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관리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다음달말까지 지속되면 유가가 배럴당 180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1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사우디 에너지부를 비롯한 석유 관련 관리들은 "호르무즈 봉쇄가 지속될 경우 4월 둘째 주에는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달하고, 몇 주 안에 순차적으로 165달러와 18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닌 기본 시나리오에 해당한다고 했다.
간밤(현지시간 19일) 원유시장 벤치마크인 브렌트는 장중 120달러에 육박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이 주변국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지 않으면 미국과 이스라엘도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에 오름폭을 되감았다.
20일 아시아 거래에서는 고도를 좀 더 낮춰 우리시간 오후 1시30분 현재 브렌트는 직전 마감가보다 1.37%, 1.49달러 하락한 107.15달러에 거래됐다.
다만 미국이 이란의 석유수출 허브인 하르그섬과 호르무즈 해협의 이란 측 해안지대에 지상 병력을 투입하는 경우, 여기에 맞서 이란이 결사항전으로 버티며 호르무즈 뱃길이 한달 넘게 차단될 경우 원유시장 흐름은 더 험악해질 것이라고 사우디의 관리들과 석유업계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세계 곳곳의 육상 저장고와 해상 유조선의 원유 재고가 바닥을 보이면서 유가는 더 급한 기울기로 상승할 위험에 놓인다.
간밤 브렌트가 배럴당 120달러에 바짝 다가서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에너지시설을 겨냥한 난타전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고 이스라엘도 이란 에너지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시각각 변하는 전황 속에 이러한 자제력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석유업계 관계자들과 원유시장 참여자들이 마음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외신 기자들과 만나 "이란의 핵농축과 탄도 미사일 제조 능력은 상실됐다"며 "전쟁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앞서 히브리어로 발표한 성명에서는 "이번 전쟁이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말 이란과 핵협상을 이어가던 중에 기습적으로 이란을 타격했던 미국과 이스라엘이었던 만큼 이 전쟁의 종식 시점을 점치는 것은 쉽지 않다. 적어도 싱가포르 앞바다를 지나고 있는 미군 강습상륙함과 해병대 병력이 오만 근해 부근에 당도한 뒤 벌어질 상황을 살펴야 한다.
인터컨티넨탈 거래소(ICE)에 따르면 지난 18일 옵션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끈 포지션 가운데 하나는 4월 만기일까지 브렌트유가 배럴당 130달러, 140달러, 혹은 15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베팅(콜옵션)이었다.
CIBC 프라이빗 웰스의 수석 에너지 트레이더인 레베카 바빈은 19일 WSJ에 "더 이상 시장은 이것이 3월 말에나 가능할 것처럼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한 달 안에 150달러까지 치솟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며 6월을 내다보면 180달러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가들 사이에선 "치솟는 가격은 수요 파괴를 낳아 다시 가격의 위를 가로막는 조정 기능을 발휘하지만, 석유와 천연가스 없이 살기 힘든 세상에서 (석유와 천연가스의) 유의미한 수요 파괴를 불러오기 위해서는 가격이 더 유의미하게(배럴당 180달러) 치솟아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자리한다.

osy7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