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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훈포럼]유홍준관장 "용산공원 한뼘 떼어내 '국중박 제2관' 만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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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관장,관훈클럽 포럼서 "용산기지 이전되면 국중박 2관 추진"
-우리 문화유산 에센스 모은 '한국미술 5000년전' 내후년부터 세계순회
-입장료 유료화 신중 검토, 국중박 K-컬쳐 널리 알리는 중심축 될 것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현재 서울 용산공원 부지의 약 7%가 주한미군으로부터 아직 반환이 안 됐다. 지하 통신시설이 남은 걸로 알고 있다. 나는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장을 4년간 했기에 300만㎡에 이르는 용산공원의 미래에 관심이 많다. 원래는 2030년 용산공원 전체 개방을 목표로, 공원 기본설계및 조성계획안 국제공모가 지난 2012년에 확정(네덜란드 도시조경가 아드리안 회저+한국 이로재)됐지만 계속 늦어지고 있다. 용산공원과 국립중앙박물관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다. 게다가 용산공원과 국립중앙박물관 사이에 지하철역도 생긴다고 들었다. 용산공원 부지를 국중박이 도려내 쓰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내 마음 속에선 한뼘 빼서 국중박 제 2관을 신설하고 싶다. 국중박은 지난해 650만명의 관람객이 찾는 등 과밀현상이 심각해 제 2관이 절실한 상태다. 국중박 부지 1만2000평 중 건폐율, 용적률을 감안하면 고작 300평 남은 게 전부다. 언제가 될진 모르나 제 2관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관훈클럽(총무 이하원) 초청으로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포럼을 가졌다. 이날 포럼에서 유 관장은 국중박 제 2관 확충및 신설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2월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관훈포럼에서 기조연설 중인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문화재 부문 최고의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비롯해 무려 45권의 저서를 펴낸 문화예술 전도사의 인생궤적과 박물관주의자임을 자임하는 뮤지엄 디렉터로서의 비전과 목표를 조목조목 소개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2.23 art29@newspim.com

유홍준 관장은 문화재 부문 최고의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미술사학자이다.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미술사학 석사, 성균관대학교에서 동양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유 관장은 전국의 문화유산의 가치를 특유의 유려한 필치로 흥미롭게 전하면서 '우리 문화재의 재발견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밖에도 미술 부문의 다양한 저술과 시리즈물을 펴냈고, 강연 부문에서도 독보적 인기를 누려온 유명인사다. 노무현 정부 때는 문화재청장을 맡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지난해 650만명(외국인 비중 7%)이 다녀간 국립중앙박물관 관람열기를 소개하고 있는 유홍준 관장. 경주, 부여 등 지방 박물관까지 합치면 1480만 명에 이르러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박물관 관람 열기'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2.23 art29@newspim.com

◆프로야구 연간관람객(1260만 명)을 능가하는 국립박물관 관람객수(1480만 명) 

이날 관훈포럼 기조연설에서 유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위상 △박물관은 진화한다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박물관 △국중박의 국내외 전시연계 △국립중앙박물관의 당면과제 등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약 43만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한국 역사와 문화의 심장으로, 현재 경주·광주·전주·대구 등 13개 지방에 있는 소속기관 소장품까지 합치면 총 컬렉션이 250만 점에 이른다고 밝혔다(올해 충주박물관까지 개관하면 분관은 총 14개관으로 늘어난다).

