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미반영…물가 상방·성장 하방 리스크 교차"
[서울=뉴스핌] 박가연 인턴기자 = 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최근 중동 사태로 인한 유가 불안과 고환율 현상에 대해 "상방 리스크는 분명하나 섣부른 방향성 판단보다는 파급 효과의 지속성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란 사태와 관련해 "에너지 수급 문제로 물가 상방 압력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단순한 가격 상승보다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가 정책 판단의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위원은 유가 상승이 물가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엇갈린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유가 상승은 비용 측면에서 물가를 끌어올리지만 동시에 생산 활동을 위축시켜 성장 측면에서는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공급 측의 물가 상승 압력과 수요 측의 성장 둔화 압력 중 어느 쪽이 더 크게 작용할지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환율 급등세와 관련해서는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보다는 외환 수급의 불균형과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은 "최근 환율 변동성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이는 경상수지나 달러 유동성 부족 같은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외환 시장 내 기대 쏠림에 따른 수급 불균형을 환율 변동성 확대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경상수지 등 펀더멘털은 견조함에도 불구하고 원화 절하 기대에 따른 거주자의 해외 투자가 늘고 이것이 다시 달러 수요를 자극하는 '쇼트 사이클'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반도체 사이클 등을 고려할 때 경상수지는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현재의 원화 약세는 글로벌 달러 강세에 동조화된 측면이 크며 정책 당국이 수급 안정을 위한 여러 조치를 마련하고 있는 만큼 아주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2월 경제 전망 당시에는 중동 사태가 고려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출된 결과"라며 "물가 상방 리스크가 발생한 동시에 성장 측면의 하방 위험도 커진 만큼, 향후 통화정책 판단은 기존 전망과 차이가 있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oyn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