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 1위와 2위가 한국에서 '테니스 버라이어티쇼'를 벌였다. TV에서만 봤던 두 테니스 신황제의 경이로운 샷과 쇼맨십에 한국 테니스팬들의 탄성과 환호, 웃음이 1시간 46분 내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세계 1위)는 1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14에서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를 세트 스코어 2-0(7-5 7-6<8-6>)으로 제압했다.

두 선수는 최근 2년간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4개씩 나눠 가진 현 남자 테니스의 양대 축이다. 이날이 첫 한국 방문이자 첫 국내 맞대결이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1만여 명의 팬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두 선수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반응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여유로웠다. 알카라스는 다리 사이로 공을 넘기는 묘기를 선보였고, 두 선수는 백핸드 슬라이스 랠리를 길게 이어가며 관중과 호흡했다. 신네르가 관중에게 공을 건네고 손 하트를 그리자 알카라스도 양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화답했다. 1세트 막판에는 코트 바깥 사이드라인에서 각도 없는 랠리가 이어지는 진풍경도 나왔다.

세트 막판 승부가 걸리자 둘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1세트 5-5에서 알카라스가 연속 두 게임을 따내며 첫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2세트 중반에는 이벤트 경기다운 장면이 또 한 번 나왔다. 신네르가 관중석에 있던 학생에게 라켓을 건네 직접 코트에 세웠다. 이 학생은 알카라스와 랠리를 주고받은 뒤 포인트까지 따내며 관중의 환호와 웃음을 이끌어냈다.
타이브레이크에 접어들자 두 선수는 다시 기어를 올렸다. 웃음기는 사라졌고 랠리는 짧고 강해졌다. 타이브레이크 7-6에서 알카라스의 강한 포핸드를 신네르가 받아냈지만 공은 네트에 걸렸다. 테니스 원투펀치의 승부는 그렇게 갈렸다.

둘의 공식 맞대결 전적은 알카라스가 10승 6패로 앞선다. 이번 경기는 이벤트 매치로 기록에 포함되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이벤트 경기에서는 신네르가 승리했다.
경기 전 코인 토스는 그룹 엑소의 세훈이 맡았고 시상식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나전장 전수자인 김종민 장인이 제작한 트로피가 수여됐다. 관중석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배우 송강호와 이서진, DJ 페기 구(Peggy Gou)도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후 알카라스는"한국 팬들의 에너지가 인상적이었다. 서울과 한국 음식도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네르는 "팬들과 소통하며 경기를 치러 즐거웠다. 호주오픈을 앞두고 좋은 경험이 됐다"고 밝혔다.

이번 슈퍼매치는 경기 외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이들은 이번 맞대결에 각각 200만 유로(약 33억8000만원)를 받는다. 오는 18일 개막하는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우승 상금 415만 호주 달러(238만 유로)에 버금가는 엄청난 액수다.
입장권은 좌석에 따라 최소 16만5000원부터 최대 350만원까지다. 공식 예매 페이지 기준 최상위 'On-Court Experience' 좌석은 350만 원, 가장 저렴한 Restricted View 좌석은 16만5000원이다. 일반 관중석 기준으로는 스탠더드 C가 27만5000원, 스탠더드·프리미엄·VIP 구역은 대략 20만원대 후반에서 100만원대 중반이다.
두 선수는 곧바로 호주로 이동해 18일 개막하는 호주오픈을 준비한다. 신네르는 이 대회 2연패 중이고, 알카라스는 아직 호주오픈 우승이 없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