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12일 iM증권은 내년 글로벌 주식시장이 AI 투자 과열과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 약화)이라는 두 가지 변곡점을 동시에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이웅찬 iM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원은 "미국 경제는 AI 관련 산업과 비(非)AI 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AI 투자가 설비부담과 수익화 공백 사이에서 자산 과열과 급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산업정책과 관세 부과로 경기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다"며 "장기간 지속된 투자 호황의 부작용으로 물가 상승과 장기금리 상승이 나타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약화되면 정책 수혜주 모멘텀도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 투자가 초기에는 빅테크의 잉여현금흐름에서 시작됐으나, 이제는 사모대출과 회사채를 통한 조달이 주된 형태로 바뀌며 금융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OpenAI를 비롯한 일부 AI 기업들은 수익화 이전 단계에서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
| [게티이미지뱅크] |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증시는 미국 S&P500이 14%, 미국 외 국가가 26% 상승하며 전반적인 강세를 보였으나, 이달 들어 AI 과열 논란이 불거지며 관련 종목 중심으로 조정이 이어졌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반도체 기업과 AI 인프라 기업이 급등하는 반면, 인터넷 플랫폼과 소비재·헬스케어 등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 연구원은 "AI 버블 논란에도 불구하고 AI 기술력은 생산성 혁명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투자 부담으로 재무 여력이 약화된 기업은 금리 인하 중단 논란이 나타나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주식시장과 관련해 iM증권은 "올해 코스피는 72% 급등하며 사상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내년에도 반도체 업황이 증시를 좌우할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호황이 장기화되며 밸류에이션 확장 여지가 존재하지만, 밸류에이션 로직이 바뀌는 시점이 통상 시장의 고점이 되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부가 제시한 코스피 5000포인트 목표는 사실상 1년차에 달성됐다"며 "2년차에는 150조원 규모의 AI 펀드 집행이 본격화되며 정책 중심축이 지수 부양에서 AI 인프라 투자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M증권은 오는 2026년 코스피 밴드를 기준(Base) 시나리오로 3500~4500포인트, 낙관(Bull) 시나리오로는 반도체 호황 확대 시 5000포인트 도달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외에도 정부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소프트웨어 및 피지컬 AI, 구조조정을 마친 소재·중소형 배당주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