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국 잇단 자제 요청에 백악관, 관망 기조 전환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이 이란 정부를 무너뜨릴 가능성이 낮으며, 오히려 더 광범위한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조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잠재적 공격 범위를 결정하기 전, 테헤란 당국이 시위대를 어떻게 다루는지 당분간 지켜볼 전망이다.
◆ 보좌진 "대규모 공습, 정권 붕괴 보장 못 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내부 논의 과정에서 군 보좌진들이 이란에 대한 대대적인 폭격이 반드시 정권 교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오히려 미국이 대규모 공격을 단행할 경우, 이란이 카타르 내 미군 기지나 이스라엘 등 동맹국을 겨냥해 보복에 나서면서 중동 전역이 전쟁에 휘말릴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는 것이다.
WSJ은 미 관리들을 인용해 "소규모 정밀 타격은 시위대의 사기를 높일 수는 있으나, 이란 지도부의 강경 진압 기조를 근본적으로 꺾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왔다"고 전했다.
◆ 주요 우방국들 "지역 전체가 혼돈 빠질 것"
중동의 주요 우방국들도 잇따라 자제 요청을 보내고 있다.
터키,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또는 외교 경로를 통해 '이란 공격은 지역 전체의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며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칸 피단 터키 외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외부의 군사적 개입을 원치 않는다"며 "이번 사태가 통제 불가능한 지역적 충돌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타르와 오만 정부도 이란이 공격받을 경우 미군기지를 비롯한 주변국들이 보복 타깃이 될 것이라며 백악관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도움이 가고 있다"더니... 트럼프, 일단 관망세
트럼프 대통령도 일단 숨고르기에 나선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SNS를 통해 이란 시위대를 향해 "도움이 가고 있다(Help is on its way)"며 고강도 군사 개입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이란 측이 800명 규모의 사형 집행 계획을 철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좋은 뉴스"라고 평가하며 일단 이란에 대한 공습을 조건부 보류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평가다.
카롤린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이란 정권에 살육이 계속될 경우 중대한 결과가 따를 것임을 경고했다"면서도 "현재 대통령과 소수의 보좌진만이 최종 결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 전력 배치는 계속... "시간 벌기용" 분석도
하지만 군사적 압박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미국은 남중국해에 있던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를 중동으로 이동시키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공격 여부와 관계없이, 군사 자산이 해당 지역에 도착할 때까지 이란을 압박하며 시간을 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 강경파 측근들은 여전히 "이란 정권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대규모 작전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이란 내 시위 상황과 탄압 수위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단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