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파라 인수 효과 본격화…암진단 사업 성장 기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루닛이 2500억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 리스크를 털어내고 '성장'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그간 시장이 우려한 풋옵션 이슈 등을 선제적으로 해소해 기업가치의 발목을 잡아온 불확실성을 제거하겠다는 구상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2일 루닛 본사에서 열린 유상증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마이크로소프트 등과의 공동연구, 협업 발표가 있었음에도 주가가 다시 내려가는 패턴을 보여왔다"며 "그 배경으로 재무적인 리스크가 지목돼 이를 해결하고자 유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루닛은 지난 2024년 171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볼파라'(현 루닛 인터내셔널)를 인수, 세계 최대 헬스케어 시장인 미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하지만 당시 발행한 전환사채의 조기상환 청구 시기를 앞두고 풋옵션 우려가 확산됐다.
서 대표는 "전환사채 풋옵션 도래 시점이 다가오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졌고 법인세차감전손실(법차손) 이슈도 제기됐다"며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해주시면서도, 재무적인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계속 표명돼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주가가 계속 눌릴 것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풋옵션이 100% 행사될 경우 루닛은 1970억원의 현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번 유상증자로 2500억원을 조달하면 풋옵션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는 동시에, 장기 성장을 위한 재무 안정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와 함께 1대 1 무상증자도 병행할 계획이다.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CB 풋옵션 대응 등 재무 리스크 해소와 ▲차세대 기술 개발 등 미래 투자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서 대표는 "저희는 AI 회사로 지금 당장의 사업을 잘하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는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며 "AI 산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를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스타트업으로 성장을 위해 달려온 시간이 있었다면 이제는 상장사로서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갖춰야 할 시점"이라며 "작년 하반기부터 비용 구조를 전면 재점검했고, 올해는 전년 대비 20% 이상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성과로 올해 EBITDA 기준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 측면에서도 볼파라 인수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숫자로 드러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미 미국 현지에서 구축된 채널과 영업 조직을 통해 빠른 매출 확대가 가능했고, 직접 시장에 진입했다면 수년이 걸렸을 성과를 단기간에 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볼파라가 확보한 기존 계약의 누적 매출을 합치면 암 진단 사업 매출이 전체적으로 20~3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암 치료 사업 부문 또한 기존에 확보한 계약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올해 유의미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루닛 스코프를 연구용 제품으로 처음 출시한 2023년 이후, 누적 억대 매출을 기록한 상대 제약사는 15개 이상, 누적 매출 10억원 이상 제약사는 5개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 중 한 곳은 50억원 이상의 누적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루닛 스코프 매출은 지난해보다 2~3배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 대표는 "루닛 스코프를 기반으로 글로벌 상위 20대 빅파마 중 15곳과 이미 협업하고 있으며 더 확장될 것으로 본다"며 "특히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의 성장이 빠른 상황으로 앞서 계약을 체결한 아스트라제네키와 다이이치산쿄 등과의 추가 협업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루닛 스코프 매출은 연구용과 상업화 단계로 구분되며, 제약사들과 진행 중인 사업은 임상시험에 적용되는 연구 협력 형태로 건별로 사용료를 받는다"며 "상업화를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동반진단 허가를 받는 시점은 2027년 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닛은 글로벌 진단기업 및 임상시험수탁기관(CRO) 기업들과의 협업도 확장하고 있다. 랩콥(Labcorp)과 AI 기반 병리분석 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글로벌 1위 CRO 기업인 아이큐비아와 AI 병리 솔루션 임상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추가 협업을 논의 중인 단계다.
서 대표는 "작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92%인데 이 비중은 점차 더 커질 것"이라며 "이번 유증을 통한 마지막 자금 조달로 재무 리스크를 해소해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올해 EBITA 기준 BEP를 무조건 맞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