유 관장은 "박물관은 관람객수가 주요 바로미터인데 작년(2025년) 국립중앙박물관의 연간 관람객수는 650만 명을 넘어, 루브르박물관 874만 명, 바티칸미술관 683만 명, 영국박물관 648만 명,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573만 명(이상 2024년 기준)을 감안하면 세계 3위"라며 "650만 명이라는 이 경이로운 숫자에는 물론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이 한몫했다. 그러나 국중박 관람객수는 '케데헌' 이전인 2025년 7월초까지 이미 300만 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연내에 500만 명은 거뜬히 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같은 수치는 국중박이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문화공간'의 하나임을 말해준다. 뿐만 아니라 경주, 부여 등 지방에 있는 13곳 국립박물관의 관람객수가 830만 명이니 이를 다 합치면 1480만 명에 이른다. 이는 프로야구 연간 관람객(1260만 명)을 훨씬 능가하는 숫자다. 국민들의 문화향유 열기와 높은 민도를 말해주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립박물관은 첨단적인 전시방식으로 유물의 가치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넓은 공간에 국보 금동반가사유상 두 분만 오롯이 모신 '사유의 방', 조선왕조 의궤의 존엄을 보여주는 '의궤실', 미술품을 실감영상으로 재현한 '실감영상실' 등은 입체적으로 유물을 감상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있다"며 "온갖 첨단기술을 다각도로 이용하고 있는 것은 거의 세계적 수준으로, 많은 외국박물관들이 이를 높이 평가하며 앞다퉈 벤치마킹 중"이라고 했다.

또 "다양한 기획전시를 통해 박물관을 재방문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우리들의 이순신'전은 지난 석 달간 30만 명 이상이 다녀갔고, 올여름에는 K-푸드의 세계적 관심에 호응해 '우리들의 밥상'전이 열린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세계미술을 국내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전시회를 연중 2회 이상 열고 있고 그간 좀처럼 접하기 힘들었던 '이슬람 미술전'을 개최 중"이라고 했다. 오는 6월에는 국내 첫 '태국미술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러한 외국미술 기획전은 국중박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3일 관훈클럽 초청으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포럼을 가졌다. 사진은 관훈클럽 이하원 총무(오른쪽에서 두번째)의 질문에 답하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오른쪽에서 세번째).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2.23 art29@newspim.com

◆젊은 관람객및 어린이 관람객 증가, 가장 고무적

유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은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이 찾아오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특히 젊은 층의 비중이 큰 게  자랑이다. 관광객과 노년층이 주류를 이루는 외국과 대비된다"며 이는 박물관에서 열리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 때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린이박물관은 인기가 높아 현재 별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박물관에서는 연극, 춤, 음악회가 수시로 열리는데 오는 26일부터 내달 8일까지는 '국중박×블랙핑크' 프로젝트로 라이팅 이벤트를 진행, 외관을 핑크빛으로 물들이며 국중박의 대표 유물 8종에 대한 오디오 도슨트로 우리 문화유산을 안내할 예정이다. 이로써 박물관이 '즐겁게 놀면서 배우는 곳'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 관장은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해외전을 꾸준히 추진 중인데 현재 '이건희 컬렉션' 세계순회전이 워싱턴 스미소니언 아시아미술관에 이어, 시카고미술관(3월), 영국 브리티시 뮤지엄(9월)으로 이어질 예정이고,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교환전시로 도쿄박물관에서 '한국미술의 보물상자'전이, 한불수교 140주년 기념으로 파리 기메 뮤지엄에서 '신라, 황금과 신성함'전이, 중국 상하이박물관에서는 '신라'특별전이 열린다"고 전했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지며 세계 유수 박물관들이 앞다퉈 한국실을 개관하고, 학예사 지원, 전시유물대여 등을 요청해 오고 있다고 밝힌 유 관장은 "내가 관장으로 부임한 후 지난 7개월간 외국박물관장 10명, 문화부장관 2명이 방문해 국중박과의 협력을 희망했다. 이는 K-뮤지움의 위상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과밀화, 국립중앙박물관의 최대 당면과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안고 있는 당면과제로 유 관장은 관람객 증가에 따른 시설 확충을 첫손 꼽았다. 현재의 전시공간은 연간관람객 200만 명을 목표로 설계된 것으로, 1일 최대 수용인원을 1만5000명으로 잡은 것이라는 것. 작년 여름방학 등에는 무려 4만 명이 넘게 입장하는 등 과밀현상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편의시설, 주차장, 식당, 카페 확장이 시급해 올해 당장 '거울못 식당' 위에 '유리집 카페'를 열 계획이고, 열린마당과 거울못 사이를 연결해 관람 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물멍 계단'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유료화 전환, 신중히 검토할 것

