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경고
오만유 150달러까지 급등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에너지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가 집중 타깃으로 부상한 것.
전쟁이 단시일 안에 종료된다 하더라도 에너지 인프라를 복구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후폭풍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번진다. 원유부터 LNG(액화천연가스)까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아시아 지역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데 대표적인 기준유로 꼽히는 오만유 가격이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는 등 이미 충격이 일파만파 번지는 모습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포함한 주요 외신들은 미-이란 전쟁이 국경과 군부대에서 에너지 인프라로 이전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의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을 타격한 직후 이란이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에너지 시설을 연쇄적으로 타격하는 상황을 전하며 "걸프 에너지 자산에 대한 공격이 이란 전쟁을 새로운 단계로 몰아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쟁의 중심이 군사 시설에서 석유와 가스 생산 기지, LNG 수출 허브, 파이프라인과 정유·석유화학 단지로 옮겨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 중에서도 상징성이 가장 큰 대목은 세계 최대 가스전 가운데 하나인 사우스 파르스와 그 맞은편 카타르 라스 라판 산업 지대를 겨냥한 공격이다. 사우스 파르스는 이란과 카타르가 공유하는 초대형 가스전으로, 카타르는 자국 측 지분을 바탕으로 글로벌 LNG 공급의 약 5분의 1을 책임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타격 이후 이란은 곧바로 카타르 라스 라판 지역의 대형 LNG 허브를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고, 카타르 정부는 광범위한 피해와 대형 화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세계 LNG 시장의 심장부가 직접적인 포격 대상이 된 셈이다.

전환의 출발점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첫 직접 공격이었다. WSJ과 여러 통신사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월 말 시작된 이란과의 전면 충돌 이후 처음으로 이란의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과 아살루예 인근 가스·석유화학 시설을 정밀 타격했다. 이번 공격은 단순한 군사 시설 파괴가 아니라 이란의 가스 수출과 석유화학 생산 능력을 물리적으로 제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이란은 보다 노골적으로 에너지 카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향으로 대응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반격 직후 사우디 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의 정유소와 석유화학 단지, 가스전 이름이 줄줄이 적힌 잠재 타깃 리스트를 공개했고, 걸프 산유국들은 주요 시설의 직원들을 긴급히 대피시켰다.
로이터와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는 동부 산업 지대와 홍해 연안 옌부 수출항, 아부다비 하브산 가스 시설과 밥 유전 등에 대한 미사일 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계 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의 경고가 허언이 아니라는 사실은 곧바로 카타르에서 입증됐다. 워싱턴과 런던에서 나온 속보를 AI 뉴스 에이전트를 통해 교차 확인해 보면, 이란은 라스 라판 산업단지 내 세계 최대급 LNG 액화 시설을 두 차례에 걸쳐 타격했고, 그 결과 가동 중단과 대형 화재가 이어졌다.
카타르는 이 공격을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현장의 피해 규모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글로벌 LNG 트레이더들은 라스 라판에서 나가는 물량의 일부가 이미 정지됐거나 향후 몇 달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의 선물 가격 움직임에는 이런 우려가 빠르게 투영되고 있다.
외신들은 특정 국가의 군사적 승패를 가르는 전통적 전장이 아니라, 다수 국가의 경제와 물가를 동시에 흔드는 핵심 인프라를 조준하는 방식의 충돌은 전쟁의 성격 자체를 바꿔 놓는다고 지적한다. 뉴욕타임스(NYT)와 유럽 매체들은 이미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과 LNG 운반선의 통행이 크게 위축됐고, 일부 국가는 대체 항로를 찾거나 수입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서둘러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이란이 걸프 연안 원유·가스 시설뿐 아니라 해상 수송로와 대체 수출 루트까지 잠재 타깃으로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에너지 안보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인질로 잡힌 형국이다.
시장은 복합적인 공포를 반영하고 있다. WSJ와 금융통신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사우스 파르스 타격과 카타르 라스 라판 공격이 이어진 직후 브렌트유 선물이 110달러를 돌파, 이번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 기록을 세웠다.
같은 시점에 아시아 기준유인 두바이유와 오만유 현물 가격은 150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치솟으며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가격 격차가 50달러 이상 벌어졌다. 이는 단순한 선물 시장 투기라기보다 실제로 아시아로 향할 수 있는 배럴의 물량이 크게 부족하다는 현물 시장의 비명을 반영하는 신호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와 가스 액체류는 전 세계 해상 석유·가스 거래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며, 카타르 산 LNG는 유럽과 아시아 주요 수입국의 가스 소비를 뒷받침하는 핵심 축이다. 에너지 인프라를 정조준한 공격과 위협이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달동안 이어질 경우 유가와 가스 가격의 변동성을 넘어 전력 요금과 비료 가격, 식량 가격, 제조업 원가에 이르기까지 연쇄적인 충격이 확산될 수 있어 주목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악의 상황이 아직 지나가지 않았다고 말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이란이 아직 동원하지 않은 수단이 많고, 공급 교란을 길게 끌 능력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경고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완전 봉쇄 카드나 사우디의 동서 송유관과 홍해 수출항 같은 대체 루트에 대한 직접 타격 옵션을 아직 사용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브렌트유 110달러와 아시아 현물 150달러라는 숫자는 정점이 아니라 중간 단계일 가능성이 크며, 전쟁과 에너지 시장의 상호작용은 더 복잡한 국면으로 들어갈 여지가 많다는 이야기다.
AI 기반 크롤러와 요약 모델을 활용해 지난 2주간의 관련 보도를 시간 순으로 재구성해 보면 서사가 분명해진다.
첫째, 이스라엘과 미국, 이란 사이의 군사 충돌은 에너지 인프라를 명시적인 공격 대상으로 설정하는 국면에 진입했고 둘째, 이란은 이 과정에서 자국 시설 방어 뿐 아니라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같은 경쟁 산유국의 에너지 자산까지 협박과 공격 레이더에 올려놓으며 에너지 시장 전체를 흔드는 지렛대로 사용하려 하고 있다. 셋째, 시장은 이를 단기 이벤트가 아닌 구조적 리스크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그 결과 원유부터 LNG, 전력, 비료, 식량 등 실물 가격과 금융 자산 가격에 동시에 긴장감이 번지고 시작했다.
전세계는 이란이 아직 꺼내지 않은 카드와 시나리오 별 후폭풍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