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전남 통합 논의와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에 이어, 부산·울산·경남 역시 행정통합 논의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초광역 경제권을 형성하고, 수도권 집중이라는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자는 문제의식에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행정통합은 분명 하나의 정책적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행정통합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만능 해법은 아니다. 특히 교육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준비 없이 추진되는 행정통합은 오히려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행정 효율성만 놓고 본다면, 다수의 전문가들은 인구 약 50만 명 규모의 행정구역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교육 분야는 더욱 그렇다. 학생, 학부모, 교사와의 물리적·심리적 거리, 지역별 교육 여건과 학교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거대한 교육 행정 체계는 필연적으로 현장과 괴리될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질문이 제기된다. 만약 부울경이 통합되어 인구 800만 명 규모의 초광역 도시가 된다면, 통합교육청은 과연 효율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현재도 교육감 선거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은 높지 않은 편이다. 후보자에 대한 정보 부족 속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구조에서, 통합교육청 교육감 선출이 과연 민주적 정당성과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냉정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는 특정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문제다.
이에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통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을 연계해 선출하는 '러닝메이트'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초광역 행정체제에서 행정과 교육이 분리된 채 운영된다면 정책의 일관성과 책임성 확보는 어렵다. 통합자치단체장의 지역 발전 전략 속에 교육 정책이 유기적으로 결합되고, 교육감 역시 그 방향에 대해 공동의 책임을 지는 구조가 필요하다.
둘째, 통합교육청의 기능과 권한은 과감히 조정해야 한다.
초광역 교육청은 정책 기획과 조정, 평가 기능에 집중하고, 실제 교육 행정의 핵심은 인구 50만 명 내외의 지역교육청으로 재편해 권한과 책임을 대폭 이양해야 한다. 기초학력 보장, 학생 안전, 교권 보호, 학교 지원 등은 현장과 가까운 곳에서 결정되고 집행될 때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
셋째, 행정통합특별법에는 반드시 교육에 관한 특별 규정을 포함해야 한다.
교육 체계를 기존 제도에 그대로 둔 채 행정만 통합할 경우, 지역 간 교육 격차는 확대되고 정책 책임의 소재는 불분명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 피해는 결국 학생과 학부모, 교사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행정통합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그 궁극적 목적은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우리 아이들이 더 나은 교육 환경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교육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통합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부울경 통합 논의가 진정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부터 교육체제에 대한 치열하고도 책임 있는 논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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