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 국민 총살에 아무것도 안해"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유족이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문을 공개했다. 이들은 사건 당시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주장하며 UN에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인 이래진 씨와 이 사건 변호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초구 라이프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검사의 반쪽 항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유족 측은 700쪽에 달하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1심 판결문을 공개했다. 판결문에는 사건 당시 국가정보원과 해양경찰, 군 당국이 확보한 감청 내용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래진 씨는 "국정원의 감청에서 '살려주세요' 통신 감청을 했음에도 그대로 방치했다는 것은 누구를, 무엇을 위해 국정원의 대북 첩보가 존재하는지 묻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정원과 국방부 777부대, 연평 해병대의 감청에서 보듯, 당시 상황은 긴박했고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살려내라', '구조하라'는 자들이 단 한명도 없었다는 것이 다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씨는 "정상적인 국가의 시스템이라면 국민을 살리고 지켜내야 했다"며 "안보라인 전체는 7.62mm 기관총으로 자국민을 난사할 때까지 지켜보고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기윤 변호사는 "1차 안보관계장관회의 참석자들은 이미 이 사건 특수첩보에 근거해 망인의 피격 및 시신 소각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며 "그럼에도 1심 재판부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은폐 논의가 이뤄질 수 없었다고 단정했다"고 짚었다.
김 변호사는 "판결문은 피고인들에 대해 무죄를 준 판결문이지만, 반대로 대한민국 정부가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군에 총살당하고, 불태워질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내용이 담겼다"면서 "북한의 만행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고 부연했다.
김 변호사는 "2월에 방한하는 유엔인권보호관에 북한의 만행과 한국 정부가 구조하지 않은 사실을 입증하는 이번 판결문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도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지난해 12월 26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20년 9월 22일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게 피살된 사실을 고의로 은폐하고 자진 월북한 것으로 왜곡 발표하고, 관련 첩보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 등 혐의가 있는 서 전 실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해서만 항소하고, 박 전 원장과 서 전 장관, 노 전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에 유족 측은 검찰의 일부 항소에 대해 김민석 국무총리와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righ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