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을 향해 "종이 호랑이", "겁쟁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재차 쏟아냈다.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 속에서 동맹국들이 안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 영국·일본 등 7개국이 먼저 발표한 공동 성명에 하루 늦게 합류하며 호르무즈 해협 안전을 위한 국제 공조에 힘을 보탰다.
◆ "이란 핵 저지에 기여 않고 고유가만 불평"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미국 없는 나토는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유럽 동맹국들이 이란 핵 저지 과정에는 기여하지 않았으면서, 고유가 상황에 대해서만 불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유가 상승의 핵심 원인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조치에 나토가 소극적이라고 지적하며, "위험이 거의 없는 간단한 기동조차 하지 않는 겁쟁이들"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어 "우리는 이 일을 기억할 것"이라는 경고를 덧붙여 향후 동맹 관계 재설정이나 방위비 압박 가능성을 시사했다.
◆ "호르무즈 봉쇄 규탄" 7개국 성명에 韓, 지각 합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노력에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의 군사적 합류를 강권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파병 불가 입장을 전달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제 공조를 통해 필요한 역할은 수행하겠지만, 헌법적 제약으로 인해 자위대 파병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실질적 군사 행동에는 선을 그었다.
이런 기류 속에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네덜란드·캐나다 등 7개국은 지난 19일 공동 성명을 내고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위한 '적절한 노력'을 약속했다. 성명은 이란의 상선 공격과 해협 봉쇄 위협을 강력히 규탄하며, 국제 해상 교통과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필요시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추가적인 대응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우리 정부도 20일 언론 공지를 통해 해당 성명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결정은 국제 해상 교통로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에 대한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과 국제사회의 동향, 호르무즈 해협 통항의 차질이 우리 에너지 수급과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공동성명 참여가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하고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기여하고자 하는 한국의 의지를 확인한다는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동맹 8개국의 호르무즈 봉쇄 규탄 성명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무임승차론'에 대응하는 동시에, 직접적인 파병 압박은 피해 가려는 우방국들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