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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실용주의' 인선…'검증된' 박홍근, '부산 출신' 황종우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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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명계였던 박용진, 보수 성향 이병태
총리급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에 인선
이규연 "실용·통합 이재명정부 인사 철학"
야당 "철학도 기준도 없는 회전문" 비판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 박홍근 의원을 지명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해수부 정통 관료 출신인 황종우 한국해사협력센터 국제협력위원장을 지명하는 등 11명 대규모의 총리급·장관급 인선을 단행했다. 

이혜훈 전 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갑질 논란' 등으로 지명 철회한 지 36일 만이다.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이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으로 물러난 지는 81일 만에 인선이 이뤄졌다. 그만큼 고심이 묻어나는 인사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제6회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장고 끝에 '안전 카드' 택한 李대통령

이 대통령은 원래 야당 중진 출신인 이 전 후보자를 '통합 카드'로 초대 예산처 장관에 기용하는 파격 인선을 했다. 정치적 색깔과 상관없이 '능력 중심'의 인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줄 승부수였다.

하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 전 후보자에 대해 '환승 정치'라고 비난하며 수용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 전 후보자는 장남 특혜 입학과 보좌진 갑질 논란 등으로 결국 지명 28일 만에 인선을 철회해야만 했다. 

이후 한 달이 넘게 후임을 장고 하던 이 대통령은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여당 중진의 박 후보자라는 '검증된 카드'를 발탁했다. 박 후보자는 대표적인 친명계(친이재명)로 2022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장을 맡았다. 민주당 대표 때는 원내대표를 지낸 핵심 측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기획분과위원장을 맡아 예산처 기능과 위상을 설계하는 데 직접 관여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2026.01.06 pangbin@newspim.com

박 후보자는 이날 인선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큰 영광이지만 막중한 책임감에 마음이 무겁다"며 "예산처는 제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직접 기능과 위상을 설계한 조직인 만큼 그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공직의 책무감을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의 예산처는 단순한 예산의 효율적 편성을 넘어 국가의 중장기 전략을 총괄하는 중차대한 역할까지 맡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대도약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힘있게 떠받치는 톱니바퀴이자 윤활유가 되겠다는 단단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박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통과해 이 대통령과 어떤 호흡을 맞출지 주목된다. 그만큼 이 대통령은 함께 일하면서 능력이 검증되고 준비된 인사 위주로 인선한다는 '이재명식 인사 스타일'을 이번에도 잘 보여준다.  

◆해수부 부산시대 여는 '부산 출신' 해수부 장관 후보자

이 대통령은 전재수 전 장관의 사임 이후 3개월 가까이 공백 상태였던 해수부 장관에 해수부 관료를 지낸 부산 출신 황 후보자를 지명했다. 

이 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해온 '해양수도 부산'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상징적인 인물로 해석된다. 해수부 부산 이전의 의미를 부각할 수 있는 인사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해수부 이전과 해사법원 설치에 이어 동남권 투자공사 설립은 물론 곧 에이치엠엠(HMM) 이전도 한다"면서 "대한민국 대전환, 지역균형발전, 한다면 한다. 대한민국은 한다"고 성공적인 해수부 부산 이전에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7월25일 부산에서 타운홀미팅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황 후보자는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38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입문했다. 해부수 항만물류기획과장과 해양정책과장, 수산정책과장, 대변인, 해사안전국장,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황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연설비서관실 행정관과 함께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 1부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황 후보자는 지명된 직후 "국제 정세가 엄중한 시기에 해수부 부산 이전 후 첫 장관 후보자가 된 것을 영광스럽고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성실하게 청문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반명계와 보수까지 끌어안은 규제합리화위 인선

특히 이번 인선에서 이 대통령은 강한 '통합' 의지를 드러냈다. 규제합리화위원회 인사에서 지난 총선 때 자신과 '사생결단'의 대립각을 세웠던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을 끌어안았다.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경영공학부 명예교수와 남궁범 전 에스원 대표이사도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에 위촉했다.

이 대통령은 민간위원 중심으로 운용되던 규개위를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로 격상했다. 총리급인 부위원장은 국무총리를 포함한 5명 이내에서 지정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2월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25.02.21 pangbin@newspim.com

박 부위원장은 민주당의 대표적인 반명계(반이재명계)였다. 2024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공개적으로 마지막까지 싸웠다. 박 부위원장은 인선 발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통령과 함께 일하게 됐다"며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이재명 정부를 만들어 국민께 보답하겠다"며 새로운 친명계가 됐음을 선언했다. 

이병태 부위원장은 보수 성향의 시장 친화적 경제학자이자 강력한 규제 개혁론자라는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대선 캠프에서 경제정책을 맡았다. 홍 전 시장이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후에는 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의 기업인인 남궁범 부위원장도 규제합리화위에 위촉됐다. 남 부위원장은 1989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경영지원팀 전무와 재경팀장(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삼성 계열사인 보안업체 에스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지난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현재는 고문을 맡고 있다.  

◆실용주의 우선한 인선…野는 "회전문 인사" 비판 

이 대통령의 이러한 인사 스타일은 이념과 진영, 세대와 지역을 넘어서 다양한 계층과 시각의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겠다는 분명한 '실용주의' 노선을 지향하고 있다. 국정 철학과 국정의 지향성도 실용주의와 맞닿아 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인선 발표를 하면서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은 정치권에서, 학계에서, 기업 현장에서 왔기 때문에 분야별로 딱 맞는 인물을 조화롭게 배치하고 다양하게 의견을 수렴하는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며 "각자가 갖고 있는 전문성을 십분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수석은 "이재명 정부의 통합과 실용 인사의 방향은 계속될 것"이라며 "특정 자리를 놓고 통합과 실용 인사를 하지는 않는다. 전체적인 인사의 방향에서 통합·실용 노선을 계속 가지고 가는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이재명 정부의 인사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KTV]

다만 야당은 이 대통령의 인선에 "철학도, 기준도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에 임명된 이 명예교수는 홍 전 시장 캠프에서 '정책통'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라며 "지난해 선대위에 합류하려 했지만, 당 핵심 인사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내부 반발과 지지층 눈치를 보며 스스로 손을 털어놓고 이제는 규제 개혁의 성과가 급해지자 전문성을 이유로 중용한다면 이는 명백한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의원을 지명한 것과 관련해 박 수석대변인은 "재정건전성을 포기한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정권의 확장 재정과 대규모 국책 사업이 예고된 상황에서 여당의 핵심 인사를 '나라 곳간 지킴이'에 임명한 것은 국가 재정을 정치적 포퓰리즘에 무한 노출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와 박 부위원장이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던 인물이라는 점도 문제 삼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박 후보자는 오늘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6인에 포함됐다"며 "후보자 발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는 것은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해 후보 교통정리에 나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수석은 "박홍근 후보자는 출마 선언을 했다가 최근 철회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박용진 부위원장도 마찬가지"라며 "선거는 이번 인사하고는 전혀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the13o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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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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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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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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