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계에서는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기업 특혜법"이라는 비판이, 다른 한편에서는 "중소 제조업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규제 합리화"라는 옹호가 제기된다. 그러나 이 논쟁은 정작 중요한 질문을 비켜간 것이 아닌가 의문의 여지가 있다. 즉, 규제완화도 좋지만 과연 안전책임의 완화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물음이다.
이 법은 공장설립, 산업단지 입주, 안전·환경 관리자 선임, 검사·인증 절차 등에서 중복되고 과도한 행정규제를 줄이기 위해 제정되었다.
특히 중소 제조업이 대기업과 동일한 규제를 감당해야 했던 현실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의 완화는 정책적으로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문제는 이 규제완화가 중대재해처벌법과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기업활동 규제완화법은 안전관리자·보건관리자 등의 공동채용이나 외부 위탁을 허용한다.

형식적으로 보면 '법정 요건 충족'이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은 형식이 아니라 실질을 묻는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법원은 "관리자가 있었는가"가 아니라 "위험이 실제로 관리되었는가"를 묻는다. 이 지점에서 기업은 혼란에 빠진다. 합법이라고 믿고 운영했지만, 결과적으로 형사책임을 지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긴장은 헌법적 쟁점으로도 이어진다. 안전관리 인력 완화가 국민의 생명·신체 보호의무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 기업에게만 특례를 주는 것이 평등권 침해라는 비판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냉정히 보면 이 법은 안전 기준 자체를 폐지한 것은 아니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은 그대로 적용된다. 규제완화는 '책임의 제거'가 아니라 '이행 방식의 조정'에 가깝다. 헌법상 비례원칙이나 평등원칙을 위반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은 서로 다르게 말하고, 현장은 그 사이에서 흔들린다. 기업은 합법과 처벌 사이에서 불확실성에 놓이고, 근로자는 안전이 형식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규제완화와 안전책임의 관계를 입법적으로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동채용이나 외부위탁을 하더라도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의무는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을 법문에 명시해야 하는 것이다. 때에 따라 중소 기업의 생존을 위해 규제완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면책으로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
산업의 지속 가능성은 비용 절감이 아니라 신뢰에서 나온다. 규제를 합리화하되, 책임은 더욱 분명히 하는 것.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규제완화냐 강화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안전과 산업이 함께 가는 법의 정합성이다.
기업활동 규제완화법은 안전관리 인력의 '법정 충족'을 완화하지만,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관리의 '실질성'을 요구하므로,양 법은 적용 단계에서 구조적 긴장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산업 현장에서 "규제완화"라는 단어는 늘 양면성을 띤다.
한편에서는 숨통을 틔워주는 제도적 조정으로 환영받고, 다른 한편에서는 안전과 공공성을 훼손하는 특혜로 의심받는다. 그러므로 규제완화의 철회가 아니라, 책임과의 관계를 명시하는 조정 규범을 도입하여야 한다.
공동채용·외부위탁을 허용하되, 그로 인해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감경되거나 면제되지 않는다는 점을 법문에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는 규제완화의 정책적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형사책임 규범과의 긴장을 해소하는 최소한의 입법적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정인 교수(법학박사)는 대통령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본위원회 위원, 문체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문체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인터넷주소분과위원회, 웹콘텐츠 활성화위원회 자문위원, 강동구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의위원, 경찰청 사이버범죄 강사 등 여러 국가 위원을 역임했다. 공공기관 대상 법령입안강의를 하며, 대학에서 특허법, 저작권법, 산업보안법, 과학기술법, 정보보안법, 디지털증거법, ICT트러스트공학, 일반 산업안전, 중대재해법 등을 강의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인텔리콘 메타연구소, 해인예술법연구소, 숙명여대 초빙교수, 단국대 연구교수 등을 역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