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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조원 반도체 투자 물거품될라...중국의 H200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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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00은 중국 AI 산업 경쟁력 높일 기폭제
그동안 공들여온 반도체 자립화에는 대형 악재
中 당국, 업계와 긴밀 소통하면서 고심 지속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엔비디아의 AI 칩인 H200 수입을 두고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H200 수입을 허용하면 중국 AI 기업들의 경쟁력이 일거에 높아져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H200이 수입되면 그동안 중국이 총력을 기울여 육성해 온 반도체 산업의 발전, 그리고 반도체 자립 노선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중국의 선택에 전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H200은 중국 AI 경쟁력 높일 기폭제

H200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은 아니다. 최신형 블랙웰과 차세대 칩인 루빈에 비하면 성능이 못 미친다. H200은 전 세대 AI 칩으로 호퍼 아키텍처 제품이다. H200은 대만 TSMC에서 4나노(nm) 공정으로 제조된다.

이 제품은 미국의 강도 높은 반도체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시장으로서는 대단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22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최첨단 AI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시켰다. 엔비디아는 성능을 대폭 낮춘 H20을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해 판매해 왔다. H20은 블랙웰 성능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이마저도 불티나듯 판매됐다.

이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 H20의 대중국 수출마저 금지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매출액의 2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H200의 성능은 H20의 약 6배에 달한다. H200의 가격 조건도 나쁘지 않다. 판매가의 2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해야 하는 만큼, 부담분이 고객사들에게 전가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H200의 가격은 약 150만 위안(3억 원)으로 책정됐다.
H20이 120만 위안에 판매됐던 점과 비교해 보면 가격 메리트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엔비디아의 H200 칩 [사진=블룸버그]

◆中 인터넷 기업들 H200 싹쓸이 태세

중국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H200이 수입된다면 적극적으로 구매하겠다는 입장이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기업들의 엔비디아에 대한 문의가 폭주하고 있으며, 올해 무려 200만 개의 H200을 구매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주요 고객사는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이었다.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로서는 H200을 기반으로 자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더욱 고품질의 AI 서비스를 펼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AI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분야에서는 글로벌 최정상급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중국이지만 이를 구동시킬 반도체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약한 현실을 반영한다.

H200은 중국 AI 산업 경쟁력을 대번에 높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국 정부는 H200 수입 허가에 주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H200 수입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중국 당국, H200 구매계획 보류 지시"

IT 전문 매체인 디인포메이션은 7일 중국 정부가 각 업체들에게 H200 구매 계획을 일단 보류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의 기사는 복수의 소식통을 근거로 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몇 주 동안 칩 설계업체, 제조업체, 주요 기술 기업들을 불러 회의를 진행했으며 이와 동시에 IT 기업들을 따로 불러 H200에 대한 수요조사도 했다.

중국 당국은 H200 수입을 허용할지에 대한 결론을 아직 내지 못했으며, 허용한다면 어떤 조건하에 허용할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200을 구매한다면 그에 상응해 일정 비율의 중국산 칩을 구매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IT 업계가 그토록 바라던 AI 칩을 구매할 수 있게 됐는데도 중국 정부가 이를 막아서고 있는 형국이다. 그 이면에는 중국의 깊은 고민이 존재한다.

◆한참 뒤떨어진 반도체 제조 역량

미국은 2019년부터 중국에 대해 반도체 제재를 부과하고 있다. 이 시점부터 화웨이의 TSMC 외주 제작이 불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화웨이의 자회사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고성능 반도체의 생산이 불가능해졌다.

화웨이가 중국 내에서 반도체 제작을 외주 시키기에는 중국 반도체 제조 역량이 턱없이 낮았다. 게다가 미국은 반도체 핵심장비인 ASML의 EUV(극자외선) 노광기의 중국 수출을 금지시켰고, DUV(심자외선) 노광기의 수출마저 금지시켰다.

