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 수급난으로 생산 라인 가동 중단 우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아프리카 수출길 막혀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발발한 이란 전쟁이 3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중동 전쟁의 충격파가 인도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세계 에너지의 주요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석유와 액화석유가스(LPG) 수급이 차질을 빚자 인도 정부가 가정 및 필수 서비스 부문에 대한 LPG 공급을 우선시하면서 후순위로 밀려난 산업 현장은 '연료 절벽'에 따른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인도 비즈니스 스탠다드(BS)가 16일 보도했다.
산업용 연료 공급난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인도 자동차 산업이다. 인도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 소비세인 상품 및 서비스세(GST) 인하 이후 수요 증가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으나 현재는 자동차 제조의 핵심 공정에 필요한 LPG와 배관천연가스(PNG), 프로판 등의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생산 라인 가동 중단을 우려하고 있다.
인도자동차제조협회(SIAM)는 지난 9일 석유천연가스부에 서한을 보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 일정을 계획하고 잠재적인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LPG와 PNG, 프로판의 공급 현황 및 공급 전망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요청했다.
인도자동차부품기업협회(ACMA)는 중공업부에 보낸 서한에서 LPG와 PNG 공급 부족으로 인해 생산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특히 대체 연료로 신속하게 전환할 여력이 제한적인 단조 및 주조 부문의 중소기업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ACMA는 선박 경로 변경과 혼잡으로 인해 자동차 부품 수출업체의 물류 비용이 20~40% 증가하고 수출 리드타임이 2~4주 연장되었다며, 자동차 부품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 합성 고무 및 석유화학 원료 등 주요 원자재 수입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이코노믹 타임스(ET)의 자동차 산업 전문 뉴스 플랫폼인 ET 오토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은 인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7.1%를 차지하고 있고, 제조업 GDP 기준으로는 약 49%가 자동차 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직간접적으로 약 37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인도 전체 수출의 약 8%를 담당하고 있다.

철강 업계의 충격은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인도 최대 스테인리스강 제조업체인 진달 스테인리스(JSL)는 13일 성명을 통해 "스테인리스강 제조는 프로판, LPG 및 액화천연가스(LNG) 등 산업용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공장의 여러 공정이 악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인도 스테인리스강 개발 협회의 라자마니 크리슈나무르티 회장은 "프로판과 LPG 공급 차질로 인해 인도 북부와 동부의 주요 제조 클러스터가 타격을 입었다"며 "스테인리스강 산업은 존립을 위협하는 에너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슈나무르티 회장은 "회원사들은 24시간 연중무휴로 가동되는 공정 공장을 운영 중이기 때문에 연료 공급의 변동은 생산 중단은 물론 용광로의 영구적인 손상과 수개월간의 국내 공급망 마비라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인도 정부가 철강 산업을 연료 배급의 우선순위 부문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인도 수출업체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운송 비용 급등과 일정 지연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BS에 따르면, 인도의 한 수출업체는 현재의 위기로 인해 업계가 하루 평균 1억 9000만~2억 달러(약 2829억~2978억 원)의 직접적인 손실을 보고 있다고 추산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 군사 충돌이 본격화한 이후 현재까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과의 무역에서 이미 30억 달러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고도 지적했다.
북아프리카 지역은 인도의 핵심 수출 시장 중 하나다. 2024/25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기준 인도 전체 상품 수출(약 4335억 달러)의 약 16.4%(약 712억 달러)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 약 53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던 엔지니어링 제품 제조 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정유·전자·보석 및 장신구·기성복 부문도 영향을 받고 있다.
티루푸르 수출협회 회장인 LM 수브라마니안은 "직접 수출 감소만이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인도 수출의 허브 역할을 하던 두바이를 통한 미국, 유럽, 아프리카행 선적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 더 큰 우려 사항이라는 지적이다.
수브라마니안은 "항로 우회 등으로 인해 비용이 네 배 가까이 급등했다. 컨테이너당 비용이 기존 1500달러에서 세 배, 네 배로 올랐다"며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전체로의 수출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랍에미리트(UAE)는 인도의 제3대 수출 시장으로, 전체 수출액의 약 9%를 차지한다"며 "이 지역 전체로의 수출이 중단되면서 우리 제조 시설 미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