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위증죄 고발 안건 의결…김현지 증인 채택은 무산
엄희준·문지석 국감 동시 출석해 사건 처리 두고 '이견'
[서울=뉴스핌] 김현구 배정원 기자 = 서울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 중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난타전이 펼쳐졌다.
여야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고발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에 대한 증인 채택을 놓고 격돌했고, 이후 '쿠팡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술자리 회유 의혹' 등에 대한 공방도 펼쳐졌다.
법사위는 23일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 등 수도권 고·지검에 대한 국감을 열었다. 본격적인 국감에 앞서 법사위에는 임 전 사단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내용의 안건이 올라왔다.
임 전 사단장이 지난 17일 군사법원에 대한 국감에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배우 박성웅 씨를 알지도 못하고 만난 적도 없다는 취지로 말하고, 최근 '하나님의 기적'으로 갑자기 휴대전화 비밀번호가 생각났다며 과거 국회 청문회 등에서 증언하는 등 위증했다는 이유에서다.
임 전 사단장 고발 건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됐다. 아울러 민주당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이완규 전 법제처장도 위증 고발 대상에 포함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범여권의 반대로 해당 안건은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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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23 pangbin@newspim.com |
◆ '쿠팡 사건' 두고 엄희준·문지석 격돌…문 "말장난하고 있다"
이날 법사위에는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과정에서 윗선의 외압을 주장한 문지석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와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현 광주고검 검사)이 동시에 출석했다.
증인으로 나온 문 부장검사는 "지난 3월 7일 엄 검사가 저에게 9분여간 폭언하면서 대검찰청 감찰을 지시하고 사건을 재배당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검에서 5월 8일 감찰 조사를 받고 당시 조서 말미에 자필로 '총장님, 너무 억울합니다. 너무 억울해서 피를 토하고 죽고 싶은 생각입니다. 누가 잘못했는지 낱낱이 밝혀달라'고 적었는데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며 "대검도 바빴겠지만, 조직에 대해 이의제기하는 것에 서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앞서 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지난 1월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해 퇴직금을 체불했다고 보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해당 사건을 무혐의·불기소 처분했다.
이와 관련해 문 부장검사는 지난 15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 출석해 눈물을 흘리며 당시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라는 외압을 받았다고 증언했고,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엄 검사는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문 부장검사의 악의적인 허위 주장은 무고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이후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엄 검사에게 "주임검사에게 무혐의나 가이드라인을 줬는가"라고 물었고 엄 검사는 "그런 사실 없다"며 "요즘 뭐가 어렵냐고 하니까 서너 개 사건을 이야기했고, 쿠팡은 어렵다고 해서 '주임검사 의견이 그렇다면 신속히 처리하자'고 했다"고 답했다.
이에 문 부장검사는 "엄 검사가 저번에 위증 혐의 걸렸다 생각이 들고, 그 혐의를 모면하기 위해 속된 말로 말장난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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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하고 있다. 2025.10.23 pangbin@newspim.com |
◆ 이화영·박상용 '술자리 회유 의혹에…"술 마셨다" vs "없다고 수차례 말씀"
아울러 이날 법사위에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술자리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의 공방이 재차 펼쳐졌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부지사에게 "당시에 술을 먹었던 사실이 있는가"라고 물었고 이에 이 전 부지사는 "있다. 박상용 검사실 1313호 영상 녹화실에서 술을 마셨다"고 답했다.
이어 "술은 어떻게 보급됐는가"란 질의에 이 전 부지사는 "제 기억으로는 쌍방울 직원이었던 박모 씨라는 사람이 술을 페트병 같은 것에 해서 가져왔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당시 담당 검사였던 박상용 검사도 술을 같이 마셨느냐"고 묻자 이 전 부지사는 "그거는 제가 확인할 수 없다"며 "술이 담겨온 병이 페트병인지에 대해선 정확한 기억이 없다. 소주병째로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후 김 의원은 박 교수에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구치소 접견 내용 중 '페트병에 술을 담아서 가져와라. 검사하고도 이야기가 된 것'이라는 녹취록 보도가 있었다. 담당 검사로서 술을 마셔도 좋다든가, 김 전 회장이 그렇게 말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허락한 사실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교수는 "언론 보도 내용을 제가 처음 듣고 여러모로 확인해 보니 가짜뉴스라고 생각된다"고 답했다. 또 그는 "본인 검사실에서 술을 먹은 사실은 있는가"라는 질의에도 "없다고 수차례 말씀드렸다"고 반박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