유 관장은 '박물관 유료화' 문제는 현재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료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으나 관람객 정보의 체계적 수집·관리 및 분석을 위한 고객정보통합관리(CRM) 체계를 구축한 뒤 통합 예약·예매 시스템 개발 및 시범운영(2027년 상반기)을 거친 뒤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박물관 입장무료는 일반에게 편리함과 행복을 준다. 장점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이 몰리니까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오픈런까지 발생한다. 오전 10시 개장인데 8시반, 9시에 이미 긴 줄이 생긴다. 그래서 오전 9시반 개장으로 시간을 당겼다"고 전했다.

입장료와 관련 외국 박물관 사례도 많이 거론되는데 루브르박물관의 경우 관람객 80%가 외국인이어서 관광수입이 되고 있다. 자국민만 즐기는 게 아니라 우리와 단순비교는 적절치 않다.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박물관 같은 경우 한동안 내외국인 차등화를 시행하기도 했다. 일본은 도쿄와 교토, 나라지역 박물관및 미술관의 외국인 관람료 차등화를 곧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외국인 입장료를 2~3.5배 비싸게 책정해 '심각한 외국인 차별'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국중박의 경우 외국인 관람객이 7%대여서 내외국인 입장료 차별화는 별 의미가 없기도 하다.

이어 흔히들 관람객 과밀집 해소와 박물관 재정확충을 위해 유료화를 검토한다고 여기기 쉬운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입장료 수입은 제도상 박물관 자체경비로 쓸 수 없고, 국고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는 것. 유 관장은 향후 유료화가 시행되더라도 청소년·학생(대학생 포함)·65세 이상 노인·장애인 등은 무료 입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또 야간개장하는 수요일과 토요일은 무료입장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즉 유료화의 목적은 관람객 편의를 위해 예약제를 실시하고, 패스트 트랙을 설정해 질서를 유지하자는 데 있다는 것. '국중박 무료'로 인해 입장료를 받고 있는 사립박물관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는 설명이다.

◆인구 6만의 부여, 박물관 연 관람객은 100만명 육박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 뿐 아니라 13개에 달하는 지방의 소속박물관 또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밝힌 유 관장은 "작년에 경주박물관 약 200만(196만) 명, 부여박물관 약 100만(96만) 명에 이르고 있는데 부여군의 경우 군민이 6만 명인데 국립부여박물관 1년 관람객은 100만 명을 육박해 놀라운 수치"라고 전했다.

문제는 지방 박물관의 조직과 예산은 옛날 그대로이고, 관리 차원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지역문화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지원이 요청된다. 이에 국중박은 작년 지방시대위원회와 MOU를 맺고 적극적인 Museum Activity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관훈클럽 초청 관훈포럼에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유 관장은 해외에 직접 가지 않고 그 나라의 주요 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는 수준높은 전시를 매년 2회 이상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2.23 art29@newspim.com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총인세 규모? 자료 찾아봐달라

유 관장은 문화재 분야 최고의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이렇게 베스트셀러가 되리라곤 생각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원래 이 답사기는 월간 '사회평론'에 원고료도 못 받고 썼던 글이다. 이후 단행본으로 출간되며 호응이 일기 시작했고, 아내와 내가 인세의 7대 3, 8대 2로 나눠 갖게 되었다. '증권과 부동산에는 투자 안한다'는 걸 철칙으로 삼아 현금으로 계속 보유했다. 집안에 금고를 만들고, 독일제 자물통으로 잠가두었고, 또 은행에 넣어두기도 했다"며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 되는 바람에 현직 정부관료 중 가장 현금이 많은 공직자가 됐다. 총인세가 얼마인지는 내가 신고한 자료를 참조해달라"고 했다.

