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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기획처 장관 후보자 첫 출근…'이혜훈 낙마' 후유증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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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낙마 한 달 만에 인선 재정비
'4선 중진' 정치력 앞세워 리더십 복원
재경부와 역할 정리·재정 운영 조율 관건
재산 논란 비껴갈 듯…청문회 부담은 여전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인 박홍근 의원이 지명되면서, 이혜훈 전 후보자 낙마로 흔들렸던 기획처 인선이 한 달여 만에 정상 궤도에 오를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인선이 출범 초기부터 인사 리스크에 흔들렸던 기획처의 조직 안정성을 되찾고, 예산과 국가 전략을 아우르는 '재정 컨트롤타워' 위상을 세우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인턴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03.03 kunjoo@newspim.com

◆ 새 수장 후보에 박홍근…'이혜훈 낙마' 청문회 부담 여전

3일 정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박 후보자를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혜훈 전 후보자를 기획처 장관 후보자로 발탁했지만, 갑질·재산 등 의혹이 확산되자 지난 1월 25일 지명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약 한 달 만에 박 후보자를 새로운 인사 카드로 꺼내들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임시 집무실을 꾸리고, 첫 출근길에 올랐다. 지원단과 함께 본격적인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자에게 인선의 최대 관문인 인사청문회는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후보자가 각종 논란으로 낙마한 전례가 있는 만큼, 검증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자산 형성과 도덕성 문제에 먼저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초대 장관 인선이 또 다시 흔들릴 경우 기획처 출범 동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앞서 이 전 후보자는 과거 국회 인턴 직원에게 폭언과 갑질을 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도덕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 강남 '로또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과 영종도 토지 투기, 자녀 연세대 입학·병역 관련 특혜 의혹 등이 연이어 제기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전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장에서 각종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야당의 거센 포화에 맞닥뜨렸고, 결국 이 대통령은 지명을 거둬들였다.

기획처는 지난 1월 기획재정부 분리 이후 예산 편성과 중장기 국가전략 수립을 맡는 핵심 부처로 출범했지만, 초대 장관 인선부터 삐걱거리며 조직 안정성에 타격을 입었다. 조직 체계와 업무 범위가 완전히 자리 잡기도 전에 수장 공백이 발생하면서 내부 동력과 정책 추진 속도 모두 제약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박 후보자 지명은 이 같은 인사 공백을 하루빨리 봉합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박 후보자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한 4선 중진으로, 정치적 협상력과 예산 심의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점을 지명 배경으로 내세웠다.

특히 박 후보자는 2022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2025년 대선 승리 이후에는 국정기획위원회 기획분과위원장을 맡는 등 이 대통령과 밀접한 인연을 갖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표적인 '친명계' 인물로 분류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제25차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다만 이 전 후보자의 사례처럼 재산을 둘러싼 의혹은 불거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후보자의 지난해 3월 정기 재산 신고 내역(2024년 말 기준)을 보면, 그는 본인·배우자·모친·장녀 명의를 합산해 총 6억305만원을 신고했다. 핵심 자산은 지역구인 서울 중랑구 신내2동에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보유한 소형 아파트로, 실거래가는 4억원대 수준이다.

재산 내역 중 아파트를 제외하면 모친 소유 전남 고흥군 단독주택(2260만원)과 중랑구 사무실 전세임차권(4000만원), 예금(2억2233만원) 등이 나머지를 채웠다. 주식·채권 등 증권은 신고 내역에 한 건도 없었다.

