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부터 가을야구의 무대를 밟고 있는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월드시리즈(WS) 무대까지 오를 수 있을까.
다저스는 20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월드시리즈 대비 훈련에 나선 선수단의 모습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주전 선수들과 함께 김혜성이 내야 펑고 훈련을 소화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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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월드시리즈 대비 수비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LA 다저스 SNS] 2025.10.21 wcn05002@newspim.com |
다저스는 앞서 18일(한국시간)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에서 밀워키를 5-1로 제압하며 시리즈 4연승, WS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오타니는 투타 겸업으로 6이닝 무실점 10삼진 완벽투에 3홈런까지 몰아치며 원맨쇼를 펼쳤고, 다저스는 단 한 경기의 패배도 없이 WS에 진출했다. 다저스는 토론토와 시애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7차전 승리팀과 WS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김혜성의 올 시즌은 '도전'과 '생존'의 연속이었다. 지난 2월 다저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입성했지만,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부진으로 인해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는 아픔을 겪었다. 트리플A에서도 2할 8푼대의 평범한 타율을 기록하며 확실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계 내야수 토미 에드먼의 부상 공백이 김혜성에게 기회를 열었다.
5월 초 메이저리그에 콜업된 김혜성은 대체 자원 신분에도 매 타석, 매 경기마다 성실한 플레이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시즌 최종 성적은 71경기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1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99. 대주자와 내야 백업, 유틸리티로서 충분한 활용 가치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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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LA 다저스의 김혜성이 밀워키로 향하는 전용기 탑승 전 웃고 있다. [사진 = LA 다저스 SNS] 2025.10.14 wcn05002@newspim.com |
특히 지난 10일 NL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에서는 끝내기 득점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남겼다. 연장 11회 대주자로 교체 투입된 김혜성은 팀이 1-1로 맞선 상황에서 투수의 홈 송구 실책을 틈타 홈 베이스를 파고들며 결승점을 올렸다. 김혜성의 득점으로 다저스는 NLCS 진출을 확정했고,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가을야구 명장면이 추가됐다.
현지 언론도 김혜성의 WS 로스터 합류 가능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김혜성은 수비와 주루, 좌타 자원으로서 벤치 유틸리티 요원으로 WS 로스터에 포함될 수 있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반면 구단 전문매체 '다저블루'는 "경험 많은 유틸리티 자원이 이미 다수 포진해 있고, 투수진 보강 필요성 때문에 김혜성이 제외될 수도 있다"라며 신중한 전망을 내놓았다. 다저블루는 또한 "부상으로 NLCS 명단에서 빠졌던 테너 스캇의 복귀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MLB 규정상 포스트시즌 도중 부상으로 로스터에서 빠지면 바로 다음 라운드 출전이 불가능하지만, 월드시리즈에는 다시 포함될 수 있다. 스캇은 약 한 달 동안 실전 감각을 잃은 상태로, 그의 복귀 여부가 김혜성의 운명을 좌우할 전망이다.
만약 김혜성이 이번 월드시리즈 로스터에 포함돼 우승 반지를 손에 넣는다면, 이는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김병현 이후 21년 만에 WS 우승 반지를 낀 두 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