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즉각적인 감축이 없더라도
유연성·기회비용 재평가될 가능성 커
미군 전력, 인도·태평양 투입될 수 있어
자주국방땐 韓 전작권 행사 위험하지 않아
2026년 미국 국방전략(NDS)은 중대한 전환을 담고 있다. 즉 "싸우지 않기 위해 선택해야 한다"는 핵심 메시지는 수사가 아니라 현실에 대한 인식이다.
다시 말해 미국은 더 이상 모든 적을 모든 지역에서 동일한 수준으로 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략적 전면 개입의 시대는 저물었고, 전략적 선택과 우선순위 설정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동맹국, 특히 대한민국에 중대한 함의를 갖는다.

◆美 NDS, '中 억제' 최우선 과제로 명시
첫째, 억제는 이제 말이나 수사가 아니라 명확한 선택에 달려 있다. 즉 NDS는 본토 방어와 인도·태평양, 특히 중국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명시하면서 동맹국들이 자국 지역 방위의 1차적 책임을 져야 함을 분명히 한다. 이는 동맹 이탈이 아니라 제한된 자원과 산업 역량, 중국이라는 구조적 도전에 따른 재조정이다.
둘째, 억제의 성격이 능력 중심의 '거부(denial) 억제'로 이동했다. 억제의 신뢰성은 더 이상 주둔군이나 선언에서 자동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적이 목표를 물리적으로 달성할 수 없다고 믿게 만드는 실제 전력과 초기 단계에서의 차단 능력이 핵심이다. 이는 실전 전력과 탄약 비축, 복원력 있는 지휘통제, 그리고 교란 속에서도 작전 가능한 능력을 요구한다.
셋째, 군사력은 산업 역량과 국가 회복탄력성과 직결된다. 탄약 생산과 전시 상황 속에서 장비 수리와 장기 지속 능력은 보조 요소가 아니라 억제의 핵심이다. 플랫폼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작전지속을 전략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 중요하다.
한국에 대한 메시지는 명확하다. 한반도에서의 대북 재래식 억제의 1차 책임은 한국에 있다는 것이다. 확장억제와 핵우산을 포함한 한미동맹은 유지되지만 초기 국면의 방어 부담은 한국이 감당해야 한다는 전제가 강화된 것이다.
◆美 우선순위·韓 준비태세 간극땐 '北 오판' 위험
이는 몇 가지 현실을 동반한다.
첫째, 주한미군은 즉각적인 감축이 없더라도 유연성과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군이 기본 억제를 담당해야 미군 전력이 보다 광역 인도·태평양 과제에 투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동맹 신뢰는 수사(修辭)보다 한국의 실질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워싱턴의 핵심 질문은 "한국의 의지가 있는가"가 아니라 "위기 초기에 한국이 버틸 수 있는가"다. 답이 긍정적이면 동맹은 견고해지고 불확실하면 조정 압박이 커진다.
셋째, 미국의 우선순위와 한국의 준비태세 사이에 간극이 보인다면 북한의 오판 위험은 커진다. NDS는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 선택을 가시화한다. 한국이 이에 상응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억제는 약화된다.
◆韓, 北 공격 초기단계 억제 공백 메워야
한국이 지금 당장해야 할 일은 첫째, 초기 단계 억제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북한의 미사일 대규모 사격과 특수전 침투, 사이버 교란, 제한적 재래식 공격을 흡수·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요격기 수치가 아니라 재장전 능력과 분산, 중복 센서, 방호를 포함한 실질적 통합 방공·미사일 방어를 의미한다.
둘째, 탄약과 지속 능력을 전투 기능으로 격상해야 한다. 며칠 만에 고갈되는 비축은 억제가 아니다. 전시 증산 계획과 수리 능력, 보호된 공급망은 첨단 플랫폼만큼 중요하다.
셋째, '복원력 있는 지휘통제(C2)'를 중첩되게 구축해야 한다. 북한은 통신과 센서, 의사결정을 공격할 것이다. 네트워크의 공격 속에서도 작전하고 신속히 복구하며 결정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넷째, 대특수전과 기반시설 방호를 강화해야 한다. 항만과 비행장, 에너지 시설, 탄약고, 데이터센터는 우선 방호표적이다. 거부 억제는 이 노드들이 공격 속에서도 기능을 유지할 때 성립한다.
즉각 대비를 넘어 한국은 의도적으로 1차 재래식 억제국으로 진화해야 한다. 센서–결심–타격–평가의 통합을 생존 가능한 체계로 구현하고 해상과 공중 거부 능력으로 확전을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
또 동원·예비전력 개혁이 필수다. 징병제의 강점은 신속·체계적 동원일 때만 억제가 된다. 속도는 규모보다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방위산업 기반을 전략 인프라로 인식해야 한다. 생산과 수리, 인력의 회복탄력성은 억제 신뢰성의 일부다.
◆'위기 초기' 北 '성공' 단호 거부, 韓 능력 요구
정책적으로 한국은 '1차 책임'을 구조화된 한미 로드맵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담당할 부분과 '미국의 핵심 지원' 범주를 명확히 해 기대 불일치를 줄여야 한다.
또 미군 태세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 존재가 선택적으로 변해도 억제가 유지되는 이유를 능력 중심으로 설명할 준비가 필요하다.
2026년 NDS는 한미동맹을 약화시키지 않는다. 시험한다. 오늘의 명확한 선택이 내일의 전쟁을 줄인다는 통찰은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반도의 억제는 위기 초기에 북한의 성공을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한국의 능력을 요구한다.
이 시험을 통과하면 동맹은 더 강해지고, 그렇지 못하면 전략 환경은 더욱 가혹해질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달성되면 전시작전통제권을 우리가 행사해도 위험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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