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美 제련소 설립은 고려아연 '퀀텀점프' 기회"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 정책에 따른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국 내 제련소 건설'이라는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경영상 필요에 따라, 법령과 정관상 적법한 방식으로 이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을 여전히 적대적 인수·합병(M&A)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탓에 이번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의 가치를 폄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경제안보와 글로벌 공급망 구축 뿐 아니라 기업의 미래 성장 발전이라는 합리적 시선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평가하거나 살펴보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비판만 확산시키며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모습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 뿐 아니라 세계 대부분 국가들이 경제 안보 차원에서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과제를 성공시키기 위한 밸류체인 구축과 국가간, 기업간 파트너를 찾기도 분주하다. 공급망 구축이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의 산업적 명운이 달려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고려아연은 "이런 상황에서 고려아연이 이런 호기를 잡지 못하고 글로벌 경쟁자들에게 기회가 넘어간다면 미국 시장 확보라는 엄청난 기회를 실기하게 되는 셈"이라며 "이런 점을 고려해 고려아연은 위기를 피하는 동시에 기회를 잡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온산제련소에서 미처 공급할 수 없는 생산량을 미국 제련소에서 생산, 공급함으로써 고려아연의 전세계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는 큰 성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고려아연의 설명이다.
현재 미국 정부와 기업은 전기차와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전력 인프라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에 해당 산업의 필수 소재인 아연과 연, 구리, 은, 핵심광물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 함께 건설하는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는 이러한 수요의 상당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핵심광물 시장의 구조적 성장과 함께 생산량·판매량 증가로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는 안정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미국 정부가 고려아연에 출자함으로써 주주로 사실상 함께 제련소를 짓기 때문에 신속한 제련소 건설이 가능할 뿐 아니라 향후 정책·규제 환경이 변하더라도 원활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려아연의 기업가치와 전체 주주가치는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의 전통 제련기업에서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퀀텀점프를 하게 돼 새로운 사업 기회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실제 앞서 미국 정부의 투자를 받은 다른 핵심광물 기업들도 기업가치가 크게 향상됐다.
지난 7월 미국 정부가 지분 15%를 인수한 희토류 기업 MP머티리얼즈의 기업가치는 56억 달러(한화 약 8조2600억원)에서 100억 달러 수준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 10월 미국 정부 투자를 받은 리튬아메리카의 기업가치도 약 50% 성장했다.
이번 사업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 중 하나는 미국 정부와 재무적 투자자들이 전체 자금의 90% 이상을 투자해 추진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고려아연의 재무안정성이 개선되는 동시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제련소 건설의 부담도 덜게 됐다는 게 고려아연의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9월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시도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저지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썼다. 이에 부채비율이 증가하고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하지만 이번 미국 정부의 출자로 대규모 자본 확충이 이뤄져 재무안정성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29년 이후 제련소가 본격 가동한 이후에는 더욱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아연 단독 재원만으로는 부담이 큰 이번 프로젝트에서 외부 자금이 적극적으로 조달되면서 차입 비중이 크게 줄고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프로젝트와 투자 협력은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 측의 지속적이고도 공고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필요했던 구조"라며 "미국 현지 핵심광물 공급을 확보하려는 미국과 해당 사업을 확대하려는 고려아연에 각각 안정성을 확보해줄 최적의 선택지였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이번에 설립한 해외 합작법인(J)은 고려아연의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독립적으로 행사한다. JV 내부 의사결정 역시 미국 전쟁부(국방부) 등 외부 전략투자자가 주도한다. 고려아연이 JV의 10% 미만 지분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국가 경제 안보와 글로벌 공급망 구축 뿐 아니라 기업의 미래 성장 발전이라는 합리적 판단을 외면한 채,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만 집착한 나머지 근시안적이면서 비판을 위한 비판에 몰두하는 MBK와 영풍 측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MBK·영풍 측은 지금까지처럼 온갖 짜깁기와 왜곡을 통한 여론 호도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사회 당일과는 별도로 이틀에 걸쳐 4시간 이상씩 안건 설명회와 질의응답 등을 진행했으며, 이 자리에는 MBK·영풍이 공동 추천한 사외이사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사회 당일에도 7시간 동안 외국인 이사를 포함해 이사 전원이 참석하고 공증인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투자 관련 전체적인 필요성과 수익 전망 등 사업성 및 관련 계약서의 주요조건과 미국, 한국 법률검토 등 방대한 데이터와 상세한 내용으로 구성된 약 80페이지 분량 의안설명 자료가 보고됐으며, 이사 전원이 질의응답과 찬반토론을 거쳐 승인이 이뤄졌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그럼에도 MBK·영풍 측 사외이사들은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보다는 오로지 미국정부가 회사의 새로운 주주로 참여하여 불과 10% 주주가 되는 것을 들어 '아연 주권'을 운운한다"며 "미국 제련소 건립을 통한 미국 시장 접근, 이를 위한 미국 정부 등과의 전략적 제휴의 필요성, 미국 제련소를 통한 미국시장 점유와 매출 및 수익 제고를 통한 기업가치와 총주주를 위한 주주가치 제고 전망에 대해 오로지 트집으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신주발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MBK·영풍 측은 압도적 1대 주주의 지위에 변동이 없음에도 MBK·영풍은 오로지 적대적 M&A와 경영권 탈취에만 몰두해 회사와 전체 주주를 위한 획기적 사업기회를 방해하고 저지하는 반기업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를 무산시키기 위해 가처분 제기 등 온갖 방해를 하고 이사회 당일에도 반대 의사를 피력해놓고, 밖으로는 '미국 제련소 건설 사업에 반대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는 황당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기업의 성장과 발전, 기업 및 주주가치 개선을 발목 잡으려는 MBK·영풍 측의 '반대를 위한 반대'를 넘어, 고려아연 전 임직원은 회사의 미래 성장과 발전을 통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kim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