중국 내에는 현재 SMIC(중신궈지)의 1개 라인이 DUV 공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EUV 장비는 단 한 대도 반입되지 않은 상태다. 중국은 DUV를 이용해 여러 번 패터닝하는 방식으로 가까스로 7나노 공정을 실현해 냈다. 이 같은 방법은 7나노 반도체까지 제작할 수는 있지만 수율이 낮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멀티 패터닝 방식으로 화웨이는 2023년 7나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제작에 성공했다.

중국은 대부분의 반도체 장비와 소재를 국산화했지만 핵심 영역에서는 성과가 창출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은 7나노에 멈춰있다. 그것도 7나노 제작이 가능한 라인은 SMIC의 단 한 개 라인밖에 없다.

화웨이가 구축한 데이터센터 모습. 화웨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AI 반도체 개발업체다. [사진=화웨이]

◆2019년부터 반도체 자립화에 매진

중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은 여전히 글로벌 수준에 뒤처져 있지만 중국의 반도체 자립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강한 상황이다.

중국의 반도체 자립화 국가전략은 2019년 본격화됐다. 국가 차원에서 미국 제재의 부당함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전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가 주도로 대규모 투자 펀드를 조성해 실력은 있지만 재정 여력이 없는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그리고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한 반도체 제품, 반도체 장비, 반도체 소재 등에 매출액 대비 일정 부분을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기업의 R&D 비용에도 세제 혜택과 보조금이 지급됐다. 국영 금융기관들은 반도체 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시설자금 대출을 시행했다.

국영 연구소들에는 반도체 관련 프로젝트 과제들이 대대적으로 발주했고, 이 과정에서 대학들 역시 반도체 학과를 신설해 반도체 인력들을 대거 양성하고 있다.

◆국가 투자액만 최소 300조원

중국의 가장 대표적인 반도체 육성 노력으로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대기금)이 꼽힌다. 중국 중앙정부는 국가 재정을 투입해 2014년 1기 대기금, 2019년 2기 대기금, 2024년 3기 대기금을 출범시켰다. 3개 국영 펀드의 자본금 규모 합계는 6867억 위안(140조 원)이다. 이 밖에도 지방정부들 역시 별로도 반도체 산업 펀드를 조성했다.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연구소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 따르면 중국의 국영 펀드의 반도체 산업 투자액은 2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00억 달러는 원화로 289조 원에 해당한다. 이는 국영 산업 펀드 투자액만을 합산한 것이며,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을 따진다면 전체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중국의 민영 대기업들의 반도체 투자와 각 기업들의 상장을 통한 사회적 투자유치 등을 따진다면 중국 사회가 반도체에 투자한 액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AI 반도체 업체인 캠브리콘의 전람회 부스 모습. 캠브리콘이 개발한 AI 반도체는 중국내 IT 기업들에게 대량으로 출하되고 있다. [사진=캠브리콘]

◆H200은 반도체 자립 주저앉힐 '양날의 검'

이같은 상황에 만약 H200이 수입된다면 중국의 IT 기업들은 성능이 뛰어난 H200을 구매해 사용하게 될 것이다. IT 기업들로서는 경쟁력을 대번에 높일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중국의 반도체 업체들 입장에서는 이는 뼈아픈 악재일 수밖에 없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로서는 가장 큰 고객인 자국의 IT 기업들을 모두 엔비디아에 빼앗길 수 있다. 엔비디아에 빼앗긴 채로 2~3년이 지나버리면 중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우려가 존재한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만든 제품을 중국의 기업들이 판매해야지 사업이 지속 가능해진다. 반도체 업체들의 사업이 지속되어야지 반도체 장비, 반도체 소재, 반도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사업도 지속될 수 있다.

중국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으며, 그 성과가 창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H200이 아무런 제약 없이 중국 시장에 진입한다면, 그동안의 반도체 산업 육성 성과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는 셈이다. AI 경쟁력은 높여야 하지만 반도체 자립화를 포기할 수 없는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ys174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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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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