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1300㎞ 비행·첫 日급유 지원, T-50B의 글로벌 데뷔 무대
에어쇼 넘어 'K-Defense 외교전'… 공군, UAE 일정도 검토 중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국방부 공동취재단]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Black Eagles)'가 9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상공에서 T-50B 8대 편대로 정밀 기동을 선보이며 'K-방산의 비행 외교' 무대를 완성했다.

9일부터 열리고 있는 2026 국제방산전시회(WDS)에서 블랙이글스는 사우디 공군 특수비행팀 '사우디 팰컨스'의 시범에 이어 등장, 별·다이아몬드·하트·무궁화 등 10여 종의 고난도 기동을 약 30분간 연속 선보였다. 건조한 고원기류와 고온 환경 속에서도 최대 고도 8000ft(약 2438m)까지 치솟으며 완벽 편대 유지로 관객을 압도했다. 활주로 주변은 물론 4층 건물 옥상까지 관람객이 빼곡했고, 기체들이 흰 연기를 내뿜으며 급강하 후 재상승할 때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현장 통제를 맡은 노남선 제53특수비행전대장(대령)과 서동혁 제239특수비행대대장(중령)이 무전으로 조종사들과 실시간 호흡을 맞췄다. 블랙이글스의 주력기 T-50B는 국내 최초 초음속 훈련기 T-50을 기반으로 한 고등비행용 모델로, 최대속도 약 마하 1.5(시속 1837㎞), 상승률 초당 1만 피트 이상, 기동 하중 +8G까지 견딘다. 이날 시범비행에서는 '360도 회전' '대칭 기동' 등 자매기 편대 전술기동을 K-팝 '골든' 등 경쾌한 사운드와 함께 연출했다.

공군은 이번 전시회에서 제3전시관 블랙이글스 부스를 따로 마련해 관람객과 방산 관계자에게 T-50 계열기와 연계된 수출성과를 홍보 중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블랙이글스는 이번 리야드에서 사실상 'K-팝 그룹'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었다"며 "T-50 플랫폼의 안정성과 기동성을 현장에서 증명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원정은 작전 규모 면에서도 주목된다. 블랙이글스는 지난달 28일 원주기지(제239특수비행대)에서 출발해 오키나와·필리핀·베트남·태국·인도·오만을 거쳐 약 1만1300㎞를 비행했다. T-50B 9대(예비기 1대 포함)와 수송기 C-130 4대, 장병 120여 명이 투입됐다. 특히 일본 항공자위대 나하기지에서 급유를 지원받은 사실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공군 항공기가 일본 측 급유 지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한 교민은 "사우디 팰컨스와는 차원이 다른 정밀기동이었다"며 "사우디 하늘에 태극문양이 펼쳐질 때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이번 리야드 비행은 단순한 에어쇼 참가를 넘어 K-방산과 항공 외교의 입체적 확장을 상징한 장면으로 평가된다. 공군은 다음달 UAE 아부다비 국제에어쇼 참가 여부를 검토 중이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