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에레디아-최정-한유섬의 베테랑 타선 붕괴로 준PO 탈락
한화 중심 타선, 정규 시즌 활약에도 가을야구 경험 부족이 변수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SSG는 베테랑 타자들이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 내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결국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한화의 클린업 트리오는 SSG와 다른 상황을 연출할 수 있을까.
SSG는 지난 14일 대구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삼성에 2-5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탈락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 끝에 3위를 지켜냈던 SSG였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한 번도 공격의 흐름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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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클린업 트리오(위부터 문현빈, 노시환, 채은성). [사진 = 한화] |
4경기 동안 SSG의 팀 득점은 11점, 경기당 평균 2.75점에 불과했다. 특히 팀 공격의 중심을 맡았던 기예르모 에레디아(2번), 최정(3번), 한유섬(4번)으로 이어지는 베테랑 타선이 완전히 침묵했다.
에레디아는 정규 시즌 9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9(375타수 127안타) 13홈런 54타점을 기록했다. 최정과 한유섬은 각각 23홈런 63타점, 15홈런 71타점을 쏘아 올려 팀의 공격을 책임졌다.
하지만 에레디아, 최정, 한유섬은 준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동안 타율 0.179(39타수 7안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마지막 4차전에서는 에레디아 4타수 1안타, 최정 3타수 무안타 1사구, 한유섬 3타수 무안타 1사구를 기록했다. 결국 베테랑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자 SSG는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 없었고, 고명준의 홈런에만 기대야 했다.
14일 4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0-2로 뒤진 8회초, 박성한의 2타점 2루타로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린 SSG는 무사 3루에서 에레디아-최정-한유섬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에 절호의 찬스를 맞았다. 그러나 삼성은 신인 좌완 배찬승을 과감히 투입했고, 에레디아와 한유섬은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최정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지만, 후속타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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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빈. [사진=한화] |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 후 "8회 역전을 했다면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라며 "타격 사이클이 정규 시즌 후반 들어 떨어진 것이 결국 승부를 갈랐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제 관심은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상대할 한화의 중심 타선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화는 이번 시즌 젊은 타자들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팀 공격력을 이끌었다.
3번 타자 문현빈은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지난 시즌 289타석에 머물렀던 그는 올해 141경기에 출전해 528타수 169안타, 타율 0.320, 12홈런 80타점, 71득점을 기록했다. 한화 타선에서 유일한 3할 타자이자 리그 전체 타율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시즌 내내 슬럼프 없이 꾸준한 타격감을 유지하며 '3번 타자'의 자리를 완전히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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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노시환(한화)이 지난 4월 20일 NC와의 경기에서 4회 홈런을 기록한 뒤 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2025.04.20 photo@newspim.com |
4번 타자 노시환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전반기 타율 0.233(331타수 77안타) 17홈런 5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3으로 부진했던 그는 후반기 타율 0.303(211타수 64안타) 15홈런 42타점 OPS 0.994로 완벽하게 살아났다. 특히 9월에는 4할에 육박하는 타율로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줬다. 결국 이번 시즌 31홈런 101타점으로 4번 타자 역할을 제대로 소화한 그는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우며 홈런·타점 부문 모두 4위에 올랐다.
5번 타자 채은성은 팀의 주장으로서 베테랑다운 역할을 했다. LG에서 한화로 이적한 뒤 맞은 세 번째 시즌, 채은성은 132경기 타율 0.288(480타수 138안타), 19홈런, 88타점으로 꾸준히 활약했다. 전반기 노시환이 부진했을 때 팀의 '클러치 히터'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고, 한화의 가을야구 진출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다만 한화 중심 타선에도 변수가 있다. 2023년에 데뷔한 문현빈과 2019년에 데뷔한 노시환은 모두 이번이 생애 첫 포스트시즌 무대다. 단기전의 압박감 속에서도 평소의 타격 리듬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노시환은 전반기 경기력이 좋지 않았을 당시 팀의 공격 흐름을 끊어먹는 병살타를 많이 기록했기에 이 또한 경계해야 할 점이다. 반면 채은성은 LG 시절 포스트시즌 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97타수 30안타) 4홈런 8타점을 기록한 경험이 있어 중심 타선의 정신적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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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주장 채은성. [사진 = 한화] |
한화는 정규 시즌 종료 후 긴 휴식기에 실전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연습 경기를 실시했다. 9일과 10일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을 상대로 각각 16-2, 9-0으로 승리했고, 12일과 14일 상무와의 평가전에서도 12-6, 14-4로 완승했다. 이 기간 채은성은 2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고, 문현빈과 노시환 역시 장타를 잇달아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유지 중이다.
정규 시즌 팀 컬러가 비슷했던 SSG의 실패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한화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이를 반면교사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SSG의 중심 타선이 침묵 속에 무너졌다면, 한화의 클린업 트리오는 그와는 다른 결말을 써낼 준비를 하고 있다.
wcn05002@newspim.com