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부정 여론 감수하고 한 전 대표 징계 추진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징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징계 대상자가 민주당은 전직 원내대표이고, 국민의힘은 전직 대표다. 핵심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민주당은 10여 개가 넘는 비위 혐의이고, 국민의힘은 당게(당 게시판) 논란으로 성격은 전혀 다르다. 부정 여론 차단이냐, 정적 제거냐는 본질적인 차이다.
같은 듯 다른 여야의 징계 게임은 본질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여론 차단이 목적이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10여 개의 의혹으로 수사를 받아야 할 상황이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이 지난 12일 심야에 제명 결정을 내린 배경이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지지율 하락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의 라이벌 제거 성격이 강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 대표는 한때 한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됐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놓고 갈라섰다.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사실상 정적이 됐다. 장 대표는 부정적인 여론 확산을 감수하고 징계를 밀어붙이고 있다. 여론 측면에서는 민주당과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민주당은 김 전 대표 제명을 결정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동작구 의원으로부터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함께 ▲ 차남 숭실대 편입 개입 의혹 ▲ 쿠팡 측과의 고가 식사 논란 ▲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 ▲ 공항 의전 요구 논란 ▲ 장남 국가정보원 업무에 보좌진 동원 논란 ▲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의혹 ▲ 배우자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3년의 징계 시효가 지났다고 맞섰으나, 한동수 윤리심판원장은 "징계 시효가 완성된 부분은 징계 양정에 참고가 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이고, 징계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수개의 징계 사유만으로 제명 처분에 해당한다는 심의 결과를 도출했다"고 했다. 당규에는 징계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징계하지 못한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2020년 공천 헌금 의혹, 2022년 배우자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차남 숭실대 편입 개입 의혹 등의 징계가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윤리심판원은 징계 시효가 남은 의혹만으로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
한 위원장은 징계 사유에 대해 "(언론에) 보도된 대로 대한항공, 쿠팡 (논란) 등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숙박권 수수와 쿠팡 측과의 고가 식사 논란은 지난해 발생해 시효가 남아 있다.
윤리심판원의 제명 결정에도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다. 김 전 원내대표가 7일 내에 할 수 있는 재심 신청을 결정해서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즉시 재심을 청구(신청)하겠다"며 "의혹이 사실이 될 수는 없다. 한 달만 기다려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어려웠습니까. 이토록 잔인한 이유가 뭡니까"라고 반발했다.
그의 재심 신청에 따라 재심 기간에는 최고위원회 보고는 물론 표결이 이뤄지지 않는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재심 신청이 있을 경우 14일 최고위와 15일 의원총회 징계 안건은 상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현재 진행형으로 남게 됐다. 정청래 대표는 비상 징계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심 결정이 바뀔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굳이 서둘러 정치적 부담을 안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의 한 전 대표 징계 논란은 점입가경이다. 한 전 대표 측이 지난 9일 당무감사위원회의 '당원 게시판' 조사 결과와 관련해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을 허위사실 적시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전혀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글들을 한 전 대표 또는 가족이 작성한 것처럼 조작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는 내용이다.
조작 논란이 일자 이번엔 장 대표가 나섰다. 장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원 게시판 문제에 대해 "단순히 익명으로 수위 높은 글을 썼다는 것이 본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 사건의 본질은 여러 명의 아이디를 특정인이 관리하면서 당시 여당이었던 우리 당의 게시판에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비난하는 글을 쓰고, 다른 커뮤니티에 퍼나르고, 패널들이 확대 재생산하고, 누군가가 조직적으로 여론을 한쪽으로 몰고 간 것"이라고 했다. 조작 논란에도 한 전 대표 징계를 밀어붙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이에 한 전 대표가 발끈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장 대표의 언론 인터뷰를 게재하며 "지금까지 당무감사위, 윤리위 모두 장 대표와 무관한 것처럼 빠져 있다가 당무감사위 조작이 드러나니 배후에 있던 장 대표가 직접 등판했다"며 "독립적이라던 당무감사위원회, 윤리위원회 모두 장 대표 뜻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를 겨냥해 "(당원 게시판 논란을) 최고위원회 등에서 마치 무슨 전문 댓글 팀 같은 것이 있는 것처럼 말했다고 하는데, 아니면 말고 식으로 던지지 말고 구체적으로 누가 뭘 했다는 것인지 이제 직접 밝히라"고 촉구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년 반 동안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정치인에 대해 개 목줄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했다는 것이 본질이라고 공격하다가 그것이 당무감사위 조작이라고 만천하에 드러나니 배후에 있던 장 대표가 직접 나서 이제는 내용은 본질이 아니라고 말을 바꿨다"며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두 사람이 정면 대결하는 양상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징계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같은 듯 다른 여야의 갈등은 여야 모두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지만 파괴력은 다를 수 있다. 여야의 헛발질 게임에서 국민은 과연 누구에게 더 큰 펀치를 날릴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