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과 중국 정상이 14~15일 베이징에서 회담했으나 관세·안보·대만 등 핵심 쟁점에서 성과를 못냈다.
- 트럼프 등장 후 미국은 동맹을 비용으로 보는 거래적 접근으로 신뢰를 잃어 대중 협상력이 크게 약화됐다.
- 동맹이 이탈한 미국은 단독 행동으로 외교·군사 비용만 키우고, 그 대가를 동맹국도 함께 치르게 되는 구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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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원천인 '동맹과의 결속' 와해로 협상력 약화
독자행동·압박만으론 '中상대 불가능' 입증한 회담
동맹과 멀어진 미국에 외교·군사·경제 비용 돌아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지난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경제·무역 분야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관세·안보 등 핵심 쟁점에서는 논의가 헛돌았다. 특히 대만·반도체 등 핵심적 충돌 지점에서 성과가 없었다. 양측은 미·중 갈등이 폭발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첫 번째 회담에서 세워 놓은 '가드레일'을 보수하고 현상 유지에 합의한 것처럼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의 대(對)중국 협상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잃을 것이 별로 없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흔들리지 않았다.

미국으로서는 좋지 않은 타이밍에 열린 회담이었다. 트럼프는 회담을 앞두고 관세 무효화 판결로 중요한 무기를 잃었고 섣불리 시작한 이란과의 전쟁에서 고전하면서 종전 협상을 위해 중국에 역할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시점을 바꿔 회담을 했어도 미국은 고전했을 것이다. 미국이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힘의 원천인 '동맹국과의 결속'이 풀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패권은 세계 역사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독특한 동맹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미국이 세계 질서를 주도하던 시절 미국의 힘은 군사력뿐 아니라 탄탄한 동맹 네트워크와 공조, 제도적 신뢰에서 나왔다. 미국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에 '전리품'을 나눠주었고 동맹국은 미국이 패권을 갖고 있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신뢰가 있었기에 미국을 지지했다.
그러나 트럼프 출현 이후 미국은 예전의 미국이 아니다. 트럼프는 제재와 관세, 안보 우려를 의식하는 동맹에 대한 압박으로 세계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 한다. 동맹의 묶어 힘을 키우던 기존 방식과 정반대다.
트럼프는 동맹을 '자산'이 아닌 '비용'으로 인식하는 거래적 접근으로 동맹국의 신뢰를 잃었다. 유럽과 아시아 등 전통적 미국의 동맹들은 '트럼프 방식'으로 동맹 공조가 유지될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트럼프의 압박 효과는 감소하고 있다.
과거 미국은 동맹국과 시장·공급망뿐 아니라 이를 유지하기 위한 규범 체계까지 공유했다. 이 구조는 협상이든 전쟁이든 상대를 압박하는데 매우 강력한 힘이었다. 미국은 스스로 이 구조를 깨고 협상력 약화를 자초했다.
트럼프의 무차별 관세 부과는 동맹과 멀어지는 요인이 됐을 뿐 아니라 결국 미국 스스로 경제적 부담을 떠안게 되는 구조여서 압박 카드로 신뢰도가 떨어진다. 관세 위법 판결이 아니었더라도 지속가능한 압박 수단이 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동맹과 멀어진 미국은 단독 행동을 자주 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패턴은 미국에 더 많은 외교·군사·경제 비용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번 미국-이란 전쟁이 이를 잘 보여준다. 트럼프는 이란에 강력한 군사력을 과시했지만 이란을 굴복시키지 못했다. 미국의 군사적 행동에 자동적으로 외교적 지지를 보냈던 동맹국은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전쟁에서 빠져 나오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제 미국이 과거처럼 러시아·중국 등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탄탄한 동맹과의 공조를 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독자 행동과 압박만으로 세계 질서를 미국에게 유리하도록 끌고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게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다.
그래도 트럼프는 자신의 방식을 바꿀 계획이 없어 보인다. 시진핑은 트럼프의 면전에서 대만 문제에 강력한 경고를 날리는 대담함(또는 절박함)을 보여줬지만 트럼프는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문제를 "우리에게 매우 좋은 협상 칩"이라고 말했다. 대만을 방어 대상이 아니라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물건으로 취급해 동맹국의 불안과 불신을 키우고 있다.
동맹의 신뢰가 무너지면 중국을 상대할 때 결국 미국에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트럼프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앞길은 험난해 보인다. 어쨌든 미국이 선택한 길이니 어쩔 수 없다. 그런데 그게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미국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대가를 치를 수 밖에 없겠지만, 그 대가는 동맹국도 분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