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위, 국내 주식 비중 확대 검토
국내 증시 상승·환율 방어 등 목적
국내 투자 수익률 한계…기금 소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국민연금이 해외 주식 투자를 축소하고 국내 주식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오는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 기금위, 국내 주식 비중 확대 검토…'국내 증시 상승·환율 방어' 목적
기금위는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 전략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기구다. 오는 26일 열리는 첫 회의에서는 국내 주식 비중 확대 등 국내외 투자 비중 조정 방안을 안건으로 올려 논의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 확대를 검토하라고 주문하면서 정부는 해외 주식 투자를 줄이고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확대할 전망이다.

정부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이면 국내 증시의 안정적인 상승과 외환 시장의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주가가 제 가치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누군가 꾸준히 사주는 힘이 필요한데 주식 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에 투자하면 주가가 오르고 개인 투자자들과 기업들이 국내 기업에 투자하면서 국내 주가가 상승하게 된다.
환율 방어 효과도 있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늘리려면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수요가 늘면서 환율이 오른다. 반대로 국내 투자 비중을 확대하면 달러 환전 수요가 줄어들어 원화 가치를 방어하고 외환 시장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 논의와 맞물려 국내 증시는 최근 역대급 상승 랠리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증시의 성적표라고 불리는 '코스피(KOSPI·한국종합주가지수)'는 지난 20일 4900선을 돌파해 5000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은 저평가돼 있다"며 "대한민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똑같은 기업이 왜 싸구려 취급받아야 하느냐,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왜곡이 있었던 일이 정상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점, 기금수익률 영향…국내 투자 수익성 '한계'
한편, 국민연금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 비중 확대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 노후를 위한 국민연금을 주식 부양을 위한 정책적 목적으로 쓰면 안 된다는 의견이다.
김학주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의 입김에 투자를 늘리는 것은 정책적 판단에 연금을 동원하는 것"이라며 "경제, 고용, 소득이 이미 국내 경기와 강하게 연동돼 있는데 연금 자산까지 국내 자산에 묶이면 경기가 침체됐을 때 마지막 보루인 연금마저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금소진 시점은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기금수익률 등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기금수익률은 기금소진연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3%·기금수익률 4.5%'인 경우 기금소진연도는 2064년이지만 기금수익률이 5.5%인 경우는 2071년, 6.5%인 경우 기금소진연도는 2090년이다.

만일 국민연금의 국내 투자 비중을 확대해도 기금수익률 확대에 영향이 적을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 비중을 늘릴 경우 국민연금 기금소진 시점이 당겨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국제 정세 등의 이유로 해외 투자 시장보다 수익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주식시장 비중이 15%가 넘는 상황에서 매도해야 하는데 10% 넘는 규모를 받아줄 수 있는 외국인이나 개인 투자자들이 없을 것"이라며 "운용 방향이 정책에 따라 흔들린다는 신호 자체가 시장의 가격 형성과 위험 인식에 왜곡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도 "현재 10년물 국고채 금리(정부가 10년 뒤에 원금을 갚기로 약속하고 발행한 채권)가 3.5%를 넘어가고 있는데 이는 엄청나게 심각한 것"이라며 "국채 금리가 올라간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채를 사줄 주체가 없다는 의미"라고 우려했다. 그는 "노르웨이는 펀드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전액 해외 투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정환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도 "지금은 자기 거래로 주식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정부가 기업 거버넌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 있는데 이는 변동성을 높이는 행위"라고 분석했다.
sdk199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