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뉴스핌] 박성준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한미 연합훈련을 둘러싼 정부 내 이견을 드러내며 훈련의 조정 필요성을 재차 제기했다. 또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편 필요성도 거듭 언급했다.
정 장관은 지난 10일 경기도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은 한반도 평화 달성을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훈련 중단 또는 축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1990년대 팀스피릿 훈련 중단과 2018년 연합훈련 연기를 예로 들며 "1992년과 1994년 팀스피릿 훈련 중지는 북핵 협상 진전에 중요한 역할을 미쳤고 2018년 한·미 연합훈련 연기는 한반도의 봄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예정됐는데, 지금부터 4개월은 평화로 나아가느냐 현 상태에 머무르느냐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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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10일 경기 고양시 소노캄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제공] 2025.12.11 parksj@newspim.com |
특히 정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거론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훈련 조정 문제가 결과가 되거나 지렛대가 될 수도 있다'고 한 말이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 내에서 한미연합훈련 조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한미연합훈련 조정을) 북미 대화 카드로 직접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데 대한 사실상 반박한 것이다.
아울러 정 장관은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인권 문제를 강력히 제기해서 대북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라고 지적했다.
정 장관이 말한 '일각의 주장'은 최근 케빈 김 주한 미국 대사대리가 정 장관과의 면담 과정에서 대북 협상력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언급한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정 장관은 발언 주체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미측이 외교 채널을 통해 전달한 대북 정책 방향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견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내 자주파와 동맹파 간 이견이 노출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방법론이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국방부와 외교부, 통일부의 관점과 시각이 다 다른데 그것을 통합하고 조율해 나가는 과정에서 미흡함이 있다면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각자 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NSC 구조 개편 필요성도 재차 제기했다. 그는 "현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구조가 이상하다는 문제는 대통령도 인식하고 있다"고 밝히며 국가안보실과 간극을 드러냈다.
NSC는 외교·안보 최고위 회의체로, 위성락 실장이 상임위원장을 맡아 국정원장과 외교·통일·국방부 장관, 안보실 1·2·3차장이 참석한다. 통일부는 이 회의에서 한미연합훈련의 축소·조정·연기 방안을 제안했으나 국방부와 안보실이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박근혜 정부 때 NSC 구조를 이상하게 손질해서 장관급과 차관급을 같은 상임위원으로 만든 건 법 체계상 아주 예외적인 것이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보실 차장 3명이 장관·국정원장과 동등하게 상임위원으로 참여하는 현 체계가 적절치 않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위성락 실장은 지난 7일 "지금의 운영 체계는 김대중 정부 이래 운영된 제도와 관행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며 반박한 바 있다.
parksj@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