그는 "나는 강연을 엄청 많이 해서 강연료 수입도 많았다. 근래엔 기획사들이 생기면서 액수가 커졌다. 강연료 중 일부를 털어 박물관에 필요한 유물을 사서 전달하곤 했다. 돌아가신 한 선배가 '남에게 줄 때는 좋은 걸 주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 그래서 좋은 유물, 꼭 필요한 유물을 주려고 한다. 영국서 오래 전에 만든 '해심측정도'가 있는데 제주도가 기재된 고지도를 300만원에 수집해 제주도 박물관에 기증하는 식으로, 돈 보다는 그 박물관에 꼭 필요한 것을 기증하고 있다. 그게 더 의미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년퇴직 후 낙향해 살려고 충남 부여에 세컨하우스를 만들었는데, 그 바람에 부여 사랑이 각별하다. 10여년 간 부여와 백제 관련 서화및 민속미술품 800점을 모아 부여군에 기증(부여군이 경매회사에 의뢰해 평가해보니 27억원 규모로 추정)했다. 유 관장은 부여군립미술관이 건립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안목 기르려면? 좋은 선생님과 좋은 걸 함께 봐야

안목은 어떻게 길러지느냐는 관훈클럽 회원의 질문에 그는 "좋은 선생님과 함께 좋은 걸 보면 생긴다. 좋은 선생님은 책인 경우가 많다"며 "나는 젊은 시절부터 동주 이용희선생의 '한국미술사' 같은 책들을 여러 권 독파했고, 그 책을 갖고 다니면서 실제 유물과 비교하며 살펴보곤 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상대평가를 많이 한 사람은 절대평가도 잘 한다. 미켈란젤로의 걸작 조각 '피에타'를 곰브리치, 아놀드 하우저, H.W 잰슨은 제각각 뭐라고 평가했나를 찾아보면서 나름대로 기준을 세우곤 했다. 앞사람의 안목, 가르침을 참고로 하면서 나의 안목을 조금씩 길러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고 밝혔다.

◆K-컬쳐의 심장이자 뿌리로서 박물관
유 관장은 "현재 세계로 널리 퍼지고 있는 K-컬쳐, 이른바 '한류'의 실체를 문화사, 인류학, 사회학, 예술평론 등 인문학적으로 파악해보면 K-컬쳐에는 문화의 혼성화가 이루어져 있다"고 분석했다. 즉 한류는 단순히 민족적인 것도, 서구사조에 편승한 것도 아니라고 했다. 글로벌(global)과 글로컬(glocal)한 요소를 뒤섞어 이종교배를 통해 세계인들이 모두 좋아하는 것을 만든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K-컬쳐의 인자에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서려있다. 그래서 국립중앙박물관은 K-컬쳐의 뿌리로서 제품의 원단을 제공하는 역할에 충실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자형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하이브와 MOU를 체결하고, 블랙핑크와 협업하고, K-Food와 연계해 '우리들의 밥상'을 기획하고 있는 것은 이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울=뉴스핌] 스스로를 '타고난 박물관주의자'라고 소개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대학교수, 미술사가, 미술평론가, 문화재청장을 두루 거쳤지만 국중박 관장이야말로 가장 애착이 가고, 소망해온 직책이라고 밝혔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2.23 art29@newspim.com

◆인문학 활성화 위해 '양질의 인문학 대중서' 장려해야
유 관장은 "미술사를 전공한 인문학자로서 자기 전공분야의 전문저서나 논문 발표에 충실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한 시대 지성으로서 자신의 전문적 지식을 동시대 대중과 나누어 써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날 우리 인문학이 사회적으로 경시되고 있는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인문학자들이 대중과 긴밀하게 만나는 저서들이 흡족히 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베스트셀러 저자인 유 관장의 저술활동에 대해 일각에선 "전공논문은 젖혀두고 (돈벌이 잘 되는) 대중서에 쏠려 있다", "수없이 많은 책을 펴냈지만(지난 45년간 무려 45권 출간) 제대로 된 학술논문은 꼽을 게 거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이에 대해 그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관훈포럼에서도 이 부분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일반 대중을 겨냥한 인문서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말'이라며 이 점을 환기했다.

