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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기획처 장관 후보자 첫 출근…'이혜훈 낙마' 후유증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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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낙마 한 달 만에 인선 재정비
'4선 중진' 정치력 앞세워 리더십 복원
재경부와 역할 정리·재정 운영 조율 관건
재산 논란 비껴갈 듯…청문회 부담은 여전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인 박홍근 의원이 지명되면서, 이혜훈 전 후보자 낙마로 흔들렸던 기획처 인선이 한 달여 만에 정상 궤도에 오를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인선이 출범 초기부터 인사 리스크에 흔들렸던 기획처의 조직 안정성을 되찾고, 예산과 국가 전략을 아우르는 '재정 컨트롤타워' 위상을 세우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인턴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03.03 kunjoo@newspim.com

◆ 새 수장 후보에 박홍근…'이혜훈 낙마' 청문회 부담 여전

3일 정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박 후보자를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혜훈 전 후보자를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발탁했지만, 갑질·재산 등 의혹이 확산되자 지난 1월 25일 지명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약 한 달 만에 박 후보자를 새로운 인사 카드로 꺼내들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임시 집무실을 꾸리고, 첫 출근길에 올랐다. 지원단과 함께 본격적인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자에게 인선의 최대 관문인 인사청문회는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후보자가 각종 논란으로 낙마한 전례가 있는 만큼, 검증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자산 형성과 도덕성 문제에 먼저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초대 장관 인선이 또 다시 흔들릴 경우 기획처 출범 동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앞서 이 전 후보자는 과거 국회 인턴 직원에게 폭언과 갑질을 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도덕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 강남 '로또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과 영종도 토지 투기, 자녀 연세대 입학·병역 관련 특혜 의혹 등이 연이어 제기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전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장에서 각종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야당의 거센 포화에 맞닥뜨렸고, 결국 이 대통령은 지명을 거둬들였다.

기획처는 지난 1월 기획재정부 분리 이후 예산 편성과 중장기 국가전략 수립을 맡는 핵심 부처로 출범했지만, 초대 장관 인선부터 삐걱거리며 조직 안정성에 타격을 입었다. 조직 체계와 업무 범위가 완전히 자리 잡기도 전에 수장 공백이 발생하면서 내부 동력과 정책 추진 속도 모두 제약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박 후보자 지명은 이 같은 인사 공백을 하루빨리 봉합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박 후보자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한 4선 중진으로, 정치적 협상력과 예산 심의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점을 지명 배경으로 내세웠다.

특히 박 후보자는 2022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2025년 대선 승리 이후에는 국정기획위원회 기획분과위원장을 맡는 등 이 대통령과 밀접한 인연을 갖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표적인 '친명계' 인물로 분류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제25차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다만 이 전 후보자의 사례처럼 재산을 둘러싼 의혹은 불거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후보자의 지난해 3월 정기 재산 신고 내역(2024년 말 기준)을 보면, 그는 본인·배우자·모친·장녀 명의를 합산해 총 6억305만원을 신고했다. 핵심 자산은 지역구인 서울 중랑구 신내2동에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보유한 소형 아파트로, 실거래가는 4억원대 수준이다.

재산 내역 중 아파트를 제외하면 모친 소유 전남 고흥군 단독주택(2260만원)과 중랑구 사무실 전세임차권(4000만원), 예금(2억2233만원) 등이 나머지를 채웠다. 주식·채권 등 증권은 신고 내역에 한 건도 없었다.

