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확대…유가·통상 변수 등 경계
반도체 수출 28.7%↑·소비 회복…내수 개선
생산·건설·취약 고용 부담…비상 점검 강화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 상승과 통상환경 악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소비 등 내수 개선과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우리 경제의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물가와 민생 부담, 수출을 동시에 압박할 수 있어 회복세의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재정경제부는 20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등 내수 여건 개선과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우려스러운 지점도 지목했다. 재경부는 "취약부문 중심 고용애로와 건설투자 회복 속도, 미국 관세부과 영향 등 불확실성도 상존한다"며 "중동 상황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물가 상승과 민생 부담 증가 및 경기 하방위험 증대가 우려된다"고 짚었다.
전반적으로 회복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생산·건설·취약부문 고용 등에서는 조정과 구조적 부담이 병존하는 '불균형 회복' 양상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실물지표를 보면 생산 측에선 일부 조정이 나타났다. 1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3%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보합(0.0%)에 그친 가운데, 광공업 생산이 1.9% 줄고 건설업 생산이 11.3% 감소하면서 전체 생산을 끌어내렸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전산업 생산은 4.1% 증가해 추세적으로는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반대로 내수 지표는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1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6.8% 증가하며 두 자릿수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고, 소매판매도 2.3% 늘었다. 국내 소비 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2월 112.1로 전월보다 1.3포인트(p) 상승했다. 기업심리지수(CBSI) 역시 2월 전산업 기준 94.2(전월 대비 0.2p↑), 3월 전망지수 97.6(6.6p↑)로 회복세를 이어갔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월 수출은 반도체·컴퓨터·선박 수출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28.7%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도 35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49.0% 늘며, 반도체 사이클 회복이 전체 수출을 견인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고용 사정은 개선 폭을 키웠다. 2월 취업자는 2841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3만4000명 증가해 전월(10만8000명 증가)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실업률은 3.4%로 1년 전보다 0.2%p 올랐다. 정부는 전반적인 취업자 수 증가는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취약계층·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 애로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건설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관련 일자리 회복 속도가 더딘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물가 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올라 전월과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역시 2.3% 상승해 목표 수준(2% 안팎)에 근접한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개인서비스 물가는 외식 외 서비스 가격이 오르면서 3.5% 상승해 상승폭이 확대됐다. 중동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재차 뛸 경우 서비스·운송·에너지 비용을 통해 물가 상방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앞으로 경기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중동 정세와 미국 등 주요국 통상정책을 꼽았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와 생산비용, 교역조건에 모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 확대 등 통상 불확실성도 수출 회복 흐름을 제약하는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민생 영향 최소화와 경기 회복세 유지를 위해 추경 편성을 포함한 재정 대응을 신속히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에너지·생계비 부담 완화를 위한 민생 안정 대책과 함께, 수출·투자 회복세가 꺾이지 않도록 산업·무역 지원 예산 보강을 병행하는 안이 거론된다. 아울러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중심으로 에너지·금융시장·실물 수급 상황을 24시간 점검하며,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시에는 선제적 안정 조치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