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하민회 이미지21 대표는 최근 AI요약에 의존해 독후감을 쓰는 학생들이 수능과 사회에서 핵심인 ‘읽는 뇌’를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AI 사용은 프롬프트 리터러시와 비판적 사고력과 직결되며, 잦은 의존이 청소년과 젊은 세대의 읽기 회로와 사고력을 약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 해결책으로 AI 사용 전후에 스스로 읽고 쓰는 구간을 남기고, 원문과 AI요약을 비교하며, 매일 AI 없이 끝까지 읽는 시간을 확보해 읽는 뇌를 훈련해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최근 한 고등학교의 독후감 발표 시간을 담은 영상을 봤다. 학생들은 저마다 노트북을 들고 나와 자신 있게 발표를 이어갔지만, 정작 그 책을 실제로 읽은 학생은 다섯 명 중 한 명이 채 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AI 요약을 활용해 독후감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수능 준비로 시간이 부족하니, 과제는 최대한 시간을 절약해 빠르게 해치워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이러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포기한 바로 그 능력이, 정작 수능 국어에서 가장 결정적인 변수이기 때문이다. 수능 국어 영역은 2017학년도부터 독서(비 문학) 지문의 수를 4개에서 3개로 줄이는 대신 지문 길이와 독해 사고의 호흡을 늘려왔다.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이 갈리는 지점도 바로 이 독서 영역이다.
한 입시 컨설턴트는 최근 칼럼에서, 내신 국어는 정해진 범위를 암기해 대응할 수 있지만 수능은 낯선 외부 지문을 스스로 분석하는 훈련을 요구하며, 이야기 위주의 독서 습관만으로는 비 문학 지문 특유의 촘촘한 정보 구조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AI 요약이 건네는 것은 결론이지, 그 결론에 이르는 추론 과정이 아니다. 그런데 수능 국어가 실제로 채점하는 것은 바로 그 추론 과정이다.
이 문제는 입시에서 끝나지 않는다. 읽는 뇌의 위축은 오히려 수능 이후 사회인이 되었을 때 더 크게 값을 치를 수 있다.

직장에서 AI를 잘 쓴다는 것은 정교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 능력을 뜻한다. 최근 학계에서는 이를 '프롬프트 리터러시'라 부르며 디지털 리터러시나 전통적인 읽기·쓰기 능력과 나란히 놓는다.
프롬프트를 잘 쓰는 것 못지않게, AI가 내놓은 결과물이 적절한지 최신 정보인지를 판단하고 이를 자신의 생각과 통합하는 비판적 평가 능력도 중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진이 지식노동자 319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사람들이 AI 응답 앞에서 비판적 사고를 유보하는 대표적인 이유로 '능력 장벽'을 꼽았다. 애초에 AI가 내놓은 결과를 검토하고 개선할 능력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프롬프트를 정교하게 다듬거나 결과물의 허점을 알아채고 보완하는 일은 본질적으로는 낯선 텍스트를 읽고 판단하는 능력 - 즉, 읽는 뇌가 하는 일이다. 평생 AI와 함께 일해야 할 시대에 얼마나 좋은 질문을 던지고 얼마나 정확하게 그 답을 걸러낼 수 있는가는 개인의 역량과 직결된다. 결국 학창시절 읽기를 건너뛴 사람은 시험장에서만 손해를 보는 게 아니라, 직장에서도 AI에게 끌려 다니는 쪽에 서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최근 MIT 미디어 랩 연구진은 참가자를 AI 활용군, 검색엔진 활용군, 브레인온리(비 도구) 활용군으로 나눠 에세이를 쓰게 하고 뇌파를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AI를 활용한 그룹의 신경 연결성이 가장 약하게 나타났다. 스위스경영대학원 연구진이 6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학술지에 게재한 연구에서도 AI 도구 사용 빈도와 비판적 사고 능력 사이에 유의미한 음의 상관관계가 확인됐고, 특히 젊은 세대에서 그 경향이 두드러졌다.
사실 정보를 스스로 기억하는 대신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만 기억하는 '구글 효과' 현상은 새롭지 않다. 그러나 AI는 검색과 질적으로 다르다. 검색은 최소한 어떤 사이트에서 어떤 정보를 채택할지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AI는 그 과정 자체를 생략한다. 인지신경과학자 매리언 울프 UCLA 교수 역시 답을 제시하는 AI 의존이 청소년의 '읽기 회로'를 위축시켜 사고력 전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AI가 일상화된 세상에서 읽는 뇌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 독서교육 정책이나 AI 리터러시 교육과정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물론 정책도 필요하지만, 한 학생이 오늘 저녁 과제를 앞두고 내리는 선택, 혹은 한 직장인이 보고서 초안을 AI에게 통째로 맡길지 말지를 정하는 순간까지 관여하지 못한다. 결국 이 문제는 교실 밖, 각자의 하루 안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읽는 뇌'를 의도적으로 고려한 생활습관 훈련이 최선이다.
첫째, 순서를 바꾼다. 책을 읽기 전에 AI 요약부터 찾아보기보단 한 챕터 든 서너 쪽이든 일단 먼저 읽고 난 뒤 AI 요약과 대조해보도록 한다. 보고서를 쓸 때도 마찬가지다. 백지 상태에서 AI부터 불러오지 말고, 거친 메모라도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한 단락이라도 스스로 적어본 뒤 AI에게 넘기도록 한다. 일단 읽는 뇌를 먼저 쓰고 AI로 넘어가는 순서다. MIT 연구에서 처음부터 AI에 의존한 그룹보다 스스로 써본 뒤 AI로 넘어간 그룹에서 더 깊은 사고 관여가 관찰된 것도 순서의 힘을 보여준다.
둘째,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원문과 대조하는 짧은 습관을 들인다. AI가 요약한 문단과 원문을 나란히 놓고 "무엇이 빠졌고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다. 우리 뇌는 본질적으로 인지적 구두쇠다. 점점 더 편한 쪽, 쉬운 쪽으로 기울기 마련이다. 읽는 뇌가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처럼 읽는 뇌를 유지하려는 의도적 노력이 없이는 편의성 위주로 돌아가는 AI시대에 읽는 뇌를 지키기 어렵다. 원문과 비교 확인하는 훈련은 AI 결과물을 검증하고 판단하는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셋째, 가장 효과적인 것은 하루 중 AI가 개입하지 않는 읽기 시간을 따로 만드는 것이다. 종이책이든 인터넷의 긴 기사든, 검색도 요약도 없이 정한 범위의 끝까지 읽는 시간을 매일 정해두고 실행하는 것 만으로도 읽는 뇌를 강화할 수 있다. 언어학자 매리언 울프는 개인의 힘 만으로 벗어날 수 없는 디지털 시대에는 인쇄물과 디지털 매체 각각에 맞는 읽기 방식을 의식적으로 병행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몇 줄을 견디지 못하고 AI요약 버튼을 누르는 시대에 끝까지 견디고 읽어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훈련이다.
핵심은 AI를 쓰지 않는 게 아니라, AI를 쓰기 전과 후에 인간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구간을 남겨두고 개입한다는 것이다. 그 구간이 사라지는 순간, 읽는 뇌는 서서히 쓸 일이 없어진 근육처럼 퇴화하고 우리의 사고는 AI에게 끌려 다니게 된다.
AI가 아무리 정교해 져도, 낯선 글을 끝까지 읽어내고 그 위에 질문을 던지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AI요약을 즐기지 말자. AI요약은 시간을 절약해주는 것도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도 아닌 편의성의 산물일 뿐이다. AI 요약의 유혹을 뿌리쳐야 고 해상도의 사고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