그는 대중서란 수준이 낮은 책이 아니라 전문적인 내용을 대중도 알아들을 수 있게 썼을 때 제빛을 발한다고 강조했다. 진정한 의미의 좋은 저서는 전문서와 대중서의 경계가 없다는 그는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Story of Art'가 전문서인가, 대중서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인문학 대중서의 최대 공급처는 대학교수 사회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의 대학교수들은 이른바 '교수업적평가'를 위해 '학진 등재지'에 실리는 논문에 매달리면서 그것을 사회화시키는 저서를 쓸 여력을 갖고 있지 못하는 것이 우리 교육계, 학계의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교수업적 평가에서 논문 한편의 절반인 50점, 또는 0점을 받는다며, 인문학 분야를 '질'이 아니라 규격화된 틀에서의 '양'으로만 평가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현상태라면 우리나라에선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같은 책도 학술 업적으로 평가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 유 관장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지난 30년간 500만 부가 팔리며 사회적 영향력을 획득했지만 이제까지 어떤 문학상을 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

그는 "1997년에 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3권'에 대해 '저술상'을 수여받은 게 전부다. 만해문학상을 받긴 했지만 '완당평전'으로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인문학의 대중서에 수상하는 '저작상', 미국의 퓰리처상 같은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나는 이미 독자, 국민으로부터 거대한 상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아쉬움이 없지만 교수업적 평가에서 일반저서를 용인하고, 국내에도 퓰리처상 같은 저작상이 생기면 우리 인문학이 크게 융성할 거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유홍준 관장은 지난 45년간 45권의 책을 펴냈다. 그러나 그 자신은 '네 종의 시리즈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째 시리즈는 1993년에 첫 권이 나온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국내편 12권을 펴내고 마무리짓지 못한 채 일본편 5권, 중국 실크로드편 3권, 그리고 '국토박물관 순례' 2권을 출간했다.

둘째 시리즈는 우리나라 미술품 감상을 안내하는 것으로 '국보순례' '명작순례' '안목'까지 세 권이다. 셋째 시리즈는 한국미술사 통사인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로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전 6권을 펴냈지만 제7권 '한국 근현대미술사'는 아직 펴내지 못한 채, 단행본으로 '한권으로 읽는 한국미술사'를 출간했다. 

마지막 넷째 시리즈는 '화인열전'이다. 유 관장은 "나는 한국회화사를 전공하면서 역대 화가들의 삶과 예술을 전기(傳記)로 엮어내는 것을 필생의 학업으로 삼았다. 그래서 2002년에 겸재 정선 등 모두 8명의 화가들의 바이오그래피를 묶어 '화인열전' 두 권을 펴낸 바 있다. 그러다 새로운 사실들을 반영하고자 2012년에 절판시켰는데 올해(2026년) 1월에 '새로 쓰는 화인열전' 제1권으로 '겸재 정선'이 새롭게 나왔다. 이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되어 기왕에 펴낸 '추사 김정희'까지 다섯 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이 저술활동에 전념하는 것은 인문학자이자 미술사가로서 사회적으로 자기를 실천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화유산의 전도사로서 유 관장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강연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가장 선호하는 강연 주제는 '우리 역사의 힘과 한국문화의 아이덴티티', '안목: 미를 보는 눈'이다. 그는 전국 어느 시군 아직 강연하러 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유 관장은 "지난번엔 가평군에서 새로 도서관을 개관한다고 강연을 부탁해 가평읍인 줄 알고 갔는데 가평군 조종면 현리 군부대 마을의 도서관이었다. 그래서 더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전도'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기 때문에 힘들기는 커녕 신이 난다고 했다. 전도사는 안 믿는 사람도 설득하는 직업인데 '믿겠다고 모인 분들께 전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강연에 임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AI 시대, 어떻게 전망하는가

