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8일(현지 시간) 주요 정책 금리의 동결을 발표하면서 "중기적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0%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회복력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나타내는 대부분의 지표가 약 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역 긴장은 다소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국제 정세는 공급망을 교란하고 수출을 위축시키며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 같은 불안정성 때문에 인플레이션 전망은 평소보다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ECB는 이날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올해 들어 1월, 3월, 4월, 6월 등 네 차례 연속 금리를 낮춘 뒤 지난 7월, 9월, 10월에 이어 이번까지 네 차례 연속 동결 결정을 내렸다.
예치금리는 2.0%, 레피금리(Refi·RMO)는 2.15%, 한계대출금리 2.4%를 유지했다.
ECB 금리는 지난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2023년 9월의 4.0%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오늘 금리 결정이 만장일치로 내려졌다"고 말했다.
ECB는 유로존의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4%, 내년은 1.2%, 2027년은 1.4%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9월에는 올해 1.2%, 내년 1.0%, 2027년은 1.3%로 전망했다. 2028년은 1.4%를 유지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3분기 소비와 투자 증가에 힘입어 경제가 0.3% 성장했다"며 "서비스 부문, 특히 정보통신 부문이 주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서비스 주도형 성장 패턴은 단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노동 분야의 기초도 튼튼하다고 했다. 10월 실업률은 6.4%로 역대 최저치에 근접했으며 3분기 고용은 0.2% 증가했다고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ECB 직원들은 향후 몇 년 동안 내수 수요가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실질소득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저축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점차 하락하며 소비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ECB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인플레이션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라가르드 총재는 "연간 물가상승률이 지난 봄 이후 좁은 범위 내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11월에도 2.1%를 유지했다"면서 "근원 인플레이션도 2.4%로 안정세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유로존 수출 수요가 감소하고 과잉 생산 국가들이 유로존으로의 수출을 늘릴 경우 인플레이션은 낮아질 수 있다"면서 "유로화 강세는 예상보다 물가상승률을 더욱 낮출 수 있다"고 했다.
반대로 글로벌 공급망이 더욱 파편화되어 수입 가격이 상승하고 핵심 원자재 공급이 줄어들며 유로존 경제의 생산 능력 제약이 가중될 경우 인플레이션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디지털 유로화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지금은 디지털 유로에 중요한 시기"라면서 "ECB의 목표는 디지털 시대에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통화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했다.
ihjang6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