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 vs 교권 제로섬 프레임 반대…'존중·신뢰' 공동체로 복원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중등교사 출신 강민정 전 국회의원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교원 정치기본권 확대에 "학생의 정치 문해력 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길"이라며 신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강 전 의원은 군사독재 시절 교육마저 정권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교사의 시민권까지 극도로 위축됐으며 이제는 그 여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전 의원은 26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평교사로서 학교 현장의 고통을 아는 교육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강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교사로 교육계에 어떻게 입문했는데.
▲교사는 한 사람의 삶을 성장시키는 '선한 영향'을 주는 일이라고 믿었다. 아이들에게도 "선생님은 한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준다"라고 말해왔다. 교육은 아이들에게 세계를 소개하고 세계를 사랑하게 하는 일이라는 관점에서 교직을 택했다.
-교사 출신으로서 교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학교를 시장·사법 논리에서 떼어내 존중·신뢰의 교육공동체로 회복해야 한다. 동시에 악성 민원·소송에 대한 긴급 법률 지원을 강화하고, 교사의 행정 부담을 줄여 수업과 생활교육에 쓸 시간을 되찾아줘야 한다.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침해의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학생인권과 교권을 제로섬으로 묶는 프레임은 틀렸다. 서이초 사건 이후 책임을 져야 할 당국이 책임을 회피하려고 '교권 붕괴의 원인이 학생 인권'이라는 왜곡된 프레임을 씌웠다. 학생 인권도 지키고 교권도 지키는 학교 문화·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정치기본권 확대도 교권 이슈의 한 축인데.
▲헌법 31조의 정치적 중립은 국가권력·특정 정파가 교육을 정파적 목적의 수단으로 삼지 말라는 취지다. 교육기본법 6조의 중립은 교사가 교육활동 과정에서 개인의 정파적 신념을 학생에게 주입·강요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군사독재 시절 교육이 정치권력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동원되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학교나 교사 교육의 현장에서 정치 얘기를 해서는 안 되는 걸로 철저하게 왜곡됐다. 그 결과 교사들의 헌법이 주장하는 시민적 권리인 참정권을 박탈하는 용도로 작동해 왔고 그 결과가 지금까지 이어졌다. 한국 사회가 민주주의 수준이 높아졌는데도 이 문제는 과거에 머물러 있어 회복이 필요하다.
-교원 정치기본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긴다고 보나.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이다. 학교에서 정치 문해력을 기르는 교육이 막히면, 학생은 세상에 나가 부딪히는 문제들이 정치적이라는 사실을 해석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된다. 공교육 목적 중 민주시민 자질이 공백이 되는 것이다. 선거의 원칙을 책으로 배우는 것만이 아니라 정당 정치·공약·정책이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을 이해해야 하는데, 이를 배우지 못한 채 만 18세 유권자가 된다. 교사의 정치기본권 회복은 교사의 시민권 회복이자 학생의 정치 문해력 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길이라고 본다.
-교사 정치 기본권을 주면 교실이 '정치판'이 된다는 우려가 있는데.
▲과도한 우려라고 본다. 교육활동 중 정치적 주입을 금지하는 법적 근거가 있고, 실제로 교사들이 중립성을 버리고 학생을 세뇌시키는 방식으로 수업하지 않는다. 혹시 문제가 생기면 법에 근거해 엄격히 책임을 물으면 된다. 주입·세뇌 금지, 쟁점의 논쟁성을 교육에서 재현하는 원칙 등 교수학습 방법론도 교육계에 공유돼 있다. 우려 때문에 기본권 보장과 정치 문해력 교육을 막는다면, 그 피해는 교사보다 학생에게 더 크게 간다. 이재명 대통령 공약이 입법으로 완성되길 바란다.

-교육감 출마 결심에도 교사 경력이 크게 작용했나.
▲서울은 교수·정치인 출신 교육감이 많았지 않나. 교수 출신은 자료로 현장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 평교사로서 학교 현장의 고통을 몸으로 알고, 현장과 중앙의 메커니즘을 함께 아는 교육감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근식 교육감이 이끄는 서울 교육을 어떻게 평가하시나.
▲우선 보궐선거로 검증 시간이 짧았다. 교육청은 여러 사업을 발표했지만 학교의 고통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교육 철학과 진단·해법 제시가 약해 소극적 관리행정이 이어졌고, 교육청은 학교는 고통을 호소했다고 본다.
-서울교육이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정책은 뭔가.
▲'치유와 성장'이다. 자해·자살 시도 증가 등으로 아이들의 몸·마음이 임계점에 왔다고 진단한다. 핀셋 치유와 함께 학교를 숨 쉬고 관계 맺고 배움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바꿔야 한다. 보고·행정 중심의 사업을 덜어내 교사가 아이에게 집중할 구조를 만드는 것이 출발점이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