전지구를 휩쓸고 있는 AI 시대를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유 관장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적용 중이다. 디지털 실감영상 등은 젊은 관객들을 유입하는데 굉장히 기여하고 있다. 현재 열리고 있는 '우리들의 이순신'전에서도 명량대첩을 재현하는 파트 등에 첨단기술을 다각도로 도입했다"며 "AI가 어디까지 인류의 삶에 파고들지 잘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론 아직 못다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AI가 대신 써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편 논란이 많은 '광화문' 현판과 관련해 그는 "세간에선 '유홍준이 문화재청장으로 있으면서 박정희가 쓴 광화문 현판을 떼어냈다'고들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당시 콘크리트로 된 광화문 현판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남산 신궁과 마주보도록 하느라 3.7도 비틀어져 있는 현판을 제 위치로 바로 잡았고, 콘크리트 재질의 박정희 한글 현판 또한 원래의 광화문 한자 현판을 수복해 다시 걸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글학회 등에서 서울에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만큼 한자 대신 한글 현판을 걸자고 하는데 꼭 하나의 현판만 걸 필요는 없으니 한자 현판과 한글 현판을 동시에 걸면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즉 평양의 대동문에는 현판이 3개 걸려 있고, 중국 전통궁궐 중에는 현판이 층마다 걸린 예도 부지기수라며 '현판을 꼭 하나만 걸란 법은 없다'고 전했다.

