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간 구글·퀄컴과 안드로이드 XR 공동개발
4K 마이크로OLED·멀티모달 AI, XR 경쟁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과 확장현실(XR)을 결합한 차세대 디바이스 '갤럭시 XR(Galaxy XR)'을 전격 공개하며 '모바일 이후 시대'의 첫 포문을 열었다. 구글·퀄컴과의 공동개발을 통해 완성한 안드로이드 XR 기반 신제품으로, 음성·시선·손짓 등 인간의 모든 감각을 인터페이스로 확장한 점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AI와 XR의 융합 생태계를 선도하고, 애플과 메타가 주도해 온 XR 시장의 패러다임을 뒤흔들 승부수를 던졌다.
삼성전자는 22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헤드셋 형태의 모바일 기기 '갤럭시 XR'을 공개·출시했다.
갤럭시 XR은 4K 마이크로OLED 디스플레이를 양안에 적용해 총 2900만 화소의 초고해상도를 구현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XR2+ Gen2 칩셋과 16GB 메모리, 256GB 저장공간을 탑재했으며, 눈·손·음성 인식을 통한 자연스러운 제어가 특징이다. 사용자는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와 대화하며 영상·지도·검색 등 콘텐츠를 탐색할 수 있고, 현실과 가상이 겹쳐지는 몰입형 경험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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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XR'의 모습. 2025.10.22 kji01@newspim.com |
◆ 안드로이드 XR 기반 첫 기기…삼성·구글·퀄컴 '3자 동맹' 본격화
이번 갤럭시 XR은 삼성전자가 4년 전부터 구글, 퀄컴과 함께 추진해 온 차세대 플랫폼 협력의 결과물이다. 삼성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 설계하고, 구글은 운영체제(OS)와 생태계 확장을 맡았으며, 퀄컴은 XR 전용 칩셋으로 고성능 연산을 지원했다.
김정현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소프트웨어개발그룹장(부사장)은 "XR은 혼자 만들 수 없는 산업"이라며 "구글과 함께 플랫폼·사용자경험(UX)·소비자경험까지 모두 기획 단계에서부터 함께 설계했다"고 말했다.
김기환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 역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광학·디스플레이·UX 전반에서 긴밀히 협업했다"며 "안드로이드 XR은 그 자체로 업계 전례 없는 협업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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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XR'의 모습. 2025.10.22 kji01@newspim.com |
◆ 멀티모달 AI로 구현한 '시선·손짓·음성' 인터페이스
갤럭시 XR의 핵심은 멀티모달 AI다.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음성, 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이해해 맥락에 맞는 반응을 생성한다. 사용자는 제미나이에게 음성으로 명령하고, 시선을 이동하거나 손가락을 맞대는 제스처로 콘텐츠를 실행할 수 있다.
이승민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뉴욕 맨해튼 거리로 이동해 주변 피자 맛집을 바로 검색하고, 내부 분위기까지 살펴볼 수 있다"며 "XR은 세상을 바라보는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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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사용자가 '갤럭시 XR'을 착용한 모습. 2025.10.22 kji01@newspim.com |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소비자 경험뿐 아니라 기업간거래(B2B) 분야로의 확장도 추진한다. 삼성중공업과는 '갤럭시 XR'을 활용한 가상 조선 훈련 솔루션을 개발 중이며, 엔지니어가 가상 공간에서 선박 엔진 검사를 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의료 분야에서도
◆ "XR은 시작점"…스마트글라스로 확장 예고
삼성전자는 갤럭시 XR을 '미래 디바이스 진화의 출발점'으로 정의했다. 임성택 한국총괄 부사장은 "성과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올해보다 내년 시장이 두 배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정환 부사장은 "XR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멀티모달 AI를 기반으로 스마트글라스 등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젠틀몬스터·와비파커 등 패션 브랜드와 협업해 라이프스타일형 글라스 제품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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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오른쪽 두번째부터) 저스틴 페인 구글 XR 제품관리 총괄, 김정현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 김정환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이 질의응답에 임하고 있다. 2025.10.22 kji01@newspim.com |
애플이 '비전 프로(Vision Pro)'로, 메타가 '퀘스트 시리즈'로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참전은 XR 경쟁 구도를 완전히 재편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구글·퀄컴과의 연합을 기반으로 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이 공개되면서, 폐쇄형 생태계인 애플과 개방형 생태계를 표방한 삼성 간의 대결 구도가 본격화됐다.
갤럭시 XR은 무게 545g(이마 쿠션 포함), 일반 사용 시 2시간, 영상 재생 시 2.5시간까지 구동 가능하다. 가격은 269만 원으로, 삼성닷컴 및 전국 7개 삼성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다. 구매 고객에게는 '제미나이 프로', 유튜브 프리미엄, 쿠팡플레이 스포츠패스 등 10종의 구독 혜택이 제공된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