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6 동계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는 분주하지만 들떠 있다. 개막식을 기다리는 산 시로 스타디움에는 설렘과 삼엄함이 공존한다. 그 곳은 8만여 명을 수용하는 이탈리아 최대 축구장이다. 1년 내내 전 세계 축구 팬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몰리는 '축구의 극장'이자 도시의 기념물이다. 올림픽이 다가오자 표정이 바뀌었다. 5일(한국시간) 산 시로 주변은 약 3.6㎞ 길이의 철조망으로 둘러싸였다. 철조망 가까이 가기만 해도 경비 인력이 제지했다.


밀라노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11월부터 산 시로 옆에 축구장 크기의 대형 천막을 세웠다. 하루 최대 9시간씩 연습을 이어왔다. 출연진만 1200여 명이 동원됐다. 7일 열릴 새벽에 열릴 개막식 무대 설치와 예행연습이 막바지에 들어갔다.
이번 개막식의 주제는 '조화'다. 이탈리아어로 '아르모니아(Armonia)'다. 총연출은 이탈리아 연출가 마르코 발리치가 맡았다. 무대는 르네상스로 대표되는 이탈리아 역사와 예술을 전면에 세운다. 알프스의 대자연을 품은 돌로미티 산맥의 풍경도 한 축이다. 미켈란젤로 조각상을 떠올리게 하는 구조물, 코르티나의 설산을 압축한 세트가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밀라노와 코르티나를 한 무대에 묶는 장치도 준비됐다. 1900년 전후 유럽의 황금기 '벨 에포크'를 상징하는 열차와 호텔 조형물이 등장한다. '피아트' 자동차로 대표되는 산업 발전의 상징도 무대에 오른다. 패션 도시 밀라노의 정체성을 반영해 의상과 스타일링 역시 볼거리로 꼽힌다.

이번 개막식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한 소년이 만든다. 코르티나 인근에 사는 리카르도 주콜로토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교통요금이 오르자 그는 7.5유로 차액을 내지 못해 버스에서 내려야 했다. 영하 3도 눈길을 6㎞ 걸어 집으로 돌아갔다. 휴대전화도 없어 귀가 뒤 저체온증 증세로 치료를 받았다. '바가지 물가' 논란이 한창이던 시점이었다. 이 사건은 이탈리아 여론을 흔들었다.
조직위원회는 그 소년을 개막식 무대로 불렀다. 조직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역할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비중 있게 출연한다"고 말했다. 발리치 총연출은 현지 언론에 "차가운 버스 문 대신 전 세계를 향해 열린 밀라노의 문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소외된 아이가 전 세계를 맞이하는 안내자가 되는 설정이다. '조화'라는 주제에 포용의 메시지를 섞었다.
화려한 출연진도 예고됐다. 머라이어 캐리가 이탈리아어로 노래를 부른다. 안드레아 보첼리도 무대에 오른다.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의 출연도 거론된다. 톰 크루즈, 스눕독 같은 글로벌 스타의 깜짝 등장 가능성까지 언급된다. 해외 매체들은 개막식을 '초대형 공연'으로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흥행은 마지막 과제로 남았다. 개막식 사흘 전인 3일까지 일부 좌석이 팔리지 않았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조직위는 만 26세 이하를 대상으로 '1+1 프로모션'을 내걸었다. 100년 된 축구 경기장을 올림픽 무대로 바꾸는 작업은 진행 중이다. 무대 위에서는 이탈리아의 예술과 자연을 꺼내 들고, 무대 밖에서는 티켓 판매를 끝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