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유럽 정상과 논의 후 "영토 양보 불가" 배수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양보를 거듭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무엇을 가져오는지에 따라 결정하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는 오랫동안 선거를 치르지 않았다"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통성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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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같은 날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와 가진 전화 회의 이후에 나왔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통화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주도의 평화 협상 진행 상황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공개된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인터뷰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현실을 직시하고 양보를 시작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젤렌스키는) 뭔가를 받아들이기 시작해야 한다. 패배하고 있을 때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며 협상 타결을 위한 양보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에 대해서도 "나약하고 무능하다"고 비난하며, 러시아가 평화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8일 영국 런던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영토를 양도하는 문제에 대해 아직 어떠한 합의도 없다"라며 "우크라이나는 어떤 땅도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유럽 측 국가안보보좌관들이 새로운 제안 초안을 마련했으며, 이를 미국 측에 제시할 준비가 됐다고 밝히면서 "미국과 함께 잠재적 조치들을 가능한 한 신속히 실행에 옮기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측이 제시한 휴전·종전 구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요구해 온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언론에 유출된 미국의 28개 항 평화안 초안은 러시아가 완전히 점령하지 못한 돈바스 지역 등 양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차단, 러시아의 영토 점령을 사실상 인정, 우크라이나군 배치 제한 등 러시아의 핵심 요구를 사실상 그대로 반영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