박 후보자는 최근 한국입법기자협회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아파트에 대해 "재작년 말에야 비로소 은행 대출을 모두 갚고, 집 지분을 100% 우리 것으로 만들었다"며 "이제야 아내와 지분을 절반씩 나눈 온전한 우리 집이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인사청문회의 단골 쟁점인 부동산 자산 논란만큼은 피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 '확장 예산·구조조정' 병행 과제…재경부 역할 분담 주목

박 후보자 앞에는 만만찮은 숙제가 쌓여 있다. 올해 정부는 728조원 규모의 확장 예산을 편성했다. 이와 동시에 27조원에 달하는 지출 구조조정도 병행해야 한다. 총지출 규모를 키우면서도 비효율·중복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 만큼, 부처 간 이해관계 조정과 정치적 설득이 필수 과제로 꼽힌다.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여야 합의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정책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의도에서 다져온 박 후보자의 협상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중장기 과제도 산적해 있다. 기획처가 주도하는 초장기 국가발전전략 '비전 2050' 수립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AI) 대전환과 산업 재편 등 구조적 변수를 반영해 국가 성장 경로를 재설계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전략 수립과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재정준칙 재정비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국가채무 관리와 재정 건전성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따라 향후 수십 년간 재정 운용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정부세종청사 기획예산처 전경[사진=뉴스핌DB]

여기에 공공기관 구조조정과 기금 제도 개편 등 굵직한 정책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출범 초기 인사 논란으로 정책 추진 속도가 주춤했던 상황에서, 초대 장관으로서 박 후보자가 조직 장악력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관건으로 손꼽힌다.

재정경제부와의 역할 분담 문제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기획재정부 분리 이후 '재경부-기획처' 양축 체제가 출범했지만, 예산 편성과 중장기 전략 기능의 경계가 완전히 정리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재경부가 추진하는 '2045 마스터플랜'과 기획처의 '비전 2050'은 모두 초장기 국가발전 청사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성격상 유사한 전략이 병행 추진되면서 정책 방향의 중첩과 관가 내부 혼선 우려가 제기돼 왔다.

두 부처의 역할이 분명히 나뉘지 않으면 현장에서는 혼선이 반복될 수 있다. 비슷한 성격의 전략이 따로 움직이고, 예산 권한을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진다면 정책 추진은 자연히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기획처 수장이 어떤 조율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정부 재정 운용의 속도와 효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3일 첫 출근길서 기획처 역할론 강조…"전략 기능 강화"

한편 박 후보자는 이날 첫 출근길에서 '전략 기능 강화' 등 기획처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하겠다는 메시지를 내세웠다. 그는 예보 출근길에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갖고 "국가 대전환을 위한 전략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기획처 기능에서 가장 중심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국가 전략의 새 설계다. 대한민국 미래 설계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제시했다.

국정기획위 활동 경험도 언급했다. 박 후보자는 "국정기획위에 있으면서 기획처를 통해 (향후) 30년 대한민국을 내다보는 국가 미래 전략 기능의 중요성을 간파했다"며 "지금 이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정 운용의 방향에 대해서는 적극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은 구조적 복합 위기 속에서도 이 대통령과 함께 국민 모두가 초혁신경제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럴 때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며 "재정은 적재적소에 쓰여야 하고, 불요불급한 예산을 과감히 도려내 최대한 고효율을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인턴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3.03 kunjoo@newspim.com

구조조정 의지도 분명히 했다. 박 후보자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지방의 골목골목까지, 우리 삶 구석구석까지 따뜻하도록 재정의 마중물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야 협치의 필요성도 거듭 언급했다. 그는 '재정 민주주의'를 언급하며 "여야의 재정 협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입법부인 국회의 심사권이 무시되어서도 안 되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여당만의 주도적인 예산 처리도 안 될 것"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국회의 충분한 심의를 거치면서 가장 적확한 재정이 투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시급한 경제 과제로는 '성장 동력 확충'을 꼽았다. 박 후보자는 "우리 경제의 규모를 어떻게 더 잘 키울 것이냐가 결국의 재정 건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지 않겠냐"며 "(이를 위해) 초혁신 경제의 성장 동력 엔진을 제대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 박홍근 기획처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9년생 ▲전남 고흥 ▲순천효천고 ▲경희대 국문학과 ▲경희대 행정학 석사 ▲국회의원(제19대·20대·21대·22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및 간사 ▲국정기획위원회 국정기획분과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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