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고법이 23일 ‘36주 임신중지’ 산모 권씨에 대해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 재판부는 권씨의 태아 살해 공모와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의료진 설명에도 한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 반면 병원장과 집도의에게는 살인 혐의를 유지해 각각 징역형과 추징금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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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36주 임신중지' 경험을 유튜브에 올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산모 권모 씨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병원장과 수술을 집도한 의사에게는 실형이 유지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용석)는 23일 병원장 윤모 씨와 집도의 심모 씨, 산모 권씨 등의 살인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진행하고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산모 권씨에 대해서는 1심의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병원장 윤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150만 원, 추징금 900만 원을 선고하고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5년을 명령했다.
또 임신중절 수술을 집도한 의사 심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과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씨가 의료진과 공모해 태아를 살해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권씨는 브로커를 통해 태아가 사산된 상태로 배출된다는 설명을 전달받았고, 의료진으로부터 제왕절개를 통해 살아 있는 태아를 적출한 뒤 살해한다는 내용을 직접 설명받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권씨가 수술 방법을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의료진의 살해 행위를 알고 있었거나 이를 용인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당시 임신중절의 구체적인 의료 절차에 관한 의학적 지식을 보유했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권씨가 수술 직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한 점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인위적인 살해 방법을 알고 있었다면 누구나 시청할 수 있는 공개된 유튜브 채널에 관련 내용을 게시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태아가 사산된 상태로 나온다고 믿은 이상 이를 의심하지 않은 것이 통상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국내에는 말기 임신중절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태아를 먼저 사산시킨 뒤 제왕절개로 배출하는 방식이 실제 시행된다는 전문의 진술도 있었다"며 "권씨가 윤씨, 심씨와 암묵적으로 공모해 살해 행위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가졌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병원장 윤씨와 의사 심씨에 대해서는 살인 혐의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하나의 생명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태아를 살해한 범행으로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피고인들의 행위는 낙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 경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윤씨가 범행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허위 사산 증명서를 작성하고 이미 사산한 것처럼 꾸며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브로커를 통해 소개받은 환자들에게서 받은 수술비 전액을 범죄수익으로 본 1심과 달리, 일반적인 의료 계약에 따른 수술비까지 모두 추징 대상으로 볼 수는 없다며 권씨로부터 직접 받은 900만 원만 추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2024년 6월 임신 34~36주 차였던 권씨가 윤씨의 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태아를 출산한 뒤, 이 태아를 냉동고에 넣어 살해했다는 게 이들의 혐의다.
1심에서 이른바 '36주 태아 낙태'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낙태 수술을 맡은 병원장에게 살인 혐의를 인정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했고, 산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윤씨에게는 벌금 150만 원과 추징금 11억 5000여 만 원도 함께 선고됐다. 실형이 선고된 두 의료진은 보석이 취소되어 법정 구속됐다.
권씨가 수술 이후 자신이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에 후기를 올리면서 논란이 됐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윤씨는 경영난을 겪자 낙태 수술을 통해 돈을 벌기로 마음먹고, 2022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 브로커들에게 임신중절 환자 527명을 소개받아 총 14억 6000만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1심 재판부는 살인죄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이들에게만 묻는 것은 과하다고 판시했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형법상 낙태죄가 사라졌으나, 국회가 별다른 개선 입법에 나서지 않아 입법 공백과 혼란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