격도 약세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2% 오르며 80주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주 상승률인 0.21%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찐강남'으로 불리는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인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0.05%와 -0.09%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이하게' 하락했으며 특히 두 곳은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2주 연속 하락했고 하락폭도 더 커진 상태다.
서초구 반포동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보유세를 인상하는 세제 개편안을 예고한 7월부터 약세를 보이다가 개편안이 발표되자 곧장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재건축 예정인 신반포4차 전용 100㎡의 경우 45억원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최근 들어 41억~43억원 수준의 매물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전용 107㎡는 올 2월 63억원선에 실거래됐다. 하지만 지난 6월 58억원에 거래되며 5억원이 떨어졌으며 최근에는 55억~56억원 선의 더 가격을 낮춘 매물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 초고가주택 '젠트리피케이션'…장기 거주 고령자 몰려나고 고소득자 진입
이처럼 초고가 아파트 소유 부담이 커지며 저가 매물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고소득자 매수세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압구정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거래장이 매수자 우위가 되면서 매수수요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수수요는 40~50대 고소득자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장기거주 고령자들이 매도한 노후 고가주택은 재건축까지 내다 본 수요가 사들이고 있다는 게 현지의 전언이다. 이들 매수 수요는 대부분 맞벌이 의사나 대기업 간부, 변호사 등 전문직종이 많으며 연수익이 부부합산 2억원을 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이 억제된 상태에서 현금 보유액수가 많으며 무엇보다 강화된 세금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고소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초고가 주택은 그동안 장기 보유 및 거주를 하며 집을 '깔고 앉아 있던' 고령자들에서 중장년층 고소득자로 주인이 바뀌고 있으며 이같은 상황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며 "수요가 바뀌는 시간 동안 초고가 주택 매맷값이 좀더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초고가 아파트의 손바뀜은 결국 강남 아파트의 '지위재' 성향을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지금도 강남에 집을 갖고 있으면 부자로 인식되긴 하지만 앞으로는 자산과 고소득을 모두 갖고 있는 진정한 부자들만 강남 아파트를 보유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뀔 것이란 이야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초고가 아파트는 크게 늘어난 세금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매입하는 지위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저가 매물이 나오며 이들 초고가 주택의 매맷값은 당분간 하락하겠지만 지위재로 완전히 자리잡은 뒤에는 어떤 현상이 나타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