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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조원 반도체 투자 물거품될라...중국의 H200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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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00은 중국 AI 산업 경쟁력 높일 기폭제
그동안 공들여온 반도체 자립화에는 대형 악재
中 당국, 업계와 긴밀 소통하면서 고심 지속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엔비디아의 AI 칩인 H200 수입을 두고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H200 수입을 허용하면 중국 AI 기업들의 경쟁력이 일거에 높아져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H200이 수입되면 그동안 중국이 총력을 기울여 육성해 온 반도체 산업의 발전, 그리고 반도체 자립 노선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중국의 선택에 전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H200은 중국 AI 경쟁력 높일 기폭제

H200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은 아니다. 최신형 블랙웰과 차세대 칩인 루빈에 비하면 성능이 못 미친다. H200은 전 세대 AI 칩으로 호퍼 아키텍처 제품이다. H200은 대만 TSMC에서 4나노(nm) 공정으로 제조된다.

이 제품은 미국의 강도 높은 반도체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시장으로서는 대단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22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최첨단 AI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시켰다. 엔비디아는 성능을 대폭 낮춘 H20을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해 판매해 왔다. H20은 블랙웰 성능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이마저도 불티나듯 판매됐다.

이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 H20의 대중국 수출마저 금지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매출액의 2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H200의 성능은 H20의 약 6배에 달한다. H200의 가격 조건도 나쁘지 않다. 판매가의 2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해야 하는 만큼, 부담분이 고객사들에게 전가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H200의 가격은 약 150만 위안(3억 원)으로 책정됐다.
H20이 120만 위안에 판매됐던 점과 비교해 보면 가격 메리트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엔비디아의 H200 칩 [사진=블룸버그]

◆中 인터넷 기업들 H200 싹쓸이 태세

중국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H200이 수입된다면 적극적으로 구매하겠다는 입장이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기업들의 엔비디아에 대한 문의가 폭주하고 있으며, 올해 무려 200만 개의 H200을 구매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주요 고객사는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이었다.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로서는 H200을 기반으로 자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더욱 고품질의 AI 서비스를 펼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AI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분야에서는 글로벌 최정상급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중국이지만 이를 구동시킬 반도체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약한 현실을 반영한다.

H200은 중국 AI 산업 경쟁력을 대번에 높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국 정부는 H200 수입 허가에 주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H200 수입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중국 당국, H200 구매계획 보류 지시"

IT 전문 매체인 디인포메이션은 7일 중국 정부가 각 업체들에게 H200 구매 계획을 일단 보류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의 기사는 복수의 소식통을 근거로 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몇 주 동안 칩 설계업체, 제조업체, 주요 기술 기업들을 불러 회의를 진행했으며 이와 동시에 IT 기업들을 따로 불러 H200에 대한 수요조사도 했다.

중국 당국은 H200 수입을 허용할지에 대한 결론을 아직 내지 못했으며, 허용한다면 어떤 조건하에 허용할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200을 구매한다면 그에 상응해 일정 비율의 중국산 칩을 구매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IT 업계가 그토록 바라던 AI 칩을 구매할 수 있게 됐는데도 중국 정부가 이를 막아서고 있는 형국이다. 그 이면에는 중국의 깊은 고민이 존재한다.

◆한참 뒤떨어진 반도체 제조 역량

미국은 2019년부터 중국에 대해 반도체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이 시점부터 화웨이의 TSMC 외주 제작이 불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화웨이의 자회사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고성능 반도체의 생산이 불가능해졌다.

화웨이가 중국 내에서 반도체 제작을 외주 시키기에는 중국 반도체 제조 역량이 턱없이 낮았다. 게다가 미국은 반도체 핵심장비인 ASML의 EUV(극자외선) 노광기의 중국 수출을 금지시켰고, DUV(심자외선) 노광기의 수출마저 금지시켰다.

