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버스·2027년 지하철 단말기 교체
2028년 마을버스…EMV 교체 예산 500억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의 대중교통 이용 불편 해소를 위해 EMV규격의 '오픈루프 기반 교통결제 시스템' 도입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시스템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은 교통카드를 별도로 구매하거나 충전하지 않고도 자신의 해외 신용카드로 서울의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2024년 1636만 명, 올해는 2000만 명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은 여전히 교통카드를 현금으로 구입·충전해야 하며, 해외 신용카드를 통한 결제가 불가능해 불편을 호소해왔다.
이에 서울시는 '관광도시 서울의 매력을 높이려면 교통 접근성부터 국제표준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오픈루프 결제방식 도입을 위해 지난 2023년부터 교통운송기관, 해외카드사, 정부부처 등과 협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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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신형 교통카드 발매기와 아이폰 신용카드 충전 화면 [사진=서울시] |
오픈루프 결제방식으로의 전환은 기존 PayOn 단말기 조기 교체에 따른 예산 부담과 시민 불편 우려로 인해, 단기적 불편 해소와 중장기 인프라 혁신을 병행하는 단계적 전략이 요구된다. 현재 국내규격 단말기를 EMV 인증 단말기로 교체하기 위해 수도권 기준 최소 500억 원 이상의 예산 소요가 예상되며, 새로운 정산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올해 말까지 지하철 신형 교통카드 발매기를 통해 해외 신용카드로 교통카드 구매·충전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9일6일부터 서울지하철 1~8호선 주요 역사 25개에서 신형 키오스크를 이용할 수 있게 됐으며, 현재 국내 신용카드로 1회권, 정기권, 기후동행카드 충전이 가능하다.
또 아이폰 사용자들을 위해 티머니 애플페이에서 해외카드로 충전할 수 있도록 연내 추진한다. 이를 통해 외국인은 별도의 환전 없이도 카드 한 장으로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안드로이드폰에서는 티머니의 코리아투어카드 앱을 통해 해외카드로 충전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교통결제시스템을 2025년부터 2030년까지 EMV규격의 '오픈루프 결제 시스템'으로 단계적 전환할 계획이다. 첫 단계로는 2026년까지 버스 단말기 EMV 인증 모듈 설치·결제 서버 구축이 이뤄지며, 2027년에는 지하철(1~8호선) 단말기를 교체한다. 2028년부터 2030년까지는 마을버스·민자철도 등에 확대될 계획이다.
오픈루프 결제 시스템은 기존 폐쇄형 교통카드 체계와는 달리, 글로벌 결제망(EMV 컨택리스) 기반으로 다수 기관의 협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시는 여러 해외 신용카드 매입사·브랜드사와 협의해 운송사업자 부담을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시는 수도권 통합환승제에 참여 중인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산하 운송기관들과 협의를 추진하며, 각 기관의 단말기 교체주기와 정산시스템 구조를 고려한 공동 표준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여장권 교통실장은 "서울은 이제 세계인이 찾는 관광도시인 만큼, 교통결제 환경 또한 국제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단계적 오픈루프 전환을 통해 외국인 교통편의를 높이고, 스마트 서울의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