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압도적 브랜드 파워 과시…시장 주도권 수성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에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재탑재하며 AP 자립 기조를 강화하자, 퀄컴이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진정한 커스텀 중앙처리장치(CPU)를 보유한 곳은 퀄컴이 유일하다"고 견제에 나섰다. 단순 칩 공급을 넘어 설계 단계부터 결합된 공동 설계를 전면에 내세우며 플래그십 칩 주도권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퀄컴은 20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냅드래곤 플랫폼 전략과 삼성전자와의 협력 방향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상표 퀄컴코리아 사장과 크리스 패트릭 수석 부사장 겸 모바일 핸드셋 부문 본부장, 니틴 쿠마르 제품관리 담당 부사장, 돈 맥과이어 총괄 부사장 겸 최고마케팅책임자가 참석했다.

◆"설계부터 한몸"…퀄컴, 삼성과 '공동 운명체' 강조
크리스 패트릭 부사장은 스마트폰 설계 패러다임 변화의 핵심으로 '공동 설계'를 제시했다. 그는 "과거처럼 삼성은 휴대폰을, 퀄컴은 칩을 각각 설계한 뒤 결합하는 방식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며 "매 세대 기술을 위해 수년간 깊이 협력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for Galaxy'는 비교할 수 없는 파트너십의 결과물"이라며 삼성과의 결속력을 강조했다.

퀄컴은 기술 경쟁력의 핵심으로 커스텀 CPU를 전면에 내세웠다. 패트릭 부사장은 "우리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진정한 커스텀 CPU를 보유한 사실상 유일한 회사"라며 "기성 CPU 설계를 넘어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아키텍처 수준의 최적화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단순 성능 수치 경쟁이 아닌 사용자 경험 중심 전략도 강조했다. 돈 맥과이어 부사장은 "스냅드래곤은 사양 경쟁을 위한 칩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위해 설계된다"며 "이 접근 방식이 전 세계 안드로이드 소비자 선호도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 영향력도 수치로 제시했다. 맥과이어 부사장은 "한국 소비자의 약 61%가 스냅드래곤을 프리미엄 안드로이드 경험의 기준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티어 내 선호도는 경쟁 브랜드 대비 최대 6배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인사이더즈 커뮤니티는 34만 명 규모로, 이들은 일반 소비자보다 구매 가능성이 6배, 추천 가능성이 7배 높다"며 브랜드 충성도를 부각했다.
◆"한국인 61% 스냅드래곤 선호"...'칩 주도권' 신경전
이 같은 발언은 삼성전자의 AP 자립 행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국내에서 공식 출시한 갤럭시 S26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에 자체 AP 엑시노스 2600을 탑재하며 다시 내재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엑시노스는 과거 발열 논란을 겪으며 소비자 신뢰가 하락했었지만, 최신 제품은 성능 개선과 함께 재도전에 나선 상황이다.
엑시노스 2600은 삼성 파운드리가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2나노 공정을 적용해 제조한 칩으로, 최신 암(Arm) 아키텍처 기반의 10코어 CPU를 탑재해 전작 대비 연산 성능은 최대 39%, NPU 성능은 113% 대폭 향상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에서 2만7478점을 기록하며 퀄컴의 최신 칩셋 성능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퀄컴은 삼성의 하드웨어 경쟁력 역시 자사 칩과의 최적화 과정에서 완성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패트릭 부사장은 "삼성의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퀄컴 시스템온칩(SoC)과의 긴밀한 커스터마이징이 필수적"이라며 "공동 설계가 플래그십 경험을 완성하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AP는 단순 부품이 아니라 스마트폰 성능과 전력 효율, AI 기능을 좌우하는 핵심 설계 자산으로,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에 따라 완제품 경쟁력과 수익 구조까지 달라진다. 이에 모바일 업계에서는 퀄컴이 이 시점에 '공동 설계'와 '커스텀 CPU'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삼성전자의 AP 자립 행보를 겨냥한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업계 관계자는 "퀄컴이 엑시노스 복귀 시점에 맞춰 커스텀 CPU와 공동 설계를 동시에 강조한 것은 플래그십 칩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신호"라며 "협력을 명분으로 삼성의 AP 독립 속도를 견제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