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은 "우승 목표로 매샷 최선… 팬 성원 보답"
내년 2월 '아시아 스윙' 본격 신인왕 레이스 돌입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여자골프가 '원투펀치' 황유민(22·롯데)과 이동은(21·SBI저축은행)을 앞세워 2026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에 도전한다.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이 한 시즌 15승을 합작하던 '최강 코리아' 시절은 2019년을 끝으로 제동이 걸렸다. 2020년과 2021년 연거푸 7승에 머물렀고 2022년 4승에 그치면서 급락세를 탔다. 일본과 동남아 신인들에 밀려났다. 2024시즌에는 3승으로 최저치를 찍었다. 올 시즌 6승으로 반등했지만 옛 명성에는 한참 모자란다.
'신인왕 사관학교'라는 명성도 퇴색했다. 한국은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2019년 이정은6까지 22년간 14명의 신인왕을 배출했다. 2015년 김세영,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 2018년 고진영, 2019년 이정은까지 5연패를 달성했다. 이후로는 2023년 유해란이 유일하다. 2024년 사이고 마오, 2025년 야마시타 미유까지 일본 선수들이 2년 연속 신인왕을 가져가 한국 여자골프의 자존심에 상처를 냈다.
검증된 장타자 황유민과 이동은이 출격하는 2026년은 신인왕 탈환을 기대할 만하다. 둘은 LPGA 투어 연착륙을 위해 맹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랭킹 31위인 황유민은 기량과 경험을 겸비한 2026 신인왕 유력 후보다. 롯데 챔피언십에서 초청 선수로 출전해 정상에 올라 투어 직행 티켓을 쥔 그는 KLPGA 투어와 대만여자프로골프 투어, LPGA 투어까지 모두 우승을 경험했다.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은 신인 가운데 최상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체구는 크지 않지만 장타력을 갖췄고 샷 정교함까지 뛰어나다. 올 시즌 KLPGA 투어 평균 드라이브 거리 252.5야드로 상위권에 올랐다. 안정적인 샷 메이킹과 위기 관리 능력도 이미 검증됐다. 컷 탈락이 적고 톱10 피니시 비율이 높다. 포인트 경쟁으로 이어지는 신인왕 레이스에 유리한 유형이다.

올해 Q시리즈에 처음 도전해 공동 7위로 통과한 이동은은 장타가 최대 무기다. 올 시즌 KLPGA 투어 평균 드라이브 거리 261.1야드로 1위를 차지했다. 아이언샷도 매섭다. 그린 적중률은 77.11%로 상위권이다. LPGA 코스는 점점 길어지고 있다. 파5는 투온 능력, 파4는 웨지 싸움이다. 이동은은 LPGA 코스가 요구하는 파워 중심의 플레이에 최적화된 장타형이다. 다만 퍼팅은 약점으로 꼽힌다. 쇼트게임에서 일정 수준만 보완된다면 신인왕 레이스를 흔들 다크호스로 평가된다.

황유민은 "2026년 더 성장했다고 느끼는 한 해를 만들고 싶다"며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동은은 "우승을 목표로 매 샷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나머지는 따라올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PGA 투어는 내년 1월 3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리는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로 시즌을 시작한다. 이 대회는 과거 우승자 초청 성격이 짙어 신인들에게는 2월 중순 개막하는 '아시아 스윙'이 사실상 LPGA 신인왕 레이스 출발선이 된다. 2월 19일부터 태국에서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와 2월 말 싱가포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3월 초 중국 블루베이 LPGA로 이어지는 아시아 3연전이 신인왕 레이스의 초기 흐름을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황유민은 동계 전훈을 마친 뒤 시즌 개막전인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통해 공식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어 2차 전훈을 마친 뒤 HSBC 위민스 챔피언십과 블루베이 LPGA에 연거푸 출전할 계획이다. 이동은은 내년 2월 11일 개막하는 PIF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총상금 500만 달러)을 시작으로 2026시즌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시즌 LPGA 신인왕 경쟁에는 28명이 뛰어든다. 골프 전문 매체 스크래치골프는 2026년 주목할 신인으로 헬렌 브림(독일), 야나 윌슨(미국), 키아라 탬벌리니(스위스), 미미 로즈(잉글랜드), 에리카 셰퍼드(미국) 등 5명을 꼽았다. 190cm 장신의 브림은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출신으로 레이디스 유러피언투어 우승 경력, Q시리즈 수석 합격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갖춘 신인왕 후보 1순위다.


내년 루키로 뛰는 일본 선수는 2명으로 Q시리즈 공동 10위로 통과한 사쿠라이 고코나와 엡손 투어 포인트 5위 하라 에리카다. 26세인 하라는 JLPGA 투어에서 메이저 3승 포함 5승을 거뒀지만 2023년 10월 일본 여자오픈 우승 이후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올해 엡손 투어에서는 1승을 기록했다. 21살인 사쿠라이는 JLPGA 투어 데뷔 첫해인 2023년 4승을 거뒀지만 이후 올해 8월 CAT 레이디스 대회에서 1승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올 시즌 JLPGA 투어에서 드라이버샷 비거리 9위(251.4야드)를 기록했지만 다른 부문은 평균 수준이다. 일본에서 활약 중인 한국 여자골프의 리빙 레전드 신지애는 "공을 타격하는 능력 면에서 황유민이나 이동은이 낫다. 올해는 한국 선수들이 일본 선수들보다 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