박 후보자는 최근 한국입법기자협회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아파트에 대해 "재작년 말에야 비로소 은행 대출을 모두 갚고, 집 지분을 100% 우리 것으로 만들었다"며 "이제야 아내와 지분을 절반씩 나눈 온전한 우리 집이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인사청문회의 단골 쟁점인 부동산 자산 논란만큼은 피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 '확장 예산·구조조정' 병행 과제…재경부 역할 분담 주목

박 후보자 앞에는 만만찮은 숙제가 쌓여 있다. 올해 정부는 728조원 규모의 확장 예산을 편성했다. 이와 동시에 27조원에 달하는 지출 구조조정도 병행해야 한다. 총지출 규모를 키우면서도 비효율·중복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 만큼, 부처 간 이해관계 조정과 정치적 설득이 필수 과제로 꼽힌다.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여야 합의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정책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의도에서 다져온 박 후보자의 협상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중장기 과제도 산적해 있다. 기획처가 주도하는 초장기 국가발전전략 '비전 2050' 수립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AI) 대전환과 산업 재편 등 구조적 변수를 반영해 국가 성장 경로를 재설계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전략 수립과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재정준칙 재정비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국가채무 관리와 재정 건전성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따라 향후 수십 년간 재정 운용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정부세종청사 기획예산처 전경[사진=뉴스핌DB]

여기에 공공기관 구조조정과 기금 제도 개편 등 굵직한 정책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출범 초기 인사 논란으로 정책 추진 속도가 주춤했던 상황에서, 초대 장관으로서 박 후보자가 조직 장악력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관건으로 손꼽힌다.

재정경제부와의 역할 분담 문제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기획재정부 분리 이후 '재경부-기획처' 양축 체제가 출범했지만, 예산 편성과 중장기 전략 기능의 경계가 완전히 정리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재경부가 추진하는 '2045 마스터플랜'과 기획처의 '비전 2050'은 모두 초장기 국가발전 청사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성격상 유사한 전략이 병행 추진되면서 정책 방향의 중첩과 관가 내부 혼선 우려가 제기돼 왔다.

두 부처의 역할이 분명히 나뉘지 않으면 현장에서는 혼선이 반복될 수 있다. 비슷한 성격의 전략이 따로 움직이고, 예산 권한을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진다면 정책 추진은 자연히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기획처 수장이 어떤 조율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정부 재정 운용의 속도와 효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3일 첫 출근길서 기획처 역할론 강조…"전략 기능 강화"

한편 박 후보자는 이날 첫 출근길에서 '전략 기능 강화' 등 기획처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하겠다는 메시지를 내세웠다. 그는 예보 출근길에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갖고 "국가 대전환을 위한 전략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기획처 기능에서 가장 중심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국가 전략의 새 설계다. 대한민국 미래 설계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제시했다.

국정기획위 활동 경험도 언급했다. 박 후보자는 "국정기획위에 있으면서 기획처를 통해 (향후) 30년 대한민국을 내다보는 국가 미래 전략 기능의 중요성을 간파했다"며 "지금 이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정 운용의 방향에 대해서는 적극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은 구조적 복합 위기 속에서도 이 대통령과 함께 국민 모두가 초혁신경제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럴 때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며 "재정은 적재적소에 쓰여야 하고, 불요불급한 예산을 과감히 도려내 최대한 고효율을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인턴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3.03 kunjoo@newspim.com

구조조정 의지도 분명히 했다. 박 후보자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지방의 골목골목까지, 우리 삶 구석구석까지 따뜻하도록 재정의 마중물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야 협치의 필요성도 거듭 언급했다. 그는 '재정 민주주의'를 언급하며 "여야의 재정 협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입법부인 국회의 심사권이 무시되어서도 안 되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여당만의 주도적인 예산 처리도 안 될 것"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국회의 충분한 심의를 거치면서 가장 적확한 재정이 투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시급한 경제 과제로는 '성장 동력 확충'을 꼽았다. 박 후보자는 "우리 경제의 규모를 어떻게 더 잘 키울 것이냐가 결국의 재정 건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지 않겠냐"며 "(이를 위해) 초혁신 경제의 성장 동력 엔진을 제대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 박홍근 기획처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9년생 ▲전남 고흥 ▲순천효천고 ▲경희대 국문학과 ▲경희대 행정학 석사 ▲국회의원(제19대·20대·21대·22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및 간사 ▲국정기획위원회 국정기획분과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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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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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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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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