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언론 "14세 소녀, 8년 도전 끝 세계 1위로 우승"
태국 팬 "티띠꾼과 한국 군단의 대결 구도 이어질 것"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지난 22일 태국 촌부리 시암CC 올드코스의 18번 홀 그린 위. 지노 티띠꾼(태국)의 눈빛에는 안도와 감격이 함께 비쳤다. 세계 랭킹 1위 티띠꾼이 고국 팬들 앞에서 처음 들어 올린 혼다 LPGA 타일랜드 우승 트로피는 남다른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파 퍼트가 떨어지자, 그린 위로 가장 먼저 올라온 건 가족이었다. 좀처럼 딸의 경기를 직관하지 않아오던 어머니는 딸을 안고 울었다. 티띠꾼은 경기 후 "엄마가 울면서 안아줬고, '드디어 내 눈앞에서 이겼다'고 말했다. 이 순간을 정말 오래 기다렸다"며 "이 승리를 트리플A 플러스(A+++)로 매기고 싶다. 메이저와는 또 다른 의미지만, 나에겐 때론 메이저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태국 매체와 중계 화면은 이 장면을 여러 차례 반복해 내보냈다. "엄마 앞 첫 태국 우승", "가족의 희생이 만든 최고의 생일 선물"이라는 자막이 붙었다. 대회 기간이 그의 생일 주간과 겹쳤다는 점까지 더해져, 현지에서는 "세계 1위가 자기 자신에게 건넨 최고의 생일 선물"이라는 표현도 나왔다.

14세 때 이 대회 스폰서 초청 선수로 처음 LPGA 무대를 밟았던 어린 소녀는 무럭무럭 성장해 8번째 도전 끝에 같은 무대에서 '세계 1위 챔피언'에 올랐다. 현지 언론에선 14세 스폰서 초청 → 세계 1위 등극 → 고국 대회 첫 우승으로 이어지는 '골프 서사'를 보도하며 "한 대회가 한 선수를 키워낸 상징적인 사례"라며 "고국에서 증명한 세계 1위의 클래스", "쭈타누깐·타와타나낏을 잇는 태국 여자골프의 새 얼굴"이라는 헤드라인이 줄을 이었다. "이번 시즌 메이저 다승도 노려볼 만하다"는 전망과 함께 글로벌 골프의 축이 넬리 코르다·고진영에서 '티띠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SNS와 골프 커뮤니티 반응도 뜨거웠다. 태국 팬들은 "이제 여자골프의 시대는 태국이 연다", "세계 1위에 어울리는 홈 우승"이라는 글을 쏟아냈고, 후원사들은 일제히 축하 메시지를 띄우며 티띠꾼을 '국가 아이콘'으로 부각했다. 흥미로운 건 그 옆에 항상 한국 선수들의 이름이 따라붙는다는 것이다. 이 대회에서 김효주는 티띠꾼과 우승 경쟁을 하다 단독 3위를 기록했고 이소미·최혜진 등 6명이나 톱10에 포진하면서 "향후 태국의 에이스 티띠꾼과 한국 군단의 대결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