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공 침범은 없었지만, 동·남해 전역 압박 비행에 전투기 투입
2019년 독도 영공 침범 이후 중·러 KADIZ 진입 '정례화' 우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9일 오전 러시아 군용기 7대와 중국 군용기 2대가 동해·남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우리 공군은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대응했으며, 실제 영공 침범은 발생하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오전 10시경 중·러 군용기 9대가 동해와 남해 상공의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해 일정 시간 체공·비행한 뒤 구역 밖으로 이탈했다"며 "영공침범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이들 항적을 KADIZ 진입 이전부터 포착하고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감시·차단 기동 등 전술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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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 24일 중러 양국이 합동 비행훈련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중국 훙(H)-6K 폭격기, 러시아 Tu-95MS 전략폭격기, 중국 젠(J)-16 전투기 등이 나란히 비행하는 모습.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
중·러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이미 연 1~2회씩 반복되는 '정례 압박' 양상으로, 우리 군은 사전 탐지와 전투기 출격을 묶은 표준 대응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기는 연평균 수십 차례, 러시아기는 연 10회 안팎으로 KADIZ에 들어오며 동해·남해를 잇는 연합 비행을 통해 한·미·일 안보협력 축을 견제하는 전략적 메시지를 보내왔다.
2019년 7월에는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인근 영공을 실제 침범해 우리 전투기가 경고 사격을 실시하는 초유의 상황까지 벌어졌고, 이후 중·러는 연합훈련을 명분으로 KADIZ 동시 진입을 꾸준히 이어왔다. 2023년 6월에는 중·러 군용기 8대가 동해·남해 KADIZ에 2시간 가까이 머물렀고, 2024년 11월에는 11대가 같은 구역에 진입해 우리 공군이 또다시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등 이번 상황과 유사한 긴장 국면이 거듭됐다.
이번에도 영공 침범으로 비화하지는 않았지만, 동해와 남해를 동시에 압박하는 중·러의 연합 비행 패턴이 계속 누적될 경우 우리 방공망의 상시 부담과 군사적 긴장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전과 미·중 전략경쟁, 북·러 군사협력 등 격화된 국제 정세 속에 한반도 인근을 전략 비행 루트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고 했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