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협의회, 변협 "변호사수 과잉" 조사에 "특정방향 유도 설문" 반박
[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대한변호사협회와 전국 변호사들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감축을 요구하며 정부 과천청사 앞에 집결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정욱)는 6일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가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에서 기존의 배출 규모를 철회하고 실질적인 감축안을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변협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 법조 시장은 단순한 불황을 넘어 구조적 붕괴 단계에 진입했다"며 "2026년 4월 기준 등록 변호사는 3만8234명으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 도입 17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 "변호사 과잉 공급…연간 배출 600명 수준 필요"
변협은 최근 한국정책학회가 발표한 '법률시장 구조 변화와 적정 변호사 공급 규모 산정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현재 법조 시장은 인구와 경제 지표를 기준으로 볼 때 적정 수준보다 5000명 이상 변호사가 과잉 공급된 포화 상태"라고 주장했다. 해당 연구는 인구 감소와 인공지능(AI) 기술 확산 등을 고려할 때 적정 신규 배출 규모를 연간 약 600명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변협은 과잉 공급이 법조 생태계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협에 따르면 변호사 1인당 월평균 수임 건수는 2008년 6.97건에서 현재 1건 미만으로 감소했다.
소득 수준도 크게 낮아졌다는 주장이다. 변협은 "현재 변호사 중위소득이 연 3000만 원 수준으로 전문직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일반 임금 근로자 평균 소득인 45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또 인구 감소와 AI 확산이 법률 서비스 수요를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 연령 인구 감소와 함께 생성형 AI 확산으로 2030년까지 전문직 업무의 70~80%가 자동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언급했다.
주요국과 비교해도 국내 법조 시장 과밀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변협은 "법체계가 유사한 일본은 인구와 경제 규모가 각각 한국의 2.5배, 3.5배에 달하지만 신규 변호사 배출은 오히려 더 적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인구 100만 명당 신규 변호사 배출량은 한국이 일본의 4~6배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또 "법조 인접 직역을 포함한 자격자 1인당 담당 인구는 일본이 413명 수준인 반면 한국은 77~92명에 불과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과밀 상태"라고 덧붙였다.
변협은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 방식도 문제 삼았다. 변협은 "합격자 수가 시험 이후 발표 당일 관리 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되는 현행 방식은 객관성과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국가 전문 자격시험임에도 선발 인원을 사전에 확정하지 않는 것은 후진적인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에 ▲올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500명 이하로 결정 ▲단계적 감축을 통해 연간 1000명 이하로 낮추는 중장기 수급 로드맵 마련 ▲합격자 수 사전 공고 등 투명한 결정 절차 도입 등을 요구했다.
◆ 로스쿨협의회 "설문 구조 편향…객관적 시장 분석 필요"
반면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로스쿨협의회)는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최근 연구·설문 결과를 반박하며 변호사 배출 규모를 둘러싼 논의는 보다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시장 분석에 기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3일 발표한 '변호사 수 적정성 설문조사'에 대해 로스쿨협의회는 "변호사 배출 규모가 과도하다는 전제를 깔고 질문이 구성돼 있어 특정 방향으로 응답를 유도할 수 있다"며 "일부 변호사들의 의견을 보여주는 참고자료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지방변호사회가 2일 발표한 '법률시장 구조 변화와 적정 변호사 공급 규모 산정 연구'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해당 연구는 연간 변호사 배출 인원을 현행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로스쿨협의회는 "국가별 법체계와 시장 구조, 전문직 규제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협의회는 오히려 국제 비교를 다르게 해석할 경우 정반대 결론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인구 대비 변호사 수는 미국의 약 6분의 1, 독일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변호사 수를 확대해야 한다는 논리도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 법률 서비스 시장이 성장세에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명지대학교 김두얼 교수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여 년간 법률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됐으며, 특히 사내 변호사와 공공 기관, 기업 자문 등 비송무 분야가 성장을 견인했다. 향후에도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2030년 이후 고령 변호사 은퇴로 인한 대규모 인력 공백 가능성도 제기됐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