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산업의 착시…불황은 방심 불러
반도체 이후를 준비하는 투자 전략 필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정부가 목표한 2% 경제 성장이 이례적인 반도체 호황에 힘을 받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도 한국의 성장률을 2% 내외로 끌어올리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형성되고 있다.
해외 주요 기관들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 씨티은행은 2.4%의 성장을 전망했다. 인공지능(AI) 수요를 반영한 반도체 중심의 수출 확대가 경기회복에 힘을 실어주는 현재 상황은 환영할 일이다.

다만 2% 성장에 '무엇이 담겨야 할지'는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자동차, 건설, 유통 등 다른 산업군은 오히려 역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성장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반도체는 대규모 고용이나 유사 산업으로의 확장성이 자동차나 조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산업군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빠지면 안 되는 기억이 하나 있다. 불과 1년 전, 지난해 1~2월만 해도 반도체 경기에 대한 전망은 낙관이 아니었다. 일반 DRAM 가격 하락, HBM 비중 변화, 파운드리 가동률 둔화 등을 전망하는 증권사도 있었다.
사이클 산업의 본질이 여기 있다. 반도체는 호황이 올 때도 위험하고, 불황이 갈 때는 방심을 부르는 경향이 있다. 숫자가 좋아질수록 빠르게 낙관이 퍼지고, 이 낙관은 다시 투자·고용에 영향을 끼치는 경향이 있다.
현재의 반도체 호황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도 짚어야할 부분이다. 미국 관세에 직격탄을 맞은 철강업계는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으며, 화학업계는 이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결국 '진짜' 성장은 성장률의 숫자가 아닌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한 '체질 변화'가 필수 요소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부실한 산업 경쟁력을 키워 '여러 엔진'을 가동하는 성장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올해 한국 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반도체와 같은 특정 산업군이 경기를 끌어올릴때, 다른 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투자의 지혜'가 필요하다. 그게 진짜 2% 성장의 의미가 아닐까.
wideope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