또 "광화문에 세종대왕 조각상도 있고 하니 훈민정음의 글자를 집자해서 광화문 현판을 만들어 거는 안이 가장 적절한 안이라 생각한다"며 "훈민정음 현판 외에, 박정희 현판을 다시 걸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보다 정확한 사항은 국가유산청장에게 물어봐달라. 내 의견은 어디까지나 개인의견이니 공식적으로는 국가유산청의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홍준 관장의 관훈포럼 기조연설과 질의응답 장면은 유튜브 '관훈클럽 TV'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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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장기금리 3% 목전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장기금리가 3%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인상 관측이 확산하면서 국채 매도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31일 도쿄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지표인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2.950%까지 상승했다. 전 거래일보다 0.030%포인트 오른 수준으로, 1996년 9월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시장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대표적 기준선인 3%까지는 불과 0.05%포인트를 남겨두고 있다. 채권 시장에서는 BOJ가 이르면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금리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국채 매도를 늘리는 한편 신규 매수를 주저하면서 장기금리에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된 것도 일본 국채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미 연방준비제도(FRB)의 케빈 워시 의장은 28일 잭슨홀 회의에서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웃도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미국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매수가 강해지면서 엔화는 달러당 160엔대까지 하락했다. 엔화 약세가 다시 강해지면서 BOJ의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과 일본이 엔화를 매수하는 공동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이후 시장에서는 엔저를 억제하기 위해 BOJ가 금리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시장이 반영하는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의 금리인상 확률도 이미 8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BOJ 내부의 매파적 분위기도 시장의 금리인상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히미노 료조 부총재는 27일 금리인상과 관련해 "다음 회의를 포함해 매번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충분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9월 인상을 명시적으로 예고하지는 않았지만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은 셈이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 우려도 장기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재정지출 확대를 위해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경우 시장에서 국채를 소화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재정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장기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3%를 넘어설지에 쏠리고 있다. BOJ의 추가 긴축 기대와 엔화 약세, 적극재정에 따른 재정 우려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장기금리의 상승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블룸버그] goldendog@newspim.com 2026-08-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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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를 달구는 8가지 화두 이 기사는 8월 31일 오전 08시08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인공지능(AI) 번역을 바탕으로 전문 기자들의 검증과 분석을 거쳐 생산된 콘텐츠입니다. 원문은 8월28일 블룸버그통신 기사(Carry Trades to Treasury Twists: A Guide to the Hot Debates on Wall Street)입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잇달아 시선을 끄는 정책 결정을 내리면서 투자자들은 올여름 한산한 시기를 누리지 못했다. 베선트 장관이 이끄는 재무부는 엔화 강세를 유도하고 장기 차입비용을 억제하기 위해 예상치 못한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투자자들은 중동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도 여전히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거래 기법에 눈을 돌리는 한편 당국이 반영해야 할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거래 기법과 이론이 뒤섞여 제시되고 있다. 이에 트레이딩 데스크에서 가장 뜨겁게 논의되는 주제들의 배경과 현재 상황,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 본드 스티프너(Bond Steepener)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의 장기물 금리는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인공지능(AI)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 늘면서 국채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며 올해 상승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장기채 보유에 대한 우려를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해당 수준까지 오르면서 월가에서는 장기물 국채 가치가 단기물 대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 이런 현상은 커브 스티프닝(curve steepening)으로 불린다. 재무부가 8월 10년물부터 30년물까지의 국채에 대한 재매입(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음에도 이런 전망은 유지되고 있다. 해당 발표 이후 장기물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지만 골드만삭스그룹(GS)과 웰스파고(WFC)의 금리 전략가들은 장기 수익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통화로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한 뒤 이를 훨씬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국가의 통화로 전환하는 고위험 거래를 의미한다. 신흥국 8개 통화 기준 블룸버그 누적 외환 캐리트레이드 지수 분기별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이 거래는 신흥국 금리가 주요국 대비 높고 신흥국 통화가 달러, 유로, 엔 등 주로 차입에 활용되는 통화 대비 안정적이거나 강세를 보일 때 활발해진다. 이 거래는 7개 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해 2008년 이후 가장 긴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2024년 여름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당시처럼 이 거래는 빠르게 반전될 수 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는 달러 가치 하락 우려로 투자자들이 달러를 매도하고 금이나 비트코인처럼 공급량이 제한된 자산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뜻한다. 이 용어는 잉글랜드의 헨리 8세나 로마 황제 네로처럼 금화와 은화에 구리 등 값싼 금속을 섞어 화폐 가치를 떨어뜨린, 이른바 화폐 개악(debasement)을 단행했던 역사적 사례에서 비롯됐다. 현대적 의미에서는 미국의 부채가 40조달러를 넘어선 데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달러 구매력이 잠식될 것이라는 우려로 투자자들이 달러를 경계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미국 정책 당국이 의도적으로든 실수로든 달러 약세를 유발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구심도 한몫하고 있다.