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아시멘트·한일시멘트, 3분기 매출 악화 예상
특수 콘크리트 업체 간 차별점 미미...실적 개선 '글쎄'
고부가가치·현장 수요 증가...업계 간 경쟁은 심화할 듯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시멘트·레미콘업계가 실적 부진과 레미콘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특수 콘크리트를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실적 반등은 요원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품질, 판로 확보 등 대부분 측면에서 뚜렷한 강점을 지닌 업체가 없는 탓에 뚜렷한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 "특수 콘크리트 효과 미미"...시멘트·레미콘 업계 3분기 전망 '먹구름'
22일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레미콘업계가 자체 특수 콘크리트를 출시에도 실적 반등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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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3분기 시멘트·레미콘업계의 영업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 시장은 아세아시멘트가 3분기에 23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2460억원) 대비 2.84%(70억원) 줄어든 수치다. 동기간 한일시멘트도 매출이 3894억원에서 3651억원으로 6.24%(243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업계 내에서 뚜렷한 강점을 지닌 업체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각 회사가 자체 개발한 제품을 내놓고는 있지만, 결국 엇비슷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 후 3시간 이상 작업성을 유지했다고 하거나, 5시간까지 유지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고 얘기는 하지만 정작 업체 간 뚜렷한 차이점이 없다"며 "더구나 판로 확보 측면에서도 선두 기업과 후발 주자의 격차가 크지 않아 특수 콘크리트로 재미를 보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올해까지 시멘트·레미콘업계 내 악재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영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은 출하량 급감, 원화약세, 산업용 전기료 상승 등 중요 실적 변수가 모두 시멘트사에게 비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상반기 시멘트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7% 감소했다"며 "하반기에는 감소세가 꽤 완화될 전망이지만 절대 물량 수준은 예년 대비 많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 그래도 살길은 특수 콘크리트...업계 내 기술 경쟁 '점입가경'
특수 콘크리트 개발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업계에서는 자체 개발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고, 관련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어서 일반 콘크리트 대비 상품성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특수 콘크리트 개발의 선두 기업인 삼표산업은 지난해부터 현대건설과 함께 지연형 콘크리트 '블루콘 킵 슬럼프'를 개발, 공사 현장에 적용 중이다. 해당 제품은 일반 레미콘 대비 시공 가능 시간을 최대 3시간까지 늘린 것이 특징이다.
최근 한일시멘트와 한일산업도 생산 후 3시간 이상 작업성을 유지할 수 있는 '초유지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해당 제품에는 한일시멘트의 시멘트 소재 기술과 한일산업의 혼화제 배합 기술이 활용됐다.
이처럼 시멘트·레미콘업계가 특수 콘크리트 생산에 열을 올리는 것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올해 수도권 레미콘 단가는 ㎥당 9만3700원에서 9만1400원으로, 전년 대비 2300원(2.45%)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단가가 떨어지면서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며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 콘크리트 생산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중 콘크리트 시공 기준이 개정되면서 특수 콘크리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이다. 현행 서중 콘크리트 시공 기준은 지연형 감수제(KS F 2560) 등을 사용하더라도 반드시 '1시간30분' 이내 타설을 완료하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서중 콘크리트 품질에 변동이 없고, 책임기술자 승인을 받으면 90분 제한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완화된다. 해당 개정안은 연내 행정예고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콘크리트의 타설 가능 시간이 완화하면서 더 오랜 시간 운반 및 타설을 할 수 있는 특수 콘크리트에 대한 건설 현장의 수요가 늘어났다"며 "특수 콘크리트 시장에서의 업계 경쟁도 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