중국 내에는 현재 SMIC(중신궈지)의 1개 라인이 DUV 공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EUV 장비는 단 한 대도 반입되지 않은 상태다. 중국은 DUV를 이용해 여러 번 패터닝하는 방식으로 가까스로 7나노 공정을 실현해 냈다. 이 같은 방법은 7나노 반도체까지 제작할 수는 있지만 수율이 낮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멀티 패터닝 방식으로 화웨이는 2023년 7나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제작에 성공했다.

중국은 대부분의 반도체 장비와 소재를 국산화했지만 핵심 영역에서는 성과가 창출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은 7나노에 멈춰있다. 그것도 7나노 제작이 가능한 라인은 SMIC의 단 한 개 라인밖에 없다.

화웨이가 구축한 데이터센터 모습. 화웨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AI 반도체 개발업체다. [사진=화웨이]

◆2019년부터 반도체 자립화에 매진

중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은 여전히 글로벌 수준에 뒤처져 있지만 중국의 반도체 자립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강한 상황이다.

중국의 반도체 자립화 국가전략은 2019년 본격화됐다. 국가 차원에서 미국 제재의 부당함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전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가 주도로 대규모 투자 펀드를 조성해 실력은 있지만 재정 여력이 없는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그리고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한 반도체 제품, 반도체 장비, 반도체 소재 등에 매출액 대비 일정 부분을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기업의 R&D 비용에도 세제 혜택과 보조금이 지급됐다. 국영 금융기관들은 반도체 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시설자금 대출을 시행했다.

국영 연구소들에는 반도체 관련 프로젝트 과제들이 대대적으로 발주했고, 이 과정에서 대학들 역시 반도체 학과를 신설해 반도체 인력들을 대거 양성하고 있다.

◆국가 투자액만 최소 300조원

중국의 가장 대표적인 반도체 육성 노력으로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대기금)이 꼽힌다. 중국 중앙정부는 국가 재정을 투입해 2014년 1기 대기금, 2019년 2기 대기금, 2024년 3기 대기금을 출범시켰다. 3개 국영 펀드의 자본금 규모 합계는 6867억 위안(140조 원)이다. 이 밖에도 지방정부들 역시 별로도 반도체 산업 펀드를 조성했다.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연구소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 따르면 중국의 국영 펀드의 반도체 산업 투자액은 2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00억 달러는 원화로 289조 원에 해당한다. 이는 국영 산업 펀드 투자액만을 합산한 것이며,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을 따진다면 전체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중국의 민영 대기업들의 반도체 투자와 각 기업들의 상장을 통한 사회적 투자유치 등을 따진다면 중국 사회가 반도체에 투자한 액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AI 반도체 업체인 캠브리콘의 전람회 부스 모습. 캠브리콘이 개발한 AI 반도체는 중국내 IT 기업들에게 대량으로 출하되고 있다. [사진=캠브리콘]

◆H200은 반도체 자립 주저앉힐 '양날의 검'

이같은 상황에 만약 H200이 수입된다면 중국의 IT 기업들은 성능이 뛰어난 H200을 구매해 사용하게 될 것이다. IT 기업들로서는 경쟁력을 대번에 높일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중국의 반도체 업체들 입장에서는 이는 뼈아픈 악재일 수밖에 없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로서는 가장 큰 고객인 자국의 IT 기업들을 모두 엔비디아에 빼앗길 수 있다. 엔비디아에 빼앗긴 채로 2~3년이 지나버리면 중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우려가 존재한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만든 제품을 중국의 기업들이 판매해야지 사업이 지속 가능해진다. 반도체 업체들의 사업이 지속되어야지 반도체 장비, 반도체 소재, 반도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사업도 지속될 수 있다.

중국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으며, 그 성과가 창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H200이 아무런 제약 없이 중국 시장에 진입한다면, 그동안의 반도체 산업 육성 성과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는 셈이다. AI 경쟁력은 높여야 하지만 반도체 자립화를 포기할 수 없는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ys174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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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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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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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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