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에 대한 논의는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국 정부 셧다운 가능성 등을 계기로 확산됐다. 이후 2026년 중반 베선트 장관이 엔화와 미국 장기 국채를 지지하기 위한 시장 개입을 승인하면서 월가에서 다시 논쟁으로 떠올랐다.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계획 발표 전후 블룸버그 달러스팟 지수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다만 달러 약세가 나타날 때마다 이를 모두 디베이스먼트로 해석할 수는 없다. 전세계 투자자들이 여전히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전면적인 이탈이 나타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탈달러화(De-Dollarization) 디베이스먼트가 달러 가치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개념이라면 탈달러화는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는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을 축소하거나 기업이 달러가 아닌 통화로 채권을 발행하거나 전세계 투자자들이 자금을 미국 밖 시장으로 이동시키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전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약 70%에서 최근 60% 미만으로 상당폭 낮아졌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장기적으로 달러 익스포저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가운데 유로화와 위안화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꼽히면서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탈달러화 논의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본격화됐다. 미국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달러 기반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면서 미국이 자국의 금융 시스템과 통화를 무기화할 수 있는 능력에 관심이 쏠렸다. 다만 미국 증시는 여전히 전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채권시장 규모도 세계 최대다. 달러의 우위는 시장의 깊이와 미국 경제 규모, 그리고 이를 진정으로 대체할 만한 통화가 없다는 점에 뒷받침되고 있다. 금융억압(Financial Repression) 금융억압은 1973년 스탠퍼드대 경제학자 로널드 매키넌과 에드워드 쇼가 만든 용어로 정부가 저축을 국채나 특정 우대 차입자에게 유도해 차입비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정책을 뜻한다. 이런 정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광범위하게 시행됐다. 자본 통제, 금리 상한제, 금융기관의 국채 보유 의무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채권 보유자들의 수익률을 낮춤으로써 정부는 과중한 부채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실제로 연준은 2차 세계대전 기간과 종전 이후 단기 국채 수익률에 상한을 뒀다. 이 조치는 1951년 재무부-연준 협정 체결로 종료됐다.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를 비롯한 일부 투자자들은 베선트 장관의 국채 재매입을 정부 차입비용을 억누르기 위한 금융억압의 한 형태로 평가하고 있다. 관련된 개념으로 재정 우위(fiscal dominance)가 있다. 이는 부채 규모가 큰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 대신 정부의 저비용 차입 지원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자극될 수 있다. 트위스트(The Twist) 베선트 장관의 재매입 전략이 실질적으로 장기채를 단기채로 대체하는 효과를 낸다면 이는 연준이 수십 년간 여러 차례 시행해온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의 재무부 버전에 해당한다. 연준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중앙은행 포트폴리오 내 단기 국채를 장기 국채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장기 차입비용을 낮추고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이 목표였다. 베선트 장관은 자신이 트레저리 트위스트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략을 통해 단기 국채(T-Bill)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고 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이체방크(DB)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리서치 글로벌 총괄은 재매입 계획 발표 이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시작됐다"며 "재무부는 시장에서 듀레이션을 제거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면 단기 국채 발행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사실상 "연성 금융억압"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런 조치를 베선트 풋(Bessent Put)이라고 부른다. 풋옵션은 매수자가 정해진 가격에 특정 자산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이 경우 시장에 대규모 매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트레이더들이 인지하고 있어 이에 맞서는 거래를 꺼리는 상황을 가리킨다.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정책 및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기간 투자자들이 결국 셀 아메리카(Sell America)로 향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관세 정책,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 재임 당시 연준을 겨냥한 압박, 그린란드 병합 언급으로 인한 전통적 동맹 관계 훼손 등이 꼽힌다. 국가부채 증가와 같은 근본적인 취약 요인도 이런 흐름에 더해지고 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8월 거의 2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는 지난해 약 8% 하락했다. 다만 해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미국 증시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발전에 힘입어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수익률곡선통제(Yield Curve Control) 장기채 재매입 규모를 늘리려는 재무부의 조치는 시장 원리에 따라 금리 수준이 결정되도록 두지 않고 당국이 차입비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려는 정책과 이미 비교되고 있다. 미국·일본·독일·영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RBC블루베이를 비롯한 일부 투자자들은 국채 수익률이 통제 범위를 벗어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어디까지 개입할지, 그리고 이것이 결국 연준에 금리 억제를 위한 압박으로 작용할지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준은 이런 압박에 맞서 독립성을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워시 의장이 오랫동안 자산 매입 활용과 재정·통화 정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에 의문을 제기해온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연준의 협조 없이는 베선트 장관이 이끄는 재무부가 차입비용을 실질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시행한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의 엇갈린 성과는 반면교사로 꼽힌다. 당시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수익률 방어에 나섰지만 그 결과 엔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8-3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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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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