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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그린란드·이란을 잇는 트럼프의 한 수… '중국 광물 패권' 겨냥한 포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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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붕괴·영토 압박·관세 폭탄' 뒤에 숨은 미·중 자원 전쟁의 큰 그림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정권 붕괴, 덴마크령 그린란드 병합 압박, 이란 제재 강화를 연달아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중국 견제'라는 하나의 공통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핵심 광물과 에너지, 북극 항로를 둘러싼 패권 경쟁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압박하려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최근 10일 동안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리고 석유 산업을 사실상 장악했으며, 그린란드 병합 가능성을 언급해 유럽을 흔들었고,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들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초강경 조치를 단행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BC는 겉보기에는 서로 무관해 보이는 이 조치들의 공통점이 "중국의 에너지·광물 공급망과 전략적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린란드 편입 구상을 표현한 일러스트 이미지. 이미지는 구글 제미나이 나노 바나나 생성 AI 이미지. [사진= 구글 제미나이]

베네수엘라는 중국의 남미 에너지 거점이다. 중국 정부와 국영 기업들은 지난 20년간 베네수엘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대규모 대출을 제공해 왔다. 미국이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리고 석유 산업을 장악함으로써, 베이징이 구축해온 이 자산과 공급망은 직접적인 위협에 놓이게 됐다. 동시에 미국은 값싼 베네수엘라 원유를 통해 희토류와 핵심 광물 가공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린란드 역시 같은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북극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그린란드의 희토류와 전략 광물 개발 가능성이 커지고, 북극 항로가 '극지 실크로드'로 부상하자 중국과 러시아가 이 지역에 접근해 왔다. 미국은 그린란드를 직접 통제하거나 강한 영향권에 두어,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의 자원과 물류 요충지에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란 제재도 중국을 정조준하고 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에너지 조달 비용이 급등하게 된다. 희토류와 핵심 광물 가공이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동시에 압박하는 것은 중국의 광물·배터리·첨단산업 공급망에 직격탄이 된다.

컨설팅업체 미상(Missang)의 가이 키오니 CEO는 "중국은 희토류 부문에서 아직 쓰지 않은 막대한 우위를 갖고 있지만, 에너지가 없으면 그 우위는 급격히 줄어든다"며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중국의 에너지 공급선을 조이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알파인 매크로의 댄 알라마리우 지정학 전략가도 "이 모든 조치를 꿰는 핵심 고리는 미·중 패권 경쟁"이라며 "미국은 중국이나 러시아, 또는 이란이 베네수엘라와 그린란드 같은 전략 거점을 거점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에 우호적인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약화시키고, 러시아의 북극 진출도 차단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60%, 가공 능력의 90% 이상을 통제하고 있어, 미국의 군사·첨단산업은 구조적으로 중국에 의존해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그린란드·아프리카 일부 국가들과 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채굴뿐 아니라 가공과 에너지까지 포함한 '탈(脫)중국 광물·에너지 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다만 이 전략은 동맹국과의 갈등이라는 중대한 위험도 안고 있다. 그린란드는 나토 회원국 덴마크의 자치령이기 때문에, 병합 압박은 미국의 동맹 질서를 흔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동맹국의 영토를 요구하는 국가는 결국 동맹의 신뢰를 잃게 된다"고 경고한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일련의 조치는 세계를 미국과 중국을 축으로 한 '신(新)양극 체제'로 더욱 밀어 넣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려 하면서도 정상회담과 협상을 통한 관리된 경쟁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란 제재와 관세는 중국에게 미국 시장과 중동 에너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압박 카드가 될 수 있다.

트럼프의 베네수엘라·그린란드·이란 전략은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21세기 핵심 자원과 에너지, 그리고 글로벌 패권을 둘러싼 전면전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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