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대전시가 15일 나노·반도체 국가산단을 사업성 부족 이유로 설명하며 예타 철회를 정당화했다.
- 시의회와 일부 의원은 재정 여건 변화와 지역 불균형을 들어 국가산단 사업의 조기 정리를 요구했다.
- 민선8기와 달리 KDI 조사 방식 비판 대신 사업성 부족을 전면에 내세워 정책 일관성과 행정 신뢰 훼손 논란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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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예타 재신청 주장서…행정 기조도 급선회·신뢰성 하락 우려
[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조사 방식에 반발하며 예비타당성조사 재신청을 공언했던 대전시가 민선9기 출범 직후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사업성 부족'을 들고 나서며 행정의 일관성을 스스로 흔들고 있다.
대전시의회에서는 현실성이 없다면 사업을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불과 1년 전까지 KDI 조사 방식의 문제를 앞세워 사업 추진의 정당성을 강조했던 대전시가 시장 교체 직후 '사업성 부족'으로 설명의 중심을 옮기면서 정책의 연속성과 행정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권경민 대전시 기업지원국장은 15일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추진 상황을 묻는 김민숙(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제일 중요한 것은 사업성"이라고 답했다.
권 국장은 "산단을 조성했을 때 과연 사업성이 있느냐의 문제"라며 "KDI가 입주 희망 기업을 조사한 결과 기준에 미치지 못해 예타 신청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산업단지 정책 전반의 조정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신규 산업단지 확보와 기존 산단 재생사업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며 산업정책 변화와 공간 재배치 계획에 맞춰 산단 조성계획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추진사업을 조기에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근모(민주당) 시의원은 민선8기 당시와 비교해 재정 여건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정부의 정책 방향 등이 달라졌다며 현실성을 직접 문제 삼았다.
정 의원은 국가산단 추진이 학하지구 등 서남부권 부동산시장에는 기대감을 키운 반면 동구와 중구 등 원도심에는 상대적인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이어 현실성이 없다면 시민에게 왜곡된 기대를 주지 말고 "털 것은 빨리 털어야 한다"고 요구했고 권 국장은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문제는 이날 답변이 지난해까지 대전시가 예타 철회 배경을 설명했던 방식과 무게중심이 다르다는 점이다.
민선8기 당시 대전시는 LH와 조사한 기업 입주 수요가 계획면적 대비 420%였지만 KDI 조사에서는 10%에 그쳤다며 조사 방식과 평가 기준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당시 시는 예타 철회가 사업 포기가 아닌 통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 절차라며 입주의향 기업을 다시 확인하고 사업계획을 보완해 예타를 재신청하겠다고 밝혔다. KDI에는 조사 과정과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문제 제기에는 현재 여당인 민주당 국회의원도 힘을 실었다.

박범계 국회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DI 원장을 상대로 대전시·LH 조사 결과 420%가 KDI 조사에서 10%로 급감한 이유를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기업 설문조사 외에 회귀분석과 경제전망 등 다양한 수요 추정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전과 같이 대기업 제조업이 부족한 도시에서는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의 창업·성장 구조를 반영해야 한다"며 비수도권에 맞는 조사 방식을 요구했다.
대기업과 제조업 기반이 이미 집적된 수도권과 동일하게 현재 수요와 경제성만 평가할 경우 비수도권에서는 신규 산단 조성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취지다. 당시 논쟁의 핵심도 사업성을 따지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비수도권의 산업 여건과 성장 가능성을 예타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있었다.
그런데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시장이 바뀌자마자 대전시는 사업성 부족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KDI 평가 방식의 한계는 대전시가 지속적으로 제기했고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까지 국정감사에서 공론화한 사안이다. 사업을 담당하는 국장급 간부라면 사업성 미달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비수도권의 구조적 불리함과 기존 보완 논리도 함께 설명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산업단지는 기업의 장기 투자 판단을 전제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사업 추진 가부가 달라지면 시 산업정책 전반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정부가 바뀌었다고 불과 1년 전까지 주장했던 논리와 사업 방향까지 곧바로 달라진다면 어느 기업이 대전시 행정을 믿고 장기 투자를 결정하겠느냐"며 "정책 판단이 선거 결과에 따라 오락가락하면 대전은 기업들에 투자 불확실성이